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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추우십니까. 저희는 그저 옷깃을 더 여미면 되지만, 이 순간 칠흑같이 컴컴한 바다 속에서 구조를 기다리는 실종자들은 얼마나 춥고 외롭고 무서운 밤을 보내고 있겠습니까."

세월호 침몰사고 엿새째. 발견된 사망자가 87명까지 늘어났지만, 희망의 촛불은 꺼지지 않았다.

침몰사고 엿새째인 21일 오후, 사망자를 추모하고 실종자의 무사귀환을 기원하는 촛불들이 경기 의정부 ,남양주, 인천, 부산 등 전국에서 타올랐다. 특히 학생과 교사 등 340여명이 탑승해 약 262명이 사망 및 실종된 안산 지역에서는 6번째 촛불기도회가 열렸다.
 침몰사고 엿새째인 21일 오후, 사망자를 추모하고 실종자의 무사귀환을 기원하는 촛불들이 경기 의정부 ,남양주, 인천, 부산 등 전국에서 타올랐다. 특히 학생과 교사 등 340여명이 탑승해 약 262명이 사망 및 실종된 안산 지역에서는 6번째 촛불기도회가 열렸다.
ⓒ 유성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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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전남 진도 앞바다에서 침몰 사고가 발생한지 6일째인 21일 오후, 사망자를 추모하고 실종자의 무사귀환을 기원하는 촛불들이 경기 의정부·남양주·인천 등 전국에서 타올랐다. 특히 수학여행을 떠난 학생과 교사 등 340명이 탑승해 262명이 사망·실종된 안산 지역에서는 6번째 촛불기도회가 이어졌다.    

안산주민연대, 안산시의사회, 평등교육을 위한 안산학부모회 등 30여 개 시민단체가 모인 '세월호 침몰사고 문제해결을 위한 안산시민사회연대(아래 안산시민연대)'는 21일 오후 8시 안산 문화광장에서 기도회를 열어 "안산시민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고 밝혔다.  약 200명의 안산 시민이 함께한 기도회는 실종자들의 '무사귀환'을 바라던 예전과 달리, 희생자에 대한 묵념 등 추모의 시간이 포함됐다.

이들은 기도회에 앞서 오후 7시 반 '세월호 실종자 무사귀환을 위한 문제해결 촉구'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안산시민연대는 "생존자·실종자 가족은 물론 안산지역 전체가 재난상황에 처해있음에도, 부처 간에 실적쌓기와 산발적 단체활동 등으로 인해 혼란이 있었다"며 "앞으로는 재난극복을 위한 단일 체계로 안산시, 시민단체 등이 모두 모인 '범시민대책위원회(가칭)' 구성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희생자 위해 다 함께 묵념... "그래도 살아 돌아올거란 희망 버리지 않아"

"저희는 오늘 세월호 사고로 먼저 가신 희생자 분들에 대한 추모와, 아직까지 우리가 놓지 말아야 할 희망을 위해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함께 묵념하겠습니다."

이 날 사회를 본 이재홍 단원구 노인복지관 사회복지사는 "얼마 전까지 함께 자원봉사를 했던 아이들과 회사 동료의 자녀들이 지금 실종 상태로 있다"면서 "안산 시민이라면 누구도 제 3자가 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안산에서 11년간 근무해왔다는 그는 이어 "마음은 비록 침통하고 침울하지만 희망을 꺼트릴 수는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시민들은 양손을 모으고 촛불을 든 채로 희생자들을 위한 묵념과 함께 실종자들이 꼭 살아 돌아오기를 기도했다.

침몰사고 엿새째인 21일 오후, 사망자를 추모하고 실종자의 무사귀환을 기원하는 촛불이 안산 문화의 광장에서 타올랐다. 참가자들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다"고 말했다.
▲ "기다릴게...돌아와" 침몰사고 엿새째인 21일 오후, 사망자를 추모하고 실종자의 무사귀환을 기원하는 촛불이 안산 문화의 광장에서 타올랐다. 참가자들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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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를 넘겨받은 발언자들은 모두 가라앉은 목소리로 실종자에게 띄우는 편지를 낭독했다.

안산시 어머니를 대표해 나선 성화윤씨는 '어머니가 띄우는 편지'를 통해 "오늘 기도회는 '안녕하십니까'란 인사말을 하기에는 너무도 죄송스러운 자리"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도 제 귓가에는 '엄마 저 여기 있어요, 너무 추워요'라는 아이들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다"면서, "그러나 끝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않을 것이다, 무사히 돌아오길 믿고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세월호 참사로 동료 교사를 잃은 안산 성호중학교 정태연 과학교사도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그는 "저와 함께 연구모임에 계셨던 이아무개 선생님이 사고 때 아이들을 대피시키고 정작 본인은 실종되셨다"면서 "부모의 아픔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아이들을 먼저 떠나보낸 교사는 살아 있어도 죽은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어 "추위에 떠는 아이들에게 체온 나눠주며 세월호 안에서 계신거죠? 선생님은 인솔 교사시니까 아이들 손잡고 배에서 나오실 거죠, 저는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라며 울먹였다.

기도회는 쌀쌀한 날씨 탓에 약 30여 분간 짧게 진행됐다. 다섯 살 된 딸아이와 함께 기도회에 참석한 안산시 고잔동 주민 강효신(45)씨는 "초기 대응만 빨랐어도 좀 더 많은 사람을 살릴 수 있었을 텐데 너무 안타깝다"면서 "그래도 아직 살아있을거라 믿는다, 계속 기도하면서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실종자들의 무사귀환을 바라는 촛불기도회는 오는 25일까지 매일 8시 안산 문화의 광장에서 계속될 예정이다.

기도회가 진행된 광장 한 편에서는 참가자들이 세월호 실종자들에게 간절한 마음을 담아 쓴 편지를 붙이기도 했다. "학부모로서 미안하다", "단원고 언니 오빠, 꼭 살아서 돌아오세요" 등 다양한 내용들이 담긴 메시지가 붙었다.
▲ "오늘 과제: 꼭 웃으며 부모님 앞에 나타날 것" 기도회가 진행된 광장 한 편에서는 참가자들이 세월호 실종자들에게 간절한 마음을 담아 쓴 편지를 붙이기도 했다. "학부모로서 미안하다", "단원고 언니 오빠, 꼭 살아서 돌아오세요" 등 다양한 내용들이 담긴 메시지가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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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회가 진행된 광장 한 편에서는 참가자들이 세월호 실종자들에게 간절한 마음을 담아 쓴 편지를 붙이기도 했다. 여기에는 "학부모로서 미안하다", "단원고 언니 오빠, 꼭 살아서 돌아오세요" 등 다양한 내용들이 담겨 있었지만, 한 시민이 써붙인 메시지가 유독 보는 이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했다.

'오늘의 과제: 내일은 꼭 부모님 앞에 웃는 모습으로 나타날 것.'


태그:#세월호 침몰사고, #안산 단원고, #안산 촛불 기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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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플러스 에디터.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세심히 듣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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