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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자 <조선일보> 1, 2, 3면
 14일자 <조선일보> 1, 2,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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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직원들 인터넷 댓글 1760개… 검찰이 '선거개입' 적용한 건 67개
'문재인·안철수 직접 비판'은 각각 3건
국정원 댓글 1760건 중 1700건은 종북 비판이나 신변잡기
"문죄인 돼야 北에…" "안철수 두루뭉술" "이정희 덧니를"

오늘(14일)자 <조선일보> 1, 2, 3면을 장식한 '국정원 대선·정치개입' 관련 기사 제목이에요. 이 정도 기사 양이면 대단한 내용이거나 혹은 다른 꿍꿍이가 있거나 둘 중 하나일 거예요. 검찰이 수사결과를 발표하는 날 수사보고서를 미리 입수해서 이처럼 크게 보도한 속내를 한번 알아볼게요.

1면 머리기사 제목만 봐도 <조선일보>의 편집의도를 쉽게 알 수 있어요. 국정원 직원들이 작성한 인터넷 댓글이 1760개지만 검찰이 선거개입을 적용한 건 67개뿐이고, 문재인을 직접 비판한 건 고작 3건뿐이라는 걸 강조하고 있어요.

2면에서 주요 댓글의 전문을 소개하면서 "국정원 댓글 1760건 중 1700건은 종북 비판이나 신변잡기"라고 제목을 뽑은 것 역시 마찬가지죠. 국정원의 대선 개입이라고 하지만 사실은 별거 아닌 사건이라고 말하고 싶은 거에요.

"법조계 '선거법 위반 소지' '上部개입 불분명' 엇갈려" 라는 기사에서는 제목과 달리 "유죄를 인정받기가 쉽지 않다", "일부 직원들의 '실수'였을 가능성이 있다", "댓글을 봤을 때 국정원장이 의도적으로 직원들에게 선거 개입을 지시했다고 보긴 힘들다" 처럼 국정원의 행위를 옹호하는 의견은 다수 소개하고, 선거법 위반이라는 의견은 "개별 글들이 선거에 영향을 미친 점을 인정할 수 있다"는 것 하나만 소개하고 말았어요.

특히 공안 검사 출신의 한 법조인의 입을 빌려 "전체 글 중에 선거 글이 3~4%에 그쳤다면 원 전 원장이 선거에 개입할 의지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썼어요. <조선일보>는 이 말을 하고 싶어서 1, 2, 3면을 검찰의 수사보고서를 분석한 기사로 가득 채운 거지요.

'국정원 대선정치개입' 사건의 핵심은 중립을 지켜야 할 국가 정보기관이 선거에 개입했다는 사실이에요. 원세훈 전 국정원장은 선거 개입을 정기적으로 지시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고, 국정원의 일명 '심리정보단'은 실제로 정치적 내용이 담긴 댓글을 여러 인터넷 사이트에 남겼죠. 그 양이 얼마나 되고, 그 내용이 구체적으로 어떤지는 지엽적인 문제에요.

하지만 <조선일보>는 국정원의 선거 개입 사실에 대해서는 외면하며 그 내용을 집중적으로 소개하는 방식으로 논점을 흐리는 물타기를 시도하고 있는 거에요. 정보기관의 선거 개입 자체가 아니라 선거 개입의 내용과 양에 독자들의 관심을 돌리려고 하는 거죠.

애는 많이 썼는데 어설펐어요. 한마디로 너무 티가 났어요. 게다가 수사발표를 코앞에 둔 시점에 수사 자료가 유출된 건 검찰 혹은 법무부 내에도 이 사건에 대해 물타기 하고 싶어 하는 세력이 있다는 사실만 알게 해 줬어요. 채동욱 검찰총장이 이 건에 대해 특별감찰을 지시했다는 소식이 들리네요.

<조선일보>의 설레발로 인해 사건의 실체적 진실이 드러나는 걸 두려워하는 세력이 누군지 한층 더 궁금해졌어요. 오늘 <조선일보>의 티 나는 편집, 50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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