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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乙)중의 을'인 대리운전 기사들이 뭉쳤다. 기사들은 대리운전업체(콜센터)의 횡포를 도저히 두고 볼 수 없다며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집회를 가졌다. 급기야 형사고발까지 하기로 했다.

민주노총 민간서비스연맹 대리운전노동조합 경남지부(지부장 김태수)는 26일 저녁 창원 상남동 분수광장에서 "대리운전기사 합차비 보험료 불법징수 규탄, 수사촉구,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를 열었다.

민주노총 민간서비스연맹 전국대리운전노동조합 경남지부는 26일 저녁 창원 상남동 분수광장에서 "대리운전기사 합차비 보험료 불법징수 규탄 및 수사촉구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를 열었다.
 민주노총 민간서비스연맹 전국대리운전노동조합 경남지부는 26일 저녁 창원 상남동 분수광장에서 "대리운전기사 합차비 보험료 불법징수 규탄 및 수사촉구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를 열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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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민간서비스연맹 전국대리운전노동조합 경남지부는 26일 저녁 창원 상남동 분수광장에서 "대리운전기사 합차비 보험료 불법징수 규탄 및 수사촉구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를 열었다.
 민주노총 민간서비스연맹 전국대리운전노동조합 경남지부는 26일 저녁 창원 상남동 분수광장에서 "대리운전기사 합차비 보험료 불법징수 규탄 및 수사촉구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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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이 집회를 연 시간은 이날 오후 8시 30분. 대리운전의 황금시간대라 할 수 있는데, 일손을 놓고 '콜센터'로부터 연락을 받는 '단말기'도 끈 채 머리띠를 두르고 집회를 연 것이다.

기사들은 "갈취한 우리 돈으로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습니까?"라거나 "지금 여기, 대리운전 노동자들이 고통으로 신음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합차비․보험료 횡령을 수사하라"고 쓴 피켓을 들고 나왔다.

대리운전 기사들이 한 달에 버는 돈은?

창원(옛 마산창원진해)·김해 대리운전업체들은 업체간 제휴를 통해 연합콜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지역 대리운전기사들은 대략 2500~2800명 정도인데, 이들 가운데 450여 명이 노동조합에 가입한 것이다.

대리운전업체는 많다. 세무서에 사업자로 등록한 업체만 230개에 이르고, 무등록업체까지 합치면 780개 정도다. 대리운전업체들은 11개 콜센터를 나눠 쓰고 있으며, '콜 전용 프로그램'을 통해 업체와 기사들을 연결시켜 주고 있는 것이다.

대개 기사들은 업체와 계약할 때 보증금 40만 원가량을 내고 프로그램을 쓴다. 그리고 기사들은 4만 원 이상 입금된 가상계좌를 운영하며, 콜센터(업체)는 이 계좌에서 건당수수료(3000원), 합류차 운영비(3500원), 벌금(페널티)을 가져간다.

기사가 몸이 아프거나 다른 일로 대리운전을 하지 못해도 합류차 운영비와 콜센터 운영비는 가상계좌에서 빠져 나가는 것이다. 기사들은 보험료(월 6만~6만5000원)를 제외하고도 월 16만5000~17만 원을 업체 측에 줘야 한다.

민주노총 민간서비스연맹 전국대리운전노동조합 경남지부는 26일 저녁 창원 상남동 분수광장에서 "대리운전기사 합차비 보험료 불법징수 규탄 및 수사촉구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를 열었다.
 민주노총 민간서비스연맹 전국대리운전노동조합 경남지부는 26일 저녁 창원 상남동 분수광장에서 "대리운전기사 합차비 보험료 불법징수 규탄 및 수사촉구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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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운전 비용은 책정돼 있는데, 옛 창원지역 안에서는 건당 1만~1만2000원, 창원-진해는 1만3000원, 창원-마산은 1만2000원, 창원-김해는 1만3000~1만9000원이다. 기사들은 대개 오후 7시부터 다음 날 오전 5시까지 평균 8~10번 정도 대리운전을 하고, 주말은 이보다 적다.

이들은 어느 정도 벌까. 기사들의 이야기를 종합해 보면, 한 달 내내 쉬지 않고 일해도 버는 돈은 평균 150만~180만 원선이다. 이를 모두 기사들이 가져가는 게 아니고, 보험료와 합류차 비용 등을 지급하고 남는 돈은 130만~160만 원선이다.

그리고 기사들은 '벌금'을 물기도 한다. 콜센터에서 단말기로 연락했는데 근거리 배차 호출 시 5~6초 이내에 확인하지 않으면 기사들은 페널티로 500원을 물어야 하는 것이다. 손님이 취소했을 때도 페널티를 기사가 부담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한 대리기사는 "단말기로 연락이 왔지만 사정이 있어 바로 응답을 못할 경우도 있고, 손님의 사정으로 취소를 하는 사례가 많은데 그 모든 부담을 기사들이 지도록 하고 있어 억울하다"고 말했다.

"우리 힘으로 권익 찾아야" ... 조만간 형사고발

이날 집회에 나온 기사들은 "온갖 불법으로 부당갈취를 일삼는 업체들을 무고만 볼 것이냐"거나 "우리의 힘으로 우리의 권익과 권리를 찾지 않을 것이냐"고 외쳤다.

김태수 지부장은 "지금은 우리 같은 대리운전 기사들한테는 황금시간인데, 모여주신 조합원들한테 고맙다"며 "대리운전업체들은 우리를 인간으로 생각하지 않고, 우리는 더 이상 휘둘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명 민주노총 경남본부장은 "여러분들은 우리 보고 왜 데모하느냐는 생각을 했던 적이 있었을 것이다. 우리가 데모했던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며 "현재 겪는 아픔을 제대로 해소해 나가려면 우리가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부당하게 뜯기는 돈은 우리 힘이 아니면 올바르게 고치지 못한다"며 "그동안 여러분들은 잘못됐다는 것을 알면서도 하루하루 사는데 급급해서 말하지 않았던 것인데, 이제는 목소리를 내야 하고, 거기에 민주노총이 연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성훈 경남도의원(통합진보당)은 "여러분들은 열악한 상황에서 일해 오고 있다"며 "고객이 대리운전을 불렀다가 취소한 것까지 기사들이 부담해야 한다고 하니 정말 잘못된 것이다. 기사들이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아야 고객들도 안전하고 대우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리운전노동조합 경남지부는 이날 "대리운전업체가 결성한 콜센터를 통한 횡포인 합류차량 비용, 보험료, 프로그램 사용료, 보증금, 벌금 등의 부당한 행위에 대해 형사고발에 동의한다"며 조합원을 상대로 서명을 받았다.


태그:#대리운전기사, #전국대리운전노동조합, #상남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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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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