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김유석 새정치 민주연합 성남시의원 예비후보
 김유석 새정치 민주연합 성남시의원 예비후보
ⓒ 이민선

관련사진보기


참으로 다양한 출마 이유가 있다. 정치를 시작하게 된 계기 또한 다양하고. 그 중에도 단연 돋보이는 건 김유석 성남시의원 예비후보다. '특이한 정치입문계기 경진대회'가 있다면 김유석 후보가 1등을 하지 않을까.

김 후보는 지난 2002년 지방선거에 당선, 성남시의회에 입성했다. 그 이후, 계속해서 당선 됐으니, 흔히 말하는 다선 의원이다. 그에게 정치 입문 계기를 만들어 준 것은 당시 성남 밤 골목을 환하게 밝히던 '집창촌'이다.

"중동(지금은 중앙동)이라는 곳에 전국적으로 유명한 '집창촌'이 있다. 유리관 안에 아슬아슬한 옷 입은 아가씨들 있고…. 언제부턴가 그곳이 계속 커져서, 그곳을 통과하지 않고는 집에 가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 그곳이 내 고향인데, 당시 난 그곳에서 학원을 하고 있었다. 그 부근에 학교도 많은데, 내 후배들이기도 한 아이들한테 참 미안했다.

그렇다고 그곳에 찾아가 항의를 할 수도 없다. 덩치 크고 머리 짧은 (사람들이 있었다)…. 알지요? 그러니 주민들은 늘 벙어리 냉가슴일 수밖에 없고. 어느 날, 조례를 바꾸면 아예 없애지는 못해도 더 늘어나는 건 방지할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래서 민주당 사무실에 찾아가 시의원 해보겠다고 말했고, 당시 지역위원장이던 조성준 국회의원이 고맙게도 흔쾌히 내천장을 줬다."

이렇게 해서 김 후보는 2002년에 출마하게 됐고, 선거운동 기간 내내 '집창촌'의 폐해를 주민들에게 알리며 더 이상 늘어나지 않는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던 어느 날, 집창촌 업소 주인들한테서 만나자는 전화가 왔다.

"솔직히 좀 부담스러웠다. 좋은 감정으로 만나자는 게 아닌 건 분명하고, 그들 주변엔 '깍두기' 아저씨들이 득실거리는데. 그렇다고 안 만난다고 할 수도 없고. 그들이 '어쩔거냐'고 대놓고 물었다. 아예 없앨 거냐고. 그래서 '없앨 수는 없으니 더 늘어나지 못하게 하겠다고 말했다. 그 말을 듣고 그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해서 시의회에 입성했다. 들어가자마자 도시건설위원회를 지원했다."

김 의원이 만들려 했던 것은 당시 30m로 돼 있는 집창촌과 주택과의 거리 제한을 50m로 늘리는 조례였다. 그 정도만 돼도 집창촌이 더 이상 커질 수 없었다고 한다. 그러기 위해선 도시건설위원회에서 일해야 하는데 어쩐 일인지 그 상임위원회는 경쟁률이 엄청나게 셌다.

"의장이 '초선이니 양보하라'고 해서 난 '꼭 할 일이 있어서 그럴 수 없다'고 말했다. 그랬더니, 고심 끝에 나를 도시건설상임위에 배치해줬다. 그러고 나서, 집창촌 허가를 내주는 담당공무원을 찾아가 당돌하게도 더 이상 허가를 내주지 말라고 했다. 그 해에 조례를 50m로 바꿨다."

조례가 만들어지고부터는 더 이상 집창촌이 커지지 않았다. 그러다가 2004년에 '성매매특별법'이란 게 만들어지면서 집창촌은 점점 오그라들기 시작했고, 지금은 업소 30개 정도만 남았다고 한다.

김유석 예비후보와는 지난 5일 오후 2시께, 성남시청 부근 한 카페에서 만났다. 다음은 김 후보와 나는 일문일답.

"조례 만들어야 하는데, 도시건설상임위 경쟁률은 세고..."

김유석
 김유석
ⓒ 이민선

관련사진보기

-초선 때 이야기가 참 재미있다. 기억에 남는 일이 더 있을 것 같기도 한데.
"많다. 선물 이야기도 있고, 싸가지 없다고 자르느니 마느니 하던 이야기도 있고. 2002년 추석 때 어디선가 선물이 막 들어오는데, 받아야 할지 돌려보내야 할지 참 난감했다. 선배한테 물어보니 돌려보낼 필요는 없고 복지단체 같은 데 기부하라고 조언했다. 그래서 지금까지 선물 들어오면 양로원 경로당 같은 데 기부하고 있다.

초선 때 겁도 없이 동료 의원들한테 이권에 개입하지 말라고 공개적으로 이야기 한 적이 있다. 그때, 선배 동료 의원들이 방방 떴었다. 싸가지 없다며, 의원직을 자르느니 마느니 하하하. 결국 내가 사과해서 무마가 됐다. 그러면서 하나하나 배웠다. 많이 부드러워지기도 했고. 그렇지만 지금도 할 말은 한다."

-3선 의원이니, 그동안 많은 일 했을 텐데, 이번에 당선되면 무엇을 할 계획인가?
"노인 문제에 관심을 가질 생각이다.  노인들을 위한 '준공공 주택 관리제도'를 만들겠다. 시에서 주택을 사서, 노인들에게 세를 주는 것이다. 자식과 살고 싶지 않은 노인들을 그곳에서 공동거주하게 하고, 노인관리사 등을 파견해서 돌봐주려 한다. 일거리도 제공해주고, 교육도 실시하고. 이를 통해 노년을 편안하게 해줘서, 고독사 같은 가슴 아픈 일을 방지할 계획이다.

단독주택 불법 쓰레기 투기 문제 심각하다. 일자리도 만들 겸, 불법 투기 단속반을 가동해서 불법 쓰레기 투기를 없앨 계획이다. 아파트에 사는 주민들을 위해서는 아파트 공용 전기세 등의 감면조례를 만들 생각이다. 또, 보육사나 노인요양사들 일하는 환경이 굉장히 열악한데, 그분들에 대한 처우개선에 관련 된 조례를 만들 생각이다."

- 무공천이라 당 프리미엄이 없어진 상황이다. 그동안의 선거에 비해 힘들어 보이는데, 필승의 작전이 있으면 말해달라.
"특별한 작전은 없고, 나라는 상품을 잘 알릴 계획이다. 어는 정도 인지도는 있다고 본다.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 정확하게 전달하면 선택받을 수 있다고 본다. 난 뚜벅이라는 별명이 있다. 늘 걸어다니며 생각했고, 걸어다니며 현장 중심의 일을 했다. 이렇게 끝까지 노력하는 게 필승의 작전이라 생각한다."

"'이권개입하지 말라'고 공개 발언 했다가..."

- 무공천 약속 안 지킨 대통령과 새누리당 때문에 실망스럽기도 할 텐데.
"그분들 약속 안 지킨다는 거 예전부터 알았기 때문에 그리 실망스럽지는 않다. 난 그동안 꾸준히 당공천 폐지를 주장했다. 계속 밀고 나가야 한다. 오히려 지금이 민주당이 도약할 기회라고 본다. '생즉필사 사즉필생'이란 말이 있지 않은가? 그들(새누리당)은 안 지켰지만 우린(새정치민주연합)지켰다는 것을 주민들이 알아주리라 본다.

만에 하나 이것 때문에 패배한다고 해도 손해는 아니다. 역사가 알아줄 테니까. 당장은 힘들겠지만 먼 훗날을 보고 정치를 하면 좋겠다. 하지만 후보가 너무 난립하면 유권자가 헷갈릴 수도 있으니, 내천은 아니더라도 당 차원에서 어느 정도 정리가 필요하긴 하다."

- 지방정치, 칭찬보다는 걱정이 많은 게 사실이다. 지역 토호들만의 정치라는 문제 등, 이 문제 속 시원한 해결 방법 없을까?
"소선거구제로 바꾸고, 한 선거구당 시의원을 5명씩 뽑으면 된다. 그렇게 해서 성남시 한 부서에 의원을 10명씩 붙이는 거다. 그렇게 하면 행정도 투명해지고 이권 개입도 없어질  것이다. 아마 로비를 하려고 해고 10명한테는 못할 것이다. 수당은 회의비 정도만 주면 된다. 통장님들이 받는 정도의 수당이면 된다. 이렇게 하면 희소가치가 없어져서 시의원이 별로 하고 싶지 않은 일이 될 것이다."

- 유권자들한테 한 말씀 부탁한다. 유권자들 모인 데서 연설한다 생각하시고.
"난 의정생활 하면서 어쩔 수 없는 경우(1번 정도)를 제외하고는 국내·해외 연수를 가지 않았다. 의원 되기 전 '놀자판' 연수라는 말을 듣고, 유권자들과 가지 않기로 약속했기 때문이다. 또 지금까지 친인척을 단 한 명도 취직시켜준 적이 없다. 그리고 나름 소명의식을 가지고 열심히 의정활동 했다. 이번에도 자신 있다. 나를 선택한 분들 실망시키지 않을 자신이.

후보자를 선택할 때, 초선이면 장단점을 알 수 없기 때문에 그분이 살아온 과정을 참고하면 된다. 재선 이상이라면 조례 제정 실적이나 발언한 내용, 약속을 얼마나 지켰나를 살펴 본 다음 결정해야 한다. 선거 때면 음해와 모략 등, 허무맹랑한 이야기가 떠도는데 그런 데 속으면 안 된다. 또, 지역이나 학연 지연에 얽매여도 안 된다.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안양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김유석, #성남시의원후보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