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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다누팜 유정란  심다누팜 농장지기 김성한(34ㆍ오른쪽)씨와 그의 아내 이 심(34)씨가 자연방목해 기르고 있는 닭과 유정란을 들어 보이고 있다. 김씨 부부 뒤편으로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닭들이 풀과 지하수를 먹고 있다.
▲ 심다누팜 유정란 심다누팜 농장지기 김성한(34ㆍ오른쪽)씨와 그의 아내 이 심(34)씨가 자연방목해 기르고 있는 닭과 유정란을 들어 보이고 있다. 김씨 부부 뒤편으로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닭들이 풀과 지하수를 먹고 있다.
ⓒ 이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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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들이 활개를 치고 다니는 이곳은 닭들의 천국. 태안군 이원면 사창리 한적한 산골마을에 위치한 양계장이다. 그날그날 택배 물량을 채우기 위해 지난 10일 오후도 젊은 부부는 분주한 하루를 보내고 있다.

오늘도 자연으로 빚어낸 유정란을 기다리는 전국의 바른먹거리 소비자들이 많다. 젊은 농부의 열정과 정성으로 만든다는 '심다누팜(농장지기 김성한 이원면 장작길 243-80)'.

중국에서는 가짜 계란이다 뭐다 해서 국내에서도 한동안 계란에 대한 의심이 컸던 것이 사실이다. 싼 계란, 비싼 계란 가격 차이도 크거니와 어떤 게 좋은 건지 믿고 살 수 있는지를 놓고 고민하는 사람들이 이 작은 시골마을에서 자연방목으로 크는 유정란에 관심이 높다.

농장지기 김성한(34)씨는 인스턴트 음식 등으로 인해 크론병이라는 다소 다스리기 어려운 병에 걸렸다. 20대 초반부터 증세가 보이기 시작한 병은 한참 일할 나이인 20대 후반 사회생활까지도 멈추게 만들었다.

그 시기 자신의 병을 제대로 알지도 못했던 것도 있겠지만 그 좋아하던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를 먹을 수 없는 현실에 한동안은 밤잠 못 이뤄가며 고민하던 시간도 있었다. 그렇게 해서 김씨가 먹기 시작한 게 유정란이다. 하지만 유정란이 너무 비싸다보니 아예 '내가 먹을 건 내가 길러야겠단' 욕심에 땅을 알아보기 시작했고 닥치는 대로 오리건 닭이건 돼지건 간에 목장을 찾아다니며 무일푼으로 목장 일을 배우길 1년.

지난해 이곳 태안 이원에 땅을 사 집을 짓고 지금은 네 가족이 2천마리의 닭과 함께 살고 있다. 처음엔 그저 본인의 병을 치유하기 위해 먹었던 유정란도 첫째 아들 단우(4)의 아토피를 치료하는 특효약으로 자리했고 이제 막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정우(0)도 닭과 친숙한 동거생활을 하고 있다.

경기도 일산이 고향인 김씨가 어째서 이곳에 터를 잡게 된 것일까? 부인 이심(34)씨의 고향 당진과도 가깝거니와 서울 등 수도권과도 거리상 유통에 큰 차질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에서다.

"앞으로 제 꿈은 이곳에 가족형 관광농원을 짓는 거에요. 닭부터 시작했지만 이곳에서 소와 돼지, 오리 등과 같은 가축도 키울 생각이고요. 그러려면 민가가 많지 않고 땅값이 싼 곳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거죠. 그래서 무작정 서울을 떠나왔죠. 금융업에 종사하던 아내도 제 뜻에 선뜻 응해줬고 10년 가까이 다니던 직장을 정리하고 아이와 함께 내려올 수 있게 됐죠."

김씨의 꿈은 명쾌하다. '심다누팜'. 심은 아내 이심씨의 이름에서 따온 말이고, 다누는 큰 아들 단우의 이름을 부르기 좋게 해석한 것이다. 말 그대로 내 아내와 아이가 먹을 수 있는 건강하고 바른 먹거리를 만들겠다는 농부의 생각이 이 남자의 꿈이자 희망이다.

"처음에는 소고기, 닭고기를 못 먹을 만큼 크론병의 병세가 날로 심해져만 갔죠. 심한 날은 하루에 화장실을 10번도 가는데 어디 사회생활을 제대로 할 수 있겠어요? 헌데 유정란을 먹고 부터는 피부에 나던 종기도 자주 다니던 화장실도 점차 호전되더란 겁니다. 그래서 생각했죠. 내가 바르게 키워 건강하게 먹겠다. 또 동물들도 고통 받고 자라지 않고 자연 속에서 뛰어놀며 행복하게 풀을 뜯어야한다고요."

김씨의 생각은 확고하다 싼 가격의 고기는 싼 만큼의 가격을 한다는 거다. 그래서 심다누팜 유정란은 타 계란에 비해 곱절 가까운 가격이다. 계란 한판이 1만5천원(포장·택배비 포함). 처음엔 딱히 판로가 없어 매번 밥상에 닭과 계란을 먹기 일쑤였지만 지금은 평일 일주일 평균 3천개의 유정란이 전국의 가정으로 배달되고 있다.

1년 새 100여명의 단골고객들도 생겼다. 자신이 먹고 시댁, 친정, 친구 집에 선물을 하다보면 어느새 소개받은 사람들도 이곳 계란에 푹 빠진다는 거다. 그래서 김씨 부부의 자부심은 남다르다.

떳떳하고 건강한 먹거리의 시작인 셈이다. 하루 16시간의 노동으로 하루가 부족하기만한 김씨. 하지만 사랑하는 아내와 두 아들들의 웃음에 오늘도 하루해를 넘긴다.

김씨는 동물애호가로 예전 서울에서는 쌀을 가지고 다니며 허기진 비둘기들의 아빠로도 살았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은 어엿한 2천마리 닭들의 아빠로 더 행복하다는 그의 '심다누팜'의 번창을 기원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태안미래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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