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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무시간에 10회에 걸쳐 개인당 20만 원 정도의 판돈을 걸고 '고스톱'을 친 국가정보원 직원에 대한 해임처분은 위법해 취소돼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공무원으로서 비위 정도 내지 위법성의 정도가 적다고 할 수 없지만, 함께 도박을 했던 동료 직원에게 내려진 정직 2개월 징계처분과 비교해 형평의 원칙에 어긋나고, 직장 내 비위행위의 정도에 비해 해임처분은 과중한 징계라는 이유에서다.

국가정보원 소속 수사서기관(4급)인 A(52)씨는 지난 2009년 5∼9월 사이 근무시간에 10회에 걸쳐 동료들과 함께 1인당 20만 원 정도의 판돈을 걸고 고스톱을 친 사실이 적발됐다.

고등징계위원회는 2009년 10월 A씨가 직무를 이탈해 도박을 하는 등 품위를 손상한 사실을 인정해 해임을 의결했고, 국정원장은 A씨에 대해 해임처분을 내렸다.

이에 A씨는 해임처분에 불복해 행정안전부 소청심사위원회에 소청을 청구했으나 기각되자 소송을 냈다. A씨는 "당시 고스톱은 점심식사 값 정도를 마련할 목적으로 한 것으로 일시 오락에 불과해 도박으로 볼 수 없어 공무원으로서의 품위를 손상했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함께 고스톱을 한 다른 직원은 정직 2개월 처분을 받자 "형평의 원칙에 반하는 가혹한 처분"이라며 해임취소를 요구했다.

1심인 서울행정법원 제13부(재판장 박정화 부장판사)는 2010년 10월 A씨가 국정원장을 상대로 낸 해임처분취소 청구소송에서 "피고는 해임처분을 취소하라"며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먼저 "원고가 10회에 걸쳐 낮부터 몇 시간 동안 상당한 규모의 판돈을 걸고 고스톱을 한 행위는 일시 오락의 정도를 넘는 수준으로 모범을 보여야 할 국가공무원으로서의 품위손상 및 직무유기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또 "원고의 지위, 고스톱을 한 기간, 횟수, 판돈의 규모 등에 비춰 볼 때, 원고의 행위는 국가공무원으로서 비위 정도 내지 위법성의 정도가 적다고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원고와 함께 고스톱을 친 다른 직원은 정직 2개월 처분만을 받아 형평의 원칙에 반한다"며 "따라서 해임처분은 재량권을 일탈했거나 남용한 것으로 위법해 취소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러자 국정원장이 항소했으나, 서울고법 제4행정부(재판장 성백현 부장판사)는 2011년 5월 국정원장의 항소를 기각하고 1심 판결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피고가 해임처분에 의해 달성하려는 행정목적은 원고를 일벌백계함으로써 국정원 직원들의 근무기강을 확립하려는데 있다고 보이나, 원고와 함께 도박한 관련자들의 인적 구성이나, 도박의 빈도나 횟수, 소요시간 등에 따른 비위의 정도에 비춰 보면, 파면과 더불어 가장 강력한 징계수단에 해당하는 해임 이외의 다른 징계처분을 선택하더라도 그 행정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원고가 이 사건 비위사실에 관해 형사처벌을 받았다거나, 비위사실이 언론에 보도되는 등으로 사회적 물의를 빚지 않은 점 등을 종합하면, 해임처분은 피고가 징계사유로 삼은 비위의 정도에 비해 균형을 잃은 과중한 징계처분을 선택함으로써 비례의 원칙에 위반된다"고 판시했다.

사건은 국정원장의 상고로 대법원으로 올라갔으나, 대법원 제3부(주심 민일영 대법관)는 고스톱 도박을 쳐 품위손상 등의 비위사실로 해임처분을 받은 국정원 직원 A(52)씨가 "징계처분이 지나치게 무거워 부당하다"며 낸 해임처분취소소송 상고심에서 "해임처분을 취소하라"고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3일 밝혔다.

재판부는 "공무원에 대한 징계권의 행사가 임용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다 하더라도 징계사유로 삼은 비행의 정도에 비해 균형을 잃은 과중한 징계처분을 선택함으로써 비례의 원칙에 반하거나, 같은 정도의 비행에 대해 합리적인 이유 없이 일반적으로 적용해 온 기준과 어긋나게 공평을 잃은 징계처분을 선택함으로써 평등의 원칙에 반한 경우에는 그러한 징계처분은 재량권의 한계를 벗어난 것이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원심은 해임처분이 원고의 비위행위의 정도에 비해 균형을 잃은 과중한 징계처분으로 비례의 원칙에 반해 위법하다고 판단한 것은 수긍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로이슈](www.lawissue.co.kr)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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