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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과 뜰안에는 눈부신 햇살로 채소, 나무, 꽃들이 자랍니다.
▲ 봄의 시골집 텃밭과 뜰안에는 눈부신 햇살로 채소, 나무, 꽃들이 자랍니다.
ⓒ 강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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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집에는 찬란한 봄 햇살에 각종 먹거리인 부추와 마늘 그리고 채소와 꽃·나무·풀들이 자라고 있습니다. 지난 겨울은 유난히 추워서 홑잎 같은 오두막 집에서 겨울을 지내고 봄을 맞이했는데요. 자연의 봄 햇살이 얼마나 따스하고 소중한지 알게 됐답니다.

농촌에서는 도시의 아파트와는 달리 자연의 기운을 가까이에서 느끼며 살 수 있는 곳입니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창가에 환히 비치는 햇살과 새소리 바람 소리와 함석지붕 위에 떨어지는 빗소리 등을 들을 수 있는 자연 살이랍니다.

금순이와 방실이는 터밭과 시골집 뜰안을 다니며 평화롭게 살아요.
▲ 시골집을 지키는 강이지들 금순이와 방실이는 터밭과 시골집 뜰안을 다니며 평화롭게 살아요.
ⓒ 강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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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들이 편안하게 햇살을 쬐고 있는 행복한 시골집 풍경이 있습니다. 왼쪽 방실이와 금순이 엄마는 늘 저렇게 옆 동산과 들판을 바라보며 족제비나 살쾡이 등 외부 침입자들이 얼씬만 거려도 왕왕 짖으며 시골집을 지킵니다.

닭장 밖에선 강아지들이 토끼와 닭들을 구경합니다.
▲ 토끼와 닭들 닭장 밖에선 강아지들이 토끼와 닭들을 구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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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집 아줌마가 닭장에 동물들 먹이 주러 가면 강아지들도 따라와서 철망 밖에서 토끼와 닭을 구경합니다. 알을 품던 흰 닭은 배가 고팠는지 사람의 인기척에 뛰쳐나와 먹이를 먹으며 작은 토끼들을 마구 쪼아대며 이상한 행동을 합니다. 부화기에는 암탉들도 신경이 예민해지는가 봅니다. 잠깐 곡식을 먹고는 도로 알을 품으로 둥지 안으로 들어갑니다.

홑잎나무 곁에서 자랍니다.
▲ 백합과 키다리국화가 홑잎나무 곁에서 자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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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집 홑잎나무 옆에는 재작년에 심었던 백합이 꽃을 피우기 위해 부지런히 자라고 있어요. 옆에 있는 키다리 국화 순은 농부의 밥상에 된장찌개 거리로 애용되며 가끔 솎아 준답니다. 이른 봄에 입맛을 자극하던 홑잎사귀가 무성합니다. 올 가을에 빨갛고 작은 열매가 달리며 단풍이 절정에 다다르면 참 예쁠 겁니다. 빨간 열매는 당뇨에 좋다고 하여 효소를 만들 참입니다.

개복숭아 꽃이 지고나면 열매가달려 효소를 담을 참입니다.
▲ 개복숭아 꽃 개복숭아 꽃이 지고나면 열매가달려 효소를 담을 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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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개 복숭아꽃이 지고 나면 작은 복숭아들이 달리고 개 복숭아 효소 또한 건강에 좋은 차가될 거예요.

4년전에 도시 베란다 화분에서 기르던 작은 라일락이 시골집 뜰안에서 환한 꽃을 피웁니다.
▲ 라일락 꽃 4년전에 도시 베란다 화분에서 기르던 작은 라일락이 시골집 뜰안에서 환한 꽃을 피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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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귀농 하기 전에 도시 집의 발코니에서 기르던 작은 라일락을 시골집 뜰 안에 심었더니, 지금은 제법 자라서 환한 보라색 꽃을 피웁니다. 가까이 가면 매혹적인 라일락 향기에 저절로 입가에 미소가 번집니다.

꽃을 보면 즐거워지며 미소가 생기는 것은 특수한 호르몬이 사람 몸에서 분비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꽃을 가까이하는 사람들이나 음악가는 부드러운 미소와 인상 좋은 사람들이 많습니다.

아래서면 세상의 모든 시름을 잊게되요
▲ 복사꽃 그늘 아래서면 세상의 모든 시름을 잊게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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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사꽃 그늘 아래서면 세상 모든 시름 저만치 가고 입가엔 미소가 살포시 번지며 이 좋은 자연 살이를 왜 마다하고 살았는지 지나간 세월이 후회됩니다. 집착이 집착을 낳고 몸과 마음을 망가 뜨리기 전에 자연으로 돌아와 행복하게 살아야 합니다.

새끼 토끼들을 내다 팔았어요.
▲ 예산장날에 새끼 토끼들을 내다 팔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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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예산 오일장에 시골집 새끼토끼 여덟 마리를 상자에 넣어서 데리고 갔습니다. 토끼 열한 마리가 하루에 먹어 치우는 풀의 양이 얼마나 많은지 아침저녁으로 풀을 호미로 캐서 줬지만 모자랐습니다. 한창 크고 있는 새끼토끼들이 얼마나 먹는지 시골 아줌마, 몸살이 나 아침에는 코피가 흐르더군요.

예산장날에 내다 팔았어요.
▲ 새끼 토끼들 예산장날에 내다 팔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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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 토끼 세 마리와 항아리 속에서 새록새록 자라고 있는 갓난아기 토끼들을 제외하고 시장에 내다 팔기로 했어요. 아침에 토끼농장 주인에게 토끼 필요하냐고 전화를 했더니, 읍내 장날에 가면 자기 아내가 동물을 팔고 있다고 그리로 가져가라고 해 종이상자 안에 아기 토끼 여덟 마리를 싣고 갔어요.

동물 전 입구에 차를 새우고 토끼 상자를 내렸더니 제일 앞에 앉은 장사꾼이 먼저 뛰어나와서 달라고 합니다. "이것 뭐예요? 하길래 "토끼 새끼예요"라고 했더니 낚아 채듯 토끼 상자를 가져갑니다.

"저 토끼농장 주인하고 전화하고 그 집 줄려고 왔는데요."라고 했더니, 장사꾼 왈.

"내가 바로 그 사람이요."

아무리 봐도 그 집 아닌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그는 무조건 달라며 토끼를 보더니 2만5000원을 줬습니다. 나는 "안돼요, 새끼토끼 3000원이면 제법 큰 토끼는 5000~6000원 준다고 했는데요?"라며 흥정했습니다. 옥신각신했지요. 장사꾼은 만 원짜리 지폐 석 장을 줬습니다. 우리의 흥정이 끝났습니다.

토끼를 팔고 뒤돌아 오는데 아침저녁으로 쳐다보던 귀여운 아기 토끼들이 작은 철장에 갇히는 것을 보게됐습니다. 뒤돌아서니 마음이 짠합니다. 토끼장에서 아기 토끼들을 상자 안에 집어 넣을 때 엄마 토끼가 다가와서 킁킁거리며 이별을 하는 모습도 아른거립니다. 그래서 생각 끝에 토끼 판돈으로 묘목 몇 그루를 샀습니다.

옻나무, 마가목, 대봉감나무와 단풍나무를 샀습니다.
▲ 토끼를 팔아서 구입한 묘목들 옻나무, 마가목, 대봉감나무와 단풍나무를 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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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위에 어린 옻나무 두 개 5000원. 우측에 여성 골다공증에 좋다는 마가목 1만5000원, 겁나게 맛좋다는 대봉나무 1만 원 그리고 어린 단풍나무 두 그루를 2000원에 샀습니다. 옻나무는 지난 장 때 봤는데 옻탈까봐 무서워서 못 만졌지만, 주말에 이웃집에서 토종닭으로 만든 옻닭을 먹었는데 맛도 좋고 등에 땀이 날 정도록 몸이 후끈 달아오르며 속이 시원하더군요. 옻나무를 열심히 길러 옻순도 따먹고, 옻닭도 만들어서 지인들과 몸보신도 할 참입니다. 옻나무는 어혈을 제거해주고 기생충을 없애며 소화불량으로 인한 요통에 좋다고 합니다.

방실이가 텃밭에서 일하는 촌 아낙을 따라 다니며 놀아 달라고해요.
▲ 노지딸기와 방실이 방실이가 텃밭에서 일하는 촌 아낙을 따라 다니며 놀아 달라고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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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오니 방실이가 놀아 달라고 졸졸 따라다니며 텃밭에 앉아서 토끼 줄 풀을 캐는데 일을 못하게 앞에서 놀자고 합니다.

시골집 노지 딸기꽃이 총총 피어나는 곳에서 방실이가 드러누우며 좋다고 합니다. 강아지들도 늘 사람이 놀아줘야 우울증에 안 걸린다고 하네요.

각종 산야초와 꽃들을 해마다 심어요.
▲ 시골집 정원 각종 산야초와 꽃들을 해마다 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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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집에는 해마다 촌아낙이 낮에 나가서 벌어온 돈으로 예쁜 야생화와 각종 산야초와 과일나무들을 사다가 심습니다. 딸기도 몇년 전에 한두 포기 사다가 심었는데 지금은 두어 평 텃밭 가득 딸기밭이 되었답니다.

몇년 전에 심은 사과나무에도 올해도 사과꽃이 제법 피었네요. 당귀도 겨울을 이기고 파릇파릇 잎사귀를 틔우며 향긋한 냄새를 피웁니다. 달래도 여기저기 번져서 식탁에 오르고요. 자연의 작은 풀들조차도 해마다 봄이면 우리 곁으로 찾아오는데 사람은 한 번 떠나면 온데간데 없습니다. 그동안 세상살이에 파묻혀 잊고 살았던 자연으로 돌아오게 해준 모든 이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태그:#시골집, #라일락, #백합, #새끼토끼, #묘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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