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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통상부와 유엔자원봉사단(United Nations Volunteers, 아래 UNV)과의 협의에 따라 지난해 9월 청년봉사단(Youth Volunteers) 선발 공고가 났다. 나는 4개월간의 긴 전형과정을 거쳐 청년봉사단에 최종 선발돼 2월 15일 한국을 떠나 피비린내 나는 분쟁의 시간을 가진 DR 콩고의 부니아로 왔다. UNV는 UNDP 산하기구로서 자원봉사를 통해 유엔의 이상 실현에 공헌하는 유엔기구다. UN에 관심 있는 독자들을 위해 내가 경험한 일련의 인터뷰 과정을 몇 차례로 나눠 전한다. - 기자 말

 독일 본에는 유엔봉사단에서의 기자. 이곳에는 유엔봉사단외에도 여러 다양한 유엔기구들이 있다. 건물 입구에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사진이 걸려있다.
 독일 본에는 유엔봉사단에서의 기자. 이곳에는 유엔봉사단외에도 여러 다양한 유엔기구들이 있다. 건물 입구에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사진이 걸려있다.
ⓒ 이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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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나먼 시험, 다시 기술면접(technical interview)

유엔봉사단 본부와 면접이 있은 한 달 뒤, 내가 파견될 지역의 유엔개발계획(UNDP) 지역 사무소와 기술면접(technical interview)을 봤다. 해당 업무의 전문성을 테스트하는 기술면접은 각 국제기구마다 면접을 실행하는 곳이 있고, 그렇지 않은 곳이 있다. 하지만 유엔봉사단 측에서 파견기구에 따라 기술면접이 있을 수도 있다고 미리 알려줬기 때문에 마음의 준비는 할 수 있었다. 테크니컬(technical)이라는 단어에 바짝 긴장하고 나의 직무에 관한 공부를 하면서 면접을 준비했다.

면접 당일, 면접은 스카이프(Skype)으로 이뤄졌다. 긴장되면서도 사실 한편으로는 '그곳(DR 콩고)에도 인터넷 사용이 가능하구나'라는 안도감이 들기도 했다. 면접은 고마(Goma)와 부니아(Bunia) 지역에서 UNDP의 개발 프로젝트를 담당하고 있는 담당자 두 명과 이뤄졌다.

면접은 영어와 불어를 자유롭게 오가며 진행됐는데, 먼저 면접관의 자기소개가 있은 뒤 질문을 던졌다. 초반에는 자기소개·지원 동기·왜 자신이 이 직무에 적합한 사람인지 등을 설명하라는 보편적인 질문이 있었다.

또한 첫 번째 면접 때와 비슷하게 상황을 던져 주고 '나라면 어떤 식으로 그 상황을 해결할 것인가'라는 식의 역량중심면접 형식의 질문도 했다. 역량중심면접은 지난번 유엔봉사단과의 면접 덕분에 익숙해져 있던 터라 떨지 않고 차분히 말할 수 있었다. 

질의면접이 끝난 후에는 담당자가 내가 일할 곳과 직무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해줬다. 직무기술서에 적혀있던 근무처인 고마가 아닌 부니아에서 일할 거라는 이야기도 전해왔다. 고마는 북키부(North Kivu)주에 속하며 르완다 국경지대에 있지만 부니아는 이투리(Ituri)주에 속하며 우간다 국경지역에 있다. 또한 궁금한 점을 마음껏 물어보는 시간도 가졌다. 실제로 현장에서 함께 일할 사람과 이야기할 기회가 있다는 점에서 떨리지만 뜻 깊은 시간이었다.

2주 후 드디어 계약서를 받았다. 계약서에는 유엔청년봉사단 전반에 대한 계약내용과 1월에 있을 유엔봉사단 본부가 있는 독일 본에서의 브리핑에 대한 내용이 적혀있었다. 

하지만 합격을 기뻐할 세도 없이 건강검진부터 온라인 안보교육 또 예방접종까지, 파견까진 아직 여러 단계가 기다리고 있었다. 봉사단원으로서 '개도국'에 파견되기 때문에 준비할 것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네트워킹, 연대하고 연합하라!

유엔봉사단 본부가 있는 독일 본에서 1월 19일부터 21일까지 3일간 이루진 브리핑은 유엔청년봉사단으로 파견되는 8개 국가에서 온 8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한국을 제외한 나머지 7개 국가는 체코·벨기에·프랑스·아일랜드·이탈리아·노르웨이·스위스 이렇게 모두 유럽 국가다.

 브리핑 첫째날 숙소에 모여서 서로 얼굴을 익히는 환영연회를 가졌다.
 브리핑 첫째날 숙소에 모여서 서로 얼굴을 익히는 환영연회를 가졌다.
ⓒ 이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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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브리핑의 목적은 유엔봉사단의 임무와 역할, 유엔의 구조에 관해 배우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다른 유엔청년봉사자들과 유엔봉사단 담당자의 간의 교류였다. 이메일로만 연락해오던 유엔봉사단 담당자와 같은 나라에 파견되는 다른 국가의 친구들과 직접 얼굴을 보고 이야기 하는 절호의 기회였기 때문이다. 

브리핑 기간 내내 '네트워킹(Networking)이 중요하다'는 말을 귀에 박히도록 들었다. 역시나 독일 본에 도착한 당일 짐을 풀고는 숙소에서 조촐한 환영연회가 있었다. 각 국에서 온 80명의 봉사자들을 비롯해 유엔봉사단 본부의 직원들도 참석했다. 술과 음식이 준비돼 있는 자리에서 자유롭게 인사하고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한국에서 온 우리들 또한 공항에서 혹은 본에서 처음 보았기 때문에 독일로 엠티(M.T) 온 기분으로 한껏 들떠있었다. 모두 20대 이지만 이미 전문지식은 물론 현장경험도 다양하게 쌓은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장작 17시간에 달하는 비행기를 타고 온지라 맥주 한잔에 금방 기분이 알딸딸해졌다.

그 다음날부터 이틀 동안은 강도 높은 일정이 잡혀있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브리핑이 진행됐는데 유엔 건물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방문자는 신분증으로 신원검사를 하고 공항검사대와 같이 소지품을 검사해야 하기 때문에 최소한 한 시간 전에 숙소에서 출발해야 했다.

 브리핑 기간 내내 달고 다닌 명찰. 국가와 이름, 근무할 나라와 근무한 유엔기구의 이름이 적혀있다.
 브리핑 기간 내내 달고 다닌 명찰. 국가와 이름, 근무할 나라와 근무한 유엔기구의 이름이 적혀있다.
ⓒ 이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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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에 젊음을 수혈하라!

첫날은 유엔봉사단의 임무와 역할에 대한 설명과 유엔봉사자로 시작해 지금 본에서 일하고 있는 두 분의 선배님의 봉사경험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유엔봉사단은 유엔개발계획의 산하기관으로 1971년에 유엔총회의 결의로 설립됐다. 유엔 '봉사단'이지만 냉전으로 동서진영의 이념이 팽배하게 대립하던 그때에는 '어느 나라에 본부를 두어야지 가장 중립적일까'라는 고민을 많이 했다고 한다. 초기에는 유엔봉사단 본부를 이란에 세우자는 제안이 있었지만 결국 본부는 두 이념이 공존했던 독일에 지어지게 됐다고.

 본 유엔본부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공항에서 거치는 보안심사와 같은 심사를 거쳐야 한다. 보안심사를 거치기 위해 줄서 있는 유엔청년봉사자들의 모습.
 본 유엔본부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공항에서 거치는 보안심사와 같은 심사를 거쳐야 한다. 보안심사를 거치기 위해 줄서 있는 유엔청년봉사자들의 모습.
ⓒ 이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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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봉사단은 우선적으로 집중하는 다섯 가지 분야가 있다.

1. 기초서비스 전달
2. 환경과 기후변화
3. 위기예방과 회복
4. 인도적 지원
5. 유엔임무의 운용지원 및 역량강화지원

유엔봉사단은 본부 외에도 86개 국가에 현장사무소(Field Unit)가 있어 세계 곳곳에 파견된 유엔봉사단을 지원하는 업무를 하고 있다.

이번 유엔청년봉사단은 각 나라의 정부의 지원으로 우리나라를 제외하고는 모두 유럽출신 이였지만, 2012년 통계를 살펴보면 실제로 7000명 가까이 되는 유엔봉사단의 81%는 남반구 출신의 개도국 사람들이다.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오히려 남을 돕는 일에 솔선하는 동병상련(同病相憐)의 현상을 UN활동에서도 볼 수 있으니 역시 결핍과 곤궁에 대한 경험도 때로는 더 숭고한 가치를 위한 훈련이 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브리핑 첫 날, 유엔봉사단과 봉사 정신에 관한 프레젠테이션.
 브리핑 첫 날, 유엔봉사단과 봉사 정신에 관한 프레젠테이션.
ⓒ 이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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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청년봉사단은 젊은층의 봉사기회를 확대하자는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정책에 따라 유엔봉사단이 기획한 신규 프로그램이다. 유엔봉사단의 평균 나이는 38세, 유엔직원의 평균나이 52세인 '나이든' 유엔 기구에 20대의 젊은이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젊은 기운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점이 이번 유엔청년봉사단이 더욱 특별한 이유이다.

덧붙이는 글 | 모티프원의 블로그 www.travelog.co.kr 에도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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