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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껏 담아 와서 자신의 취향대로 먹을 수 있다.
 양껏 담아 와서 자신의 취향대로 먹을 수 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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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또 먹고 몇 번을 가져다 먹어도 된다. 눈치 안보고 배부르게 맘껏 먹을 수 있다. 그러고도 단돈 2천 원이다. 식권 이용 시는 1800원이다. 백반 한 상이 이보다 더 착할 수는 없다. 이쯤 되면 영리를 위한 장사라기보다는 어렵게 공부하는 학생들과 이웃을 위한 배려와 봉사다.

"내 욕심 챙기려면 한도 없지라~ 서로들 쬐끔씩 나눠 먹지라"

주인아주머니는 자신의 욕심을 챙기지 않고 서로들 나눠먹는다고 했다. 소문내지 마라며 손사래를 친다. 손님들이 갑자기 많아지면 학생들 밥 먹는데 지장이 있다며. 혹시 오더라도 학생들 밥 먹느라 귀한 시간 안 빼앗기게 끼니 때가 조금 지나서 왔으면 좋겠다고 당부한다.

마음씨 착한 주인아주머니는 음식 솜씨 또한 빼어나다.
 마음씨 착한 주인아주머니는 음식 솜씨 또한 빼어나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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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착한 가격으로 유지가 되느냐 묻자 "얘들(학생)은 엄마한테 돈 타서 쓰는데 값이 싸야한다"고 했다. 마음씨 착한 주인아주머니는 음식 솜씨 또한 빼어나다. 음식을 두세 번 가져다 먹어도 된단다. 이른바 무제한 셀프서비스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꼭 지켜야 할 규칙이 하나있다. 음식을 남기면 절대 안 된다. 잔반통을 살펴보니 음식물 쓰레기가 거의 없다. 아주머니는 손님들이 든든하게 많이 먹으면 기분이 좋다고 한다. 그에 반해 음식물을 버리면 속상하다고 했다.

음식 맛도 제법이다. 값이 싸다고 해서 결코 허투루 음식을 만들지 않는다. 좋은 식재료를 사용한다. 달걀의 난황이 유달리 노랗기에 확인해봤더니 친환경 달걀이다. 준비된 음식은 애호박나물과 열무김치, 콩나물, 삶은 양배추 등 4찬에 달걀프라이와 된장국이다. 반찬은 물리지 않도록 매일 바뀐다.

달걀의 난황이 유달리 노랗기에 확인해봤더니 친환경 달걀이다.
 달걀의 난황이 유달리 노랗기에 확인해봤더니 친환경 달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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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범(43)씨는 이집 음식이 값싼 별미라며 최고라고 했다.
 김병범(43)씨는 이집 음식이 값싼 별미라며 최고라고 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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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찬은 애호박나물과 열무김치, 콩나물, 삶은 양배추 등이다.
 반찬은 애호박나물과 열무김치, 콩나물, 삶은 양배추 등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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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손님들의 반응은 어떨까. 이곳을 가끔 찾는다는 김병범(43)씨는 이집 음식이 값싼 별미라며 최고라고 했다.

"별미에요. 값싸고 최고의 음식이지요."

온 가족이 다 와서 외식한다고 해도 1만 원 한 장이면 넉넉한 곳이 이곳이다. 양껏 담아 와서 자신의 취향대로 먹을 수 있다. 뷔페식으로 먹든 비빔밥을 먹든 그건 자유다. 필요한 그릇과 양념이 다 준비가 된다. 아마도 이곳이 가격대비 대한민국 최고의 밥상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봤다.

뷔페식으로 먹든 비빔밥을 먹든 그건 자유다.
 뷔페식으로 먹든 비빔밥을 먹든 그건 자유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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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광역시에 있는 이곳 식당은은 어렵게 공부하는 학생들과 이웃을 위한 배려가 있다.
 광주광역시에 있는 이곳 식당은은 어렵게 공부하는 학생들과 이웃을 위한 배려가 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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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먹거리는 날마다 열려있다. 아침 7시에 문을 열어 저녁 8시까지 영업을 한다.
 종로먹거리는 날마다 열려있다. 아침 7시에 문을 열어 저녁 8시까지 영업을 한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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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 식당을 인수한 지 올해로 3년째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이곳을 찾은 손님은 하루 2백여 명을 웃돌았다. 올해는 경기침체 탓인지 손님들의 발길이 다소 주춤하다.

"얘들 다 키워 부러서 돈 뜯어갈 사람 없은께 해요, 막내가 서른 둘 이에요. 그냥 봉사한다고 생각하고 소일거리로 일해요. 손님도 준데다 전기세, 수도세, 고추장, 된장... 모든 물가가 다 올라 걱정이에요."

이곳은 날마다 열려있다. 아침 7시에 문을 열어 저녁 8시까지 영업한다. 하루 삼시세끼니 식사가 가능한 곳이다. 추석과 설 명절만 쉰다. 주인아주머니 부부가 먹고 살고 용돈벌이 하는 즐거움이 유일한 낙이다. 가끔 취직했다며 인사차 찾아올 때면 정말 오지다고 말한다.

"취직해서 찾아올 때면 오져 죽겠어요."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다음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종로먹거리, #백반, #2천원 백반, #광주광역시 실비집, #맛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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