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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지난 1월 올랑드 대통령은 여배우 쥘리 가예와의 열애설이 보도되었다.
▲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지난 1월 올랑드 대통령은 여배우 쥘리 가예와의 열애설이 보도되었다.
ⓒ francoishollande.f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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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프랑스 법원은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과 여배우 쥘리 가예의 사진을 몰래 찍어 보도한 주간지 <클로저>에 한화 약 2200만 원에 해당하는 1만5천 유로를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클로저>는 지난 1월 올랑드 대통령과 쥘리 가예가 각각 아파트에 따로 들어가는 사진을 몰래 찍어 열애설을 보도한 일로 가예로부터 5만 유로(한화 약 7200만 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당한 상태였다. <클로저> 측은 대통령의 안전 문제를 위한 공익적 보도라고 주장하며, 이미 많은 국민들이 알고 있는 사실을 보도한 것뿐이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사건을 담당한 법원은 사생활과 초상권 침해를 인정하여 가예의 손을 들어 주었다.

프랑스 대통령 연인의 승리

유명인의 사생활이 일명 '파파라치'에게 몰래 찍혀 보도가 되는 것은 그리 특별한 일이 아니다. 할리우드 톱스타들의 경우에는 파파라치에 찍히는 것이 거의 일상화되어 있으며, 오히려 자신을 찍는 파파라치를 제압했다가 역으로 소송을 당하는 경우도 존재한다. 이러한 파파라치 보도가 당연시 되는 이유는 정치인이나 연예인 같은 유명인들은 국민들의 지대한 관심 대상이기 때문에, 그들이 '주목을 받는 직업'을 갖고 있는 만큼 자신의 사생활이 공개되는 것도 감수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단지 해외에서 일어나는 일이라고만 여겨졌던 '파파라치'가 이제는 한국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사례가 되었다. 지금까지 언론보도에 의해 열애 사실이 밝혀졌던 많은 연예인 커플들과 더불어 최근에는 피겨스케이팅 선수 김연아와 아이스하키 국가대표 김원중 커플에 이르기까지, 많은 유명인들이 파파라치에 의해 열애 사실이 밝혀졌다.

이렇게 알려진 커플들은 많은 사람들의 축하를 받으며 당당하게 연애를 하기도 하고, 결혼에 성공하기도 하고, 더러는 중간에 헤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들의 공개된 연애사를 전국민이 관람하는 동안, 원치 않게 자신들의 사생활이 드러나 억지 공개연애를 해야만 하는 유명인들의 처지를 걱정하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지난 3월 7일 김연아 선수의 소속사 측은 김연아와 김원중 선수의 열애 사실을 최초 보도했던 연예매체 <디스패치>에 대해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나섰다. 이 사건으로 인해 한동안 잠잠했던 유명인 사생활 보도가 다시 문제로 떠올랐다. 또, 김연아 측이 실제로 법적 대응을 한다면 어떤 판결이 나올지 주목된다.

이에 대해 <디스패치> 측은 "김연아는 톱스타이기에 이 정도는 감수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비단 김연아 선수의 사례뿐만 아니더라도 유명인들의 사생활을 폭로하여 문제가 된 매체들의 경우 '그들의 직업이기에 감수해야 한다'는 말을 통해 자신들의 행위를 옹호하곤 한다.

하지만 이러한 변명은 어불성설이다. 아무리 대중들의 사랑을 먹고 자란 스타라 하더라도 스타로서 사람들에게 공개할 수 있는 영역과 그렇지 않은 영역은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유명인이라 해서 자신의 개인사를 모두 대중들에게 노출해야 한다는 의무는 없거니와, 유명인의 개인사를 본인의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퍼뜨릴 권리 또한 언론에게는 없다.

또한 이러한 보도는 단순히 영리적 목적을 위한 가십성 보도에 불과하다는 것에도 문제가 있다. 해당 언론사의 이익을 위해 타인의 사생활을 함부로 퍼뜨리는 것은 분명 언론인의 윤리에 어긋난다. 사생활과 초상권 침해라는 위법적 수단이 정당화가 되기 위해서는 그만큼 사안을 알려야 할 '뉴스가치' 혹은 사회의 중대한 이익에 기여하는 '공공성'과 같은 요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하지만 다수 연예 매체의 사생활 보도의 경우에는 위법한 수단이 정당화될 수 있는 그 어느 요건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덧붙여 유명인의 사생활 보도에 대해 항상 덧붙이는 말은 '독자들의 알 권리' 혹은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한 보도였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영리적 보도의 책임을 단지 독자들에게 돌리려는 얄팍한 수단일 뿐이다. '알 권리(right to know)' 라는 말이 법적으로 명시되어 있지는 않으나, 일반적으로는 공공기관에 정보청구를 할 수 있는 권리를 비롯하여 정치적·사회적인 정보를 자유롭게 추구할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한다. 타인의 사생활을 본인의 허락 없이 단순 가십거리로 소비할 수 있는 무책임한 권리를 의미하는 말이 아니다.

유명인의 일거수일투족은 일반인에 비해 사람들에게 훨씬 더 많이 주목을 받는 것은 사실이다. 따라서 그들에 대한 보도를 일절 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유럽인권재판소(ECtHR)와 독일의 법원은 지난 2012년 모나코의 캐롤라인 공주가 자신이 남편과 함께 휴가를 즐기는 모습을 담은 사진을 게재한 잡지사에 대해 낸 소송에서 공주의 프라이버시권 대신 언론의 손을 들어준 바가 있었다. 이 때 법원의 판단 근거는, 공주의 부친이 투병중인 상태에서 공주 부부의 행보는 충분히 보도할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이었다. 만일 유명인의 사생활을 보도하는 것이 정말로 공익적 가치를 지닌다면 사전 동의를 구하지 않은 보도라도 충분히 면책될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유명인이라 할지라도 그들의 '사생활'은 공개의 대상이기 이전에 프라이버시권에 의해 보호되어야 할 대상이다. 예를 들어 김연아 선수는 피겨스케이팅 국가대표로서 김원중 선수를 만난 것이 아니다. 단지 김연아라는 한 20대의 여성이 자신이 믿음직하다고 생각하는 김원중이라는 남성과 교제를 시작한 것이다.

이는 김연아라는 인물이 얼마나 유명하든지간에 지극히 개인적인 일일 뿐이고, 비단 이 두 선수들 뿐만 아니라 지금껏 타의에 의해 열애보도가 되었던 많은 유명인들 역시 마찬가지이다. 이들이 모두 직업상 유명인(celebrity)이라 할지라도, 연애라는 행위는 그들이 유명인으로서 행한 일이 아니라 사인(私人)으로서의 영역에서 한 일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당한 이유 없이 상대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사생활을 퍼뜨리는 행위는 분명 언론사가 윤리적인 책임을 져야 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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