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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활짝 핀 철쭉과 영산홍. 꽃의 모양만으로 구별이 힘들다.
 요즘 활짝 핀 철쭉과 영산홍. 꽃의 모양만으로 구별이 힘들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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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이 생겼다. 흡사 일란성 쌍둥이 같다. 요즘 활짝 피고 있는 철쭉꽃과 영산홍 얘기다. 둘 다 달걀처럼 옆으로 둥근 모양의 잎이 나온 다음 꽃이 핀다. 꽃과 잎이 함께 피기도 한다.

하여, 산에서 자라면 철쭉, 정원이나 가로변에서 만나면 영산홍으로 구별하기도 한다. 꽃의 색깔이 연한 철쭉은 우리 것, 여러 가지 색깔로 화려한 영산홍을 '왜철쭉'으로 구분짓기도 한다. 그러나 말과 달리 구별이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이 철쭉과 영산홍이 한데 모여 꽃세상을 연출하고 있는 곳으로 간다. 지난 8일이다. 무등산과 어깨를 맞대고 있는 화순 만연산 자락이다. 산이지만 따로 발품 팔아 등산하지 않고도 만날 수 있는 철쭉 군락지다.

 철쭉과 영산홍이 활짝 핀 화순 수만리 도로. 환상적인 꽃길을 연출하고 있다.
 철쭉과 영산홍이 활짝 핀 화순 수만리 도로. 환상적인 꽃길을 연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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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연산과 안양산으로 가는 도로변에 활짝 핀 꽃잔디. 연분홍색의 카페트를 깔아놓은 것 같다.
 만연산과 안양산으로 가는 도로변에 활짝 핀 꽃잔디. 연분홍색의 카페트를 깔아놓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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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에서 화순으로 가는 너릿재 터널을 넘자마자 도로변과 산자락이 온통 철쭉으로 덮였다. 고인돌과 공룡 형상을 본뜬 꽃동산도 보인다. 색깔도 하얀색과 붉은색, 연분홍색으로 형형색색이다. 가을철 단풍보다도 더 현란한 색으로 눈을 유혹한다.

옛날 만석이와 연순이의 사랑 이야기가 서린 만연폭포 옆으로 난 도로를 따라 산으로 오른다. 철쭉이 진분홍색의 꽃잔디와 어우러져 더 환상적인 풍경을 선사한다. 한 폭의 수채화 풍경이다. 그 수채화 속으로 내가 들어가는 것 같다. 읍내 시가지를 내려다보며 구불구불 산길을 돌아가는 것도 재밌다.

만연산 큰재에 올라서니 지금까지와는 또 다른 풍광이 펼쳐진다. 그리 지대가 높은 것도 아닌데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다. 동쪽으로는 대동산, 서쪽으론 만연산이 뻗어 있다. 남쪽으로는 연나리봉, 북쪽은 무등산과 안양산이 병풍처럼 감싸고 있다. 첩첩산중 같다.

 만연산 철쭉공원. 철쭉과 꽃잔디가 활짝 피어 황홀경을 연출하고 있다.
 만연산 철쭉공원. 철쭉과 꽃잔디가 활짝 피어 황홀경을 연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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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연산 철쭉공원. 여행객들이 삼삼오오 꽃길을 걷고 있다.
 만연산 철쭉공원. 여행객들이 삼삼오오 꽃길을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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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가운데 철쭉공원이 자리하고 있다. 철쭉을 보려는 여행객들의 발길로 분주하다. 다들 철쭉군락 사이로 난 길과 나무 데크를 따라 걸으며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러내고 있다. 산천도 진녹색으로 화답하며 철쭉꽃과 소통한다. 이름 모를 새싹들의 생명력도 여기저기 엿보인다.

저만치 보이는 방목장에서 풀을 뜯는 흑염소 무리가 보인다. 길을 건너는 고라니의 발걸음도 느긋하다. 사람을 보고도 놀라 달아나지 않는다. 산자락을 따라 층계를 이루는 다랑이논도 정겹다. 마을사람들이 '한국의 알프스'라고 자부하는 만수마을 풍경이다.

해마다 가을이면 들국화가 흐드러져 '들국화마을'로도 불린다. 산간에 심은 지황, 백지, 방풍, 황금, 당귀 등 약초가 주된 소득원이다. 녹색농촌 체험마을, 자연생태 우수마을로 지정돼 있다. 주민들은 이를 이용한 체험프로그램을 운영, 많은 여행객들을 불러들이고 있다.

 국동리 일대 계단식 논. 화순 수만리 일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광이다.
 국동리 일대 계단식 논. 화순 수만리 일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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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밭을 고르는 할머니. 깨를 심기 위한 준비작업이다.
 밭을 고르는 할머니. 깨를 심기 위한 준비작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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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쭉공원은 무돌길(화순산림길)과 만나는 지점이기도 하다. 무등산을 한 바퀴 돌아가는 무돌길은 옛사람들이 오가던 길을 지도상에서 찾아 연결해 놓은 무등산의 둘레길이다. 모두 15개 코스 51.8㎞로 이뤄져 있다. 길은 화순구간 21㎞와 담양구간 11㎞, 광주동구구간 10.8㎞, 광주북구구간 9㎞ 등 4개 지자체를 지난다.

무돌길 화순구간을 따라 물촌마을로 간다. 숲 사이를 지나는 길이 한산하다. 별난 풍광은 없다. 하지만 계절이 계절인지라 생동하는 봄의 분위기를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다. 걸으면서 수많은 생각을 되새겨보는 기회도 갖는다. 길이 선사하는 감성 덕분이다.

 만연산 철쭉길. 무등산의 옛길을 따라가는 무돌길과 만난다.
 만연산 철쭉길. 무등산의 옛길을 따라가는 무돌길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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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순 서성제 풍경. 산중마을에 자리하고 있는 저수지다.
 화순 서성제 풍경. 산중마을에 자리하고 있는 저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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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은 물촌마을에서 오른편 국동리, 서성리로 내려가는 길과 왼편 안양산자연휴양림을 거쳐 화순 이서로 넘어가는 길로 갈라진다. 아스팔트 길을 따라 국동리를 거쳐 서성리로 가면 풍광이 아름다운 서성제와 만난다. 저수지 안에 작은 섬이 있고 거기에 환산정이 자리하고 있다.

조선조 병자호란 때 의병을 일으킨 백천 유함이 인조의 굴복 소식을 듣고 통곡하며 숨어 지내려고 지은 정자다. 나중에 저수지가 생기면서 물속의 섬으로 남았다. 다리를 건너 만난 정자가 150년 묵은 소나무와 어우러져 운치를 더해준다. 물위에 누워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는 버드나무도 애틋하다.

하지만 주변 풍광은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 도로 포장공사도 한창이다. 음식점도 우후죽순처럼 들어섰다. 거기서 들려오는 노래 소리가 귀에 거슬린다.

 서성제에 있는 환산정. 저수지 속 섬에 자리하고 있는 정자다.
 서성제에 있는 환산정. 저수지 속 섬에 자리하고 있는 정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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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성제에 누워 자라고 있는 버드나무. 뿌리를 드러내놓고도 녹색의 이파리를 틔웠다.
 서성제에 누워 자라고 있는 버드나무. 뿌리를 드러내놓고도 녹색의 이파리를 틔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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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촌마을에서 이서 쪽으로 가면 안양산자연휴양림과 만난다. 근대화되기 전 화순과 곡성, 광주를 잇는 교통의 요충지였다. 병자호란과 임진왜란 당시 의병들의 주둔지였던 둔병재이기도 했다.

지금은 지리적으로 가까운 덕에 광주사람들이 많이 찾고 있다. 인공림과 천연림이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뤄 삼림욕을 즐기기에 제격이다. 몇 십 년씩 묵은 편백나무와 삼나무 숲의 산책로도 예쁘다.

계절이 여름을 향하고 있지만 숲에선 아직도 초봄의 기운이 감돈다. 숲이 울창한 덕분에 공기가 맑고 바람결도 시원하다. 나무 냄새가 내 몸 구석구석을 활력의 음이온으로 채워주는 것 같다. 마음 속 깊은 곳까지 청량해진다.

귓전에 들려오는 감미로운 새소리와 풀벌레 소리도 여유를 선사한다. 내가 들이마시는 긴 호흡에 나무의 날숨이 들어오면서 나에게서도 어느덧 숲의 편안한 향기가 묻어나는 것 같다. 몸도 마음도 행복한 순간이다.

 안양산자연휴양림의 편백숲. 산림욕 코스로 제격이다.
 안양산자연휴양림의 편백숲. 산림욕 코스로 제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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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백숲 산림욕. 안양산자연휴양림에 자리하고 있다.
 편백숲 산림욕. 안양산자연휴양림에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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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 찾아가는 길
호남고속국도 동광주 나들목에서 광주 제2순환도로를 이용해 화순 방면으로 22번 국도를 타고 너릿재터널을 넘어 화순군청 이정표를 따라 교리터널을 지난다. 이 길로 전남과학기술고 입구를 지나 신기교차로에서 좌회전, 안양산길을 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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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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