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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수정 : 4월 24일 오후 2시 20분]

 어떻게 해서든 세월호를 들어 올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간절했습니다. 말도 안 되는 생각이지만 세월호 실종자들이 살아 돌아오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에, 이 그림을 그려보았습니다. 부디 그들에게, 우리에게 기적이 일어나길 기도합니다.
 어떻게 해서든 세월호를 들어 올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간절했습니다. 말도 안 되는 생각이지만 세월호 실종자들이 살아 돌아오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에, 이 그림을 그려보았습니다. 부디 그들에게, 우리에게 기적이 일어나길 기도합니다.
ⓒ 권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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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명… 2명… 3명… 5명… 9명… 25명….

숨이 막힙니다. 사망자 수가 늘어갈 때마다 먹먹해집니다. 몇 시간 간격으로 영국 <BBC>는 물론 독일온라인 뉴스와 라디오, TV에서는 세월호 침몰 사고로 사망한 사망자 수와 실종자 수를 계속 보도하고 있습니다. 실종자 수가 290명 정도 된다는, 어제(17일) 오전 뉴스를 본 독일 사람들은 실종자 수를 믿을 수 없다는 반응입니다. 

1993년 서해훼리호 침몰사고, 1994년 성수대교 붕괴사고,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참사, 대구지하철 도시가스폭발사고, 1997년 대한항공 괌비행기 추락사고, 1999년 씨랜드화재사고, 2003년 대구 지하철 참사, 2010년 천안함 침몰사고, 2013년 고등학생 해병캠프사고, 그리고 올해 경주리조트 붕괴사고까지...

자연재해를 제외하고 제 머릿속에서 기억할 수 있는 끔찍한 재난참사만 10개가 넘습니다.  그때마다 우리는 정부당국의 늑장 대응을 탓하며 분노했고 피해가족들의 울부짖음을 봐왔습니다. 어느덧 우리 안에서 이 참사들은 잊히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2014년 4월 16일, 또 믿을 수 없는 대형참사가 일어났습니다.

반성 없는 재난은 계속된다

그러고 보니 전 세계 역사상 최대 인명피해를 낸 선박사고는 바로 독일에서 일어난 것이었습니다. 바로 '빌헬름 구스틀로프사고'입니다. 9000여 명의 사망자수를 낸 이 재난은 69년 전인 1945년 제2차 세계대전에 일어난 전쟁재난이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재난사고와는 전혀 성격이 다른 것이지요.

그 후로 독일에서 '재난' 또는 '참사'라도 일컬어지는 사례는 에쉐대(Eschede) 열차사고입니다. 총 101명이 사망한 이 참사는 독일국민들을 충격으로 몰아넣었습니다. 작년에는 바로 이 열차사고 15주기 추모식이 진행되었습니다.

독일 언론은 사고가 일어났던 1998년 당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참사라고 보도할 정도였습니다. 부실한 열차 점검으로 인한 차륜 손상이 사고의 원인이었습니다. 독일 사람들은 사고방지대책 마련을 강하게 요구했습니다. 사고 피해자들에겐 전문 심리학자들로부터 정기적으로 상담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습니다.

 독일 에쉐대(Eschede) 열차사고 관련 기사.
 독일 에쉐대(Eschede) 열차사고 관련 기사.
ⓒ 슈피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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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에쉐대역 옆에는 희생자 101명을 위한 추모공원이 조성되었고 지금도 열차가 그곳을 지날 때마다 승객들이 추모공원을 보게 되어있습니다. 독일사람들은 지금까지도 이 추모공원에서 그날의 희생자를 기리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사고 발생 이후 독일철도는 희생자 101명에게 각각 3만 마르크씩 배상했습니다. 그리고 사고 1주기인 1999년 추모행사 때 당시 독일철도대표가 참석해 사과의 뜻을 비췄지만 이것은 피해자 가족들이 만족할 만한 사과가 되지 못했습니다. 몇 년 동안 사고 원인과 책임에 대한 전문가 등의 조사가 이어졌고, 독일철도와 피해가족들의 법정 줄다리기가 계속 됐습니다. 그러다 15년 뒤인 2013년 피해가족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의 재정적 보상이 합의되었고, 독일 철도의 공식적인 사과가 이뤄집니다.

한 에쉐대열차사고 추모웹페이지에는 두 가지 다짐이 적혀 있습니다.

- 반드시 기억할 것
- 절대 잊지 말 것

그러나 이 사건으로부터 10년 후인 2008년, 또 다른 열차사고가 발생합니다. 사고가 일어난 란트루켄터널은 독일에서 가장 긴 터널이었고, 자칫 잘못하다가는 대형참사로 이어질 수 있는 사고였습니다.

당시 신속한 구조작업이 진행되었고 약 40분 만에 총 135명의 탑승객은 모두 터널 밖으로 나올 수 있었습니다. 이들 중 부상자는 총 19명이었습니다. 유럽 한가운데 위치해 있는 독일은 지리상 바다라고는 오로지 북쪽 한 면만 있고, 주요 교통수단은 육지교통, 즉 철도와 버스이다 보니, 해양사고보다는 크고 작은 열차, 도로사고가 종종 일어납니다. 하지만 1998년의 에쉐대 열차사고 같은 대형참사는 더 이상 일어나지 않고 있습니다. 걸핏하면 정차해서 차량점검을 하는 독일 기차는 종종 지연이 잘 되기도 합니다.

3면이 바다인 한국, 우린 '살기' 위해 무엇을 배우나

독일 지역마다, 학교마다 다르긴 하지만 독일의 많은 초등학생은 어렸을 때부터 심폐소생술과 수영을 배웁니다. 한국은 3면이 바다에 둘러싸여 있습니다. 우리는 이것을 초등학교 때 배웁니다. 그러나 우리는 학교에서 또 무엇을 배우나요? 우리의 목숨이 위태로울 때,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이들이 배우는 수영은 생존을 위한 수영과 인명구조를 위한 수영에 초점이 맞춰져있습니다. 하지만 3면이 바다인 나라에서 온 저는 지금도 수영을 할 줄 모릅니다. 비단 저뿐일까요. 세월호에 탔던 단원고 학생들은 어땠을까요? 우리가 아이들에게 가르쳐야 할 첫 번째는 수학공식, 영어회화가 아닌, 위험에 처했을 때 '살기' 위한 방법입니다. 학교에서 아이들이 첫 번째로 배워야 할 것은 자신의 소중한 생명을 지키기 위한 지혜입니다.

침몰한 '세월호' 16일 오후 진도 인근 해상에서 침몰한 인천발 제주도행 여객선 '세월호' 주위에서 수색 및 구조작업이 벌어지고 있다.
▲ 침몰한 '세월호' 16일 오후 진도 인근 해상에서 침몰한 인천발 제주도행 여객선 '세월호' 주위에서 수색 및 구조작업이 벌어지고 있다.
ⓒ 해양경찰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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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지금까지 벌어진 각종 재난참사를 매뉴얼화하는 것과 실질적인 현장실습교육이 절실합니다. 독일 방방곡곡에는 각종 사고 또는 재난으로 인한 희생자와 사고 기록이 담겨진 추모비가 매우 많습니다. 보기만 해도 불편하고 슬픈 사건, 사고들의 기념비가 길 위에, 벽에, 공원에, 지하철역에, 다리 위에 새겨져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끔찍한 사건을 절대 잊지 않고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한 치열하고 실질적인 노력이라 할 수 있습니다.

지난 2월, 경주리조트 붕괴사고가 일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봄, 우리는 또다시 슬픔에 빠져있습니다. 한편 자극적인 보도와 감정적이고 극단적인 반응들이 피해자와 그의 가족들, 친구들을 더욱 아프게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할 사람들은 피해자들과 그들의 가족, 친구들입니다. 지금 우리의 가슴은 무너져 내리고 있지만, 머리는 차갑게 유지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들을 뒷전으로 하고 자신의 어이없는 권력만 남용하고 있는 일부 정치인들, 안이한 태도로 이번 사태를 방조한 관련 해운업체와 공공기관들의 책임 있는 사죄와 실질적인 대책마련을 요구하고 따져야 할 것입니다.

우리 역시 작은 것이라도 할 수 있는 것, 도울 수 있는 것들을 찾아봅시다. 마지막 실종자까지 모두 구출될 수 있도록, 행여나 우리의 절실함과 조급함 때문에 구조 활동하시는 분들에게 2차 피해가 생기지 않도록, 백 번이고 천 번이고, 이 사건이 마무리 될 때까지 말입니다.


태그:#세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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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공공미술가로 활동하다, 독일 베를린에서 대안적이고 확장된 공공미술의 모습을 모색하며 연구하였다. 주요관심분야는 예술의 사회적 역할과 사회 공동체안에서의 커뮤니티적 예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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