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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체 : 18일 오후 9시 45분]

지난 16일 세월호 침몰 사고 당시 구조됐던 경기도 안산 단원고 교감 강아무개(52)씨가 18일 숨진 채 발견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경찰은 사망한 강씨의 지갑 안에서 편지지 2장 분량의 손으로 쓴 유서를 발견했다. 강씨의 유서에는 "부모님, 학교, 학생, 교육청, 학부모 모두 미안하다"며 "모든 책임을 지고 먼저 간다"는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혼자 살기에는 벅차다"... 단원고 교감 숨진 채 발견

"200명의 생사를 알 수 없는데 혼자 살기에는 힘에 벅차다. 나에게 모든 책임을 지워달라. 내가 수학여행을 추진했다. 내 몸뚱이를 불살라 침몰 지역에 뿌려 달라. 시신을 찾지 못하는 녀석들과 함께 저승에서도 선생을 할까..."

강씨는 교사 14명과 함께 2학년 학생 325명을 인솔하고 제주도로 수행여행을 가던 중 사고를 당했다. 강씨는 세월호 침몰 직후 헬기로 구조돼 인근 섬으로 옮겨졌다. 그러나 강씨는 고깃배를 얻어타고 다시 세월호 침몰 해역으로 가서 구조장면을 지켜봤다. 그는 다시 육지로 나와 목포해양경찰서에서 사고 상황 등에 대한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강씨는 사고 수습을 위해 그동안 진도 실내체육관에서 학부모들과 함께 지내온 것으로 알려졌다. 강씨는 이번 참사로 단원고 학생 수백 명이 실종되고 학생과 교사가 잇따라 숨진 채 발견되자, "나만 구조됐다"며 스스로를 자책하는 등 심적 고통을 호소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강씨는 지난 17일 오후 9시 50분부터 행방을 감춘 것으로 전해졌다. 단원고의 한 관계자는 "어제 밤부터 교감 선생님과 연락이 안돼서 경찰과 함께 위치추적을 했다"고 전했다.

강씨에 대한 수색에 나선 경찰은 이날 오후 4시 5분 전남 진도군 진도 실내체육관 인근 야산에서 강씨가 숨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경찰은 강씨가 여객선 침몰로 제자들을 잃은 것에 대한 책임감을 느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잠정 결론짓고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대형 참사로 깊은 슬픔에 빠진 단원고는 강씨의 사망 소식에 망연자실한 모습이다. 정상영 경기교육청 부대변인은 "교감선생님의 자살 보도를 접하고 교사, 학생, 학부모들 모두 지금의 엄청나고 엄중한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매우 불안해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희훈 단원고 교무부장은 "(교감의 사망 소식으로) 치료받고 있는 선생님과 생존한 학생들 그 밖에 단원고 재학생들 모두에게 심각한 동요가 일고 있어, 비상 대기중인 경기도교육청의 모든 상담 요원을 파견받을 예정"이라며 "학교 관계자 모두의 심리적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등 학교의 정상화를 위한 노력을 본격적으로 전개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침몰 사고로 세월호에 탑승했던 340명의 단원고 교사와 학생 중 18일 오후 9시20분 현재 78명(학생 75명, 교사 3명)이 구조됐다.


태그:#세월호 침몰 사고, #안산 단원고, #단원고 교감, #수학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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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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