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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근형 인천시교육감 구명 탄원서.
 나근형 인천시교육감 구명 탄원서.
ⓒ 장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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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지역 일부 학교에서 관리자들이 인사 비리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나근형 교육감의 구명 탄원서를 받고 있어 물의를 빚는 가운데(☞관련기사), 기자가 탄원서 전문을 지난 13일 입수했다.

탄원서는 인천지방검찰청 검사장에게 보내는 것으로 탄원서 작성 주체는 명시돼 있지 않다. 나 교육감의 치적 홍보가 탄원서의 주된 내용이다. 탄원서가 돈 경로나 내용을 봤을 때 시교육청이 탄원서를 작성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탄원서의 내용을 보면, 나 교육감은 인사 시기마다 다양한 방법으로 무작위 의견을 수렴·청취하는 공정하고 독특한 인사 철학으로 정평이 나있다며 곡해되거나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바로잡아서 인천 교육의 빠른 신뢰 회복을 희망한다고 했다.

또한 나 교육감은 재임기간 동안 ▲2012년 초등학교 국가수준학업성취도평가 결과 기초학력미달 학생 감소율 전국 1위 ▲2013년 대학 입시 전년 대비 명문대 합격생 119명 증가 ▲인천진산고 제2과학고 전환과 전국 최초 과학예술영재학교 송도 유치 ▲2012년 전국소년체육대회 6위 달성 등 여덟 가지의 업적을 달성해 인천 교육공동체에 큰 희망을 안겨준 미더운 교육감이라고 칭송했다.

아울러 고의성이 없는 '근무성적 평정, 승진 임용 등 업무처리 부적정'이라는 허물로 인해 그동안 공적이 간과돼 백년대계 교육활동이 좌절되지 않도록 현명한 판단을 해달라고 탄원했다.

"나 교육감, 무슨 낯짝으로 탄원서 돌리는지..."

이 탄원서와 관련해 인천의 ㄱ고등학교 한 교사는 "교장이 교장단회의에 다녀오더니 교사들에게 탄원서를 돌리고 14일 오전까지 내야한다고 했다"며 "강제성은 없었지만 교장의 눈치를 보는 20%의 교사는 서명한 것 같다"며 "(나 교육감은)지난 10년간 3선 교육감으로 있으면서 인사 관련 문제로 여러 번 언론에 보도된 것으로 아는데 무슨 낯짝으로 이런 탄원서를 돌리는지 이해할 수 없다, 화가 난다"고 말했다.

이강훈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인천지부 정책실장은 "탄원서 내용을 보면 자기 치적만 나열돼있는데 시교육청에서 작성해 교장단회의 때 제공한 것이라는 의혹이 든다"며 "지금 사태에 대한 교육감이나 주변 사람 인식이 개탄스럽다, 학교 현장의 일부 관리자들이 기본 상식에서 벗어나 교사들에게 서명을 강요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은 "탄원서가 돌고 있는 것은 알지만, 교육청에서 왈가왈부할 사항이 아니"라며 자신들과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일부 학교에서 관리자가 탄원서의 내용을 밝히지 않은 채 서명을 강요했다는 지적에 대해 해당 학교 교장들은 "탄원서를 받은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한편, 지난 13일 열린 인천시의회 207회 임시회 1차 본회에서 김영태 시의회 교육위원장은 5분 발언을 통해 "나 교육감이 10년간 수장으로 지내오면서 학연과 지연으로 공무원 조직이 형성됐다는 여론이 무성했고, 인천 교육계에서 공공연히 아는 사실"이라며 "이번 사건을 무마하려는 일부 사람들이 구명 탄원서를 준비하다가 비난 받는 일이 있었다, 아직까지도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나 교육감 탄원서 전문이다.

존경하는 인천지방검찰청 검사장님!
맑고 깨끗한 선진사회 구현과 정의로운 사회상 정립을 위해 불철주야 고생하시는 노고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2013학년도 우리들의 미래이자 희망인 53만 명 이상의 인천 학생들을 보다 안정되고 좋은 교육환경에서 바른 인성을 지닌 창의인재로 육성하고자 함은 인천 시민과 교육가족 모두의 바람이며, 그 어떠한 이유로도 흔들릴 수 없는 최우선 책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최근 나근형 교육감의 인사의혹과 관련한 압수수색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매 인사시기마다 다양한 방법으로 무작위 의견을 수렴·청취하는 공정하고 독특한 인사 철학으로 정평이 나 있는 나근형 교육감에게 공정한 수사를 받을 수 있게 하고, 곡해되거나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바로 잡아서 인천교육의 빠른 신뢰회복을 희망하는 바입니다.

나근형 교육감은 재임기간 동안, 인천을 '교육하기 좋은 도시'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로,
첫째, 2012년 초등학교 국가수준학업성취도평가 결과 기초학력미달 학생 감소율 전국 1위,

둘째, 금년 대학입시 전년대비 명문대 합격생 119명 증가,

셋째, 시·도 교육청 평가 2위 달성으로 125억원의 포상금을 받는 등 침체되었던 인천교육에 획기적인 발전과 새바람을 불러일으킨 신뢰받는 교육감입니다.

넷째, 인천진산고를 제2과학고로 전환 설립하였고, 전국 최초 과학예술영재학교를 송도에 유치·확정하였으며,

다섯째,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중·고등학생의 학교 적응을 위하여 대안학교인 '해밀학교'를 개교하였으며,

여섯째, 2012년도 전국소년체육대회에 6위 달성

일곱째, 교육과학기술부 주최로 Wee can 희망프로젝트 '나를 깨워라'를 주제로 한 '제1회 Wee 희망 대상' 수상

여덟째, 사교육비 감소율 전국 1위를 달성하는 등 재임기간 동안 일궈낸 눈부신 성과로 인한 인천 교육공동체 모두에게 큰 희망을 안겨준 미더운 교육감입니다.

이러한 교육성과로 한창 탄력받은 인천교육이 또 다른 비상을 꿈꾸는 중요한 시점에서, 어떠한 경우에도 미래를 이끌어갈 학생들이 피해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며, 이번 일로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이미 '주의' 처분을 받은 사안으로써 나근형 교육감의 그동안 눈부신 공적을 감안하여 공정한 수사를 받을 수 있도록 간곡히 호소합니다.

존경하는 지검장님!
나근형 교육감이 앞으로 남은 임기 동안 자신감을 가지고 야심차게 계획하고 있는 과업들을 성공적으로 완수하여 학생, 학부모, 교사, 인천 시민들의 기대와 소망에 부응하길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고의성이 없는 '근무성적 평정, 승진 임용 등 업무처리 부적정'이라는 허물로 해서, 그동안의 공적이 간과되어 백년대계의 교육활동이 좌절되지 않도록 현명한 판단을 해주실 것을 인천교육을 염려하는 모두의 이름으로 간곡하게 탄원합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태그:#나근형, #인천시교육감, #인천시교육청, #인사비리, #탄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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