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톰 지그프리드의 <게임하는 인간 호모 루두스>를 읽고 있는 도중에 재미있는 경험을 하나 했다. 중학생 아들을 둔 어느 어머니께서 트위터를 통해 내게 물으셨다. "아들이 이 책을 읽고 싶어하는데 읽어도 될까요?" 그 중학생은 아마도 이 책의 부제에 매혹되었을지도 모른다. '게임하는 인간'. '존 내시의 게임이론으로 살펴본 인간본성의 비밀'. 게임이론을 알게 되면 또래들 중에서 게임을 가장 잘 하게 되지 않을까 그 소년을 기대했으리라. 

 <게임하는 인간 호모 루두스> 표지
 <게임하는 인간 호모 루두스> 표지
ⓒ 자음과모음

관련사진보기

물론 이 책은 게임을 잘 하게 도와주지 않는다. 또한 인간은 본성적으로 놀이를 즐긴다고 말하지도 않는다. 이를테면 호이징가의 '호모 루덴스'하고는 길이 다른 책이다. 게임이론은 주지하다시피 존 내시가 고안한 이론이며 이 이론의 핵심은 '균형'이나 '최적화'라는 낱말에서 찾아야 한다.

게임이론의 키워드: 균형, 최적화

<뷰티풀 마인드>를 본 사람이라면 이 말의 뜻을 시각적으로 아주 잘 이해하고 있을 것이다. 단체 미팅에 나가서 모두가 최고의 미녀만을 선택할 경우, 한 사람의 승자만 남고 모두는 패자가 된다. 본능적으로 이 사실을 알고 있는 남성들은 일정한 균형을 이루게 된다. 물론 이 반대의 경우도 충분히 가능하다. 여성들도 최상의 남자만을 선택하지는 않는다. 그리하여 여러 커플이 탄생하고 이른바 '윈윈 게임'이 가능해진다.  

이 책의 저자는 게임이론이 앞으로 자연의 코드를 밝혀주는 것은 물론 자연의 일부인 인간의 행동 패턴도 예측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예상한다. 물론 어느 정도는 그렇게 되리라 생각한다. 현재의 통계학과 심리학만으로도 어느 정도의 예측은 가능하니까 말이다. 게임이론의 계보를 말하며 저자는 게임이론에 대한 막대한 기대를 드러내며 독자에게 그 기대에 동참할 것을 호소한다.   

자연의 코드를 발견하려는 인류의 노력

저자는 인류의 역사를 통틀어서 '자연의 코드'를 발견하려는 움직임이 면면히 이어져 내려왔음을 보여주며 그 한 축으로서 인간의 행동을 설명하고 나아가 예측하려는 시도들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예컨대 아담 스미스의 경제학이나 프로이트의 심리학은 인간의 행동을 설명하기 위한 하나의 시도라 할 수 있다. 자연의 코드를 바탕으로 인간의 행동을 해석하려했던 사회생물학과 진화심리학은 일정한 성과를 거두기는했지만 설득력이 떨어졌다.

저자에 설명에 따르면 1970년대에 유행했던 사회생물학과 이를 조금 더 정교하게 발전시킨 진화심리학은 "인간행동에 대한 결정론적 견해" 때문에 "신랄한 반대와 사회적 비난을 유발시켰"다. 사회생물학과 진화심리학은 모두 "순수전략만을 구사하게 프로그램 된 두뇌"라는 개념을 갖고 있었는데 이는 현대 신경생물학과 행동인류학의 실험 결과와 상이하다. 그런데 게임이론은 사회생물학과 진화심리학이 결여하고 있는 "인간의 자유의지"가 "유전적 결정론"과 화해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혼합전략"을 구사하며 "그때그때 여러 개의 행동방식 중에 하나를 선택하기를 요구하고 있다". 

응용분야가 넓은 게임이론

저자의 말마따나 게임이론은 현재도 광범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으며 앞으로 더 많은 영역에서 그 쓰임새가 빛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정치현상을 분석하는 도구로서 게임이론에 상당한 관심이 있다. 물론 정치 현장에 있는 사람들이 더 지대한 관심이 있겠지만. 그리고 소설, 연극, 영화 같은 허구물을 창작하는 과정에서 작가는 수많은 선택을 하는데 플롯을 만들어내는 이 선택의 패턴을 설명하는 데도 게임이론이 유용하게 쓰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게임이론에 관심을 갖고 있는 분이라면 한번 읽어볼 만한 책이다. 이 책은 게임이론을 깊게 설명하고 있지는 않지만 게임이론이 어떤 계보에 속하며 무엇을 해왔고 앞으로 어떻게 쓰일지 알려준다.

덧붙이는 글 | <호모루두스 : 게임하는 인간> 톰 지그프리드 씀, 이정국 옮김, 자음과모음 펴냄, 2010년 7월, 382쪽, 1만5700원



게임하는 인간 호모 루두스 - 존 내시의 게임이론으로 살펴본 인간 본성의 비밀

톰 지그프리드 지음, 이정국 옮김, 자음과모음(이룸)(2010)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취재후원

인하대 문화콘텐츠문화경영학과, 강원대 영상문화학과 강사입니다. 공저로 <문학으로서의 텔레비전 드라마>가 있습니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