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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30일 부산 영광도서 문화사랑방에서 열린 <주변인과 문학> 창간 세미나.
 지난 10월 30일 부산 영광도서 문화사랑방에서 열린 <주변인과 문학> 창간 세미나.
ⓒ 홍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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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지역 시인 8명 참여

순수문학의 영향력과 호소력이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는 위기 속에서도 영남지역의 문인들이 순수 종합문예지를 창간한다. 지역 문단의 한계를 넘어 한국 문학의 지평을 확장하겠다는 야심 찬 목표를 내세운 계간지 <주변인과 문학>이 창간 세미나를 열고 힘찬 발걸음을 내디뎠다.

<주변인과 문학>은 지난 2011년 가을호(통권 51호)를 마지막으로 제호가 변경된 <변인과 시> 명칭 '주변인(周邊人)'의 뜻과 의미를 이어받았다. <변인과 시> 1998년 문학철 시인 등 영남지역 시인 8명이 서울이 아닌 지방, 중심이 아닌 주변에서 활동하는 시인들의 무대를 만들겠다는 목표로 동인지 형식의 계간지로 창간했지만 재정난을 이기지 못하고 팔려 <포엠포엠>라는 명칭으로 바뀌면서 '주변인'이라는 이름을 잃어버렸다. <주변인과 문학>은 이를 아쉬워한 시인들이 다시 모여 올해 겨울호부터 나오게 된다.

<주변인과 문학>에는 발행인에 김명관 <양산시민신문> 대표, 편집인에 문학철 시인을 중심으로, 편집위원으로는 시인이자 수필가인 권귀하, 시인 노창재, 교사이자 시인인 박영봉, 시인이자 화가인 손계정, 도예가이자 소설가인 신한균, 시인 원무현, 시인이자 수필가, 사진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유영호, 시인 이병길 등이 참여한다.

'주변인'의 정신을 이어받은 <주변인과 문학>은 시 전문 계간지였던 전신 <주변인과 시>를 넘어 시와 수필, 희곡, 평론 등 문학 전체를 아우르는 종합 문예지로 다시 출발한다.

<주변인과 문학> 편집위원
 <주변인과 문학>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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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세미나 열고 첫 발걸음

지난 30일 오후 7시 부산 영광도서 4층 문화사랑방에서 열린 창간 세미나에서도 중앙의 권위에 도전하는 정신의 벼린 날이 서 있는, 중앙 중심의 문학이 아닌 그 주변인 지역문학의 차별 없는 문학 세상을 열어가고자 하는 사람들인 '주변인'이라는 의미를 다시 한 번 곱씹는 시간을 마련했다.

'한국 문학의 지평 확장'이란 부제로 열린 창간 세미나에서는 김명관 발행인이 사회를 맡고, 오랜 시간 <주변인과 시>의 평론을 담당했던 한국해양대학교 구모룡 교수가 '주변부적 시각과 문학창작의 방향'이라는 주제로, 편집인을 맡은 문학철 시인이 '왜 우리는 주변인과 문학을 창간하는가'라는 주제로 각각 발제했다. 여기에 현재 부산외국어대학교와 동의대학교에서 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정훈 평론가와 지리산학교에서 시를 가르치고 있는 지리산 지킴이 이원규 시인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구모룡 교수는 "서울 중심의 시각에서 스스로 지방을 홀대하는 것이 아닌, 자기가 사는 장소를 자기의 시각으로 바라보고, 생각하는 것이 문학을 하는데 매우 중요한 것"이라며 "진정한 지역 문학, 즉 주변부의 문학은 자기가 스스로를 정확하게 인정하는 것부터 시작한다"고 강조했다.

문학철 편집인은 "주변인에는 표준어처럼 추상적인 관념으로 다듬어진 세련된 기계성이 아닌, 생활 속의 방언처럼 구체적 삶의 현장성을 바탕으로 한 힘이 있다"며 "주변인이라는 말에는 내가 발 딛고 있는 곳이 어디인지 자각하고, 차별을 지양하며, 만인에게 열어가는 확산적 힘의 소용돌이가 있다"고 밝혔다.

<주변인과 문학> 발행인을 맡은 김명관 양산시민신문 대표.
 <주변인과 문학> 발행인을 맡은 김명관 양산시민신문 대표.
ⓒ 홍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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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자로 참여한 이원규 시인은 "자기로부터 자기를 풀어나가는 글쓰기를 한다면 중앙과 주변은 물론 프로와 아파추어의 경계마저 무너지게 된다"며 "'주변인과 문학'이 다양성과 논리가 존재하는 문예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격려했다.

정훈 평론가 역시 "스스로 잘못된 시각에서 수직적 구조 속에서 위계화하는 기존 문예지의 협소성의 한계를 극복하고, 명실상부한 종합 문예지가 되기를 기원한다"고 당부했다.

김명관 발행인은 "인문학의 위기 속에 문학도 위기에 처해 있으며 시와 소설을 읽지  않고 있다"며 "하지만 위기가 곧 기회인 만큼 인문학도 살아나고 있으며 사람들이 시를 읽고, 소설을 읽게 될 것"이라며 "종합 문예지가 전무하다시피 한 지역문단의 어려움을 풀고, 우리 지역을 넘어 한국 문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주변인과 문학>은 발간이 되기도 전에 독자를 500여 명 이상 확보한 것으로 알려져 지역 문단의 관심이 높다.

<주변인과 문학> 창간 세미나 객석을 가득 메운 청중들.
 <주변인과 문학> 창간 세미나 객석을 가득 메운 청중들.
ⓒ 홍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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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양산시민신문(www.ysnews.co.kr)에도 함께 게재됐습니다.



태그:#주변인, #문학, #문예지, #김명관, #문학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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