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이경

배우 이이경(26)은 지난 1월 28일 종영한 KBS 2TV 드라마 <학교 2013>에서 '오정호 패거리'라 불리는 일진 무리 중 이이경 역을 맡았다. ⓒ HB엔터테인먼트


 
KBS 2TV <학교 2013>의 일진 '오정호 패거리'는 드라마가 끝난 요즘 반전의 미학을 증명하고 있다. 극 중에서는 문제아를 연기했던 배우 이지훈(이지훈 역)·이이경(이이경 역)·곽정욱(오정호 역)이 실제로는 자기 일 잘 하는 건실한 청년이라는 기분 좋은 간극은 3인방에 대한 호감도를 높여 놨다.

이이경의 경우, 극 중 유일한 친구인 정호와 지훈이를 살뜰히 챙기는 것처럼 곰살가운 성격  만큼은 실제도 비슷하다. 인터뷰를 위해 <오마이스타> 사무실에 들어서자마자 스스럼없이 휴대폰을 맡기며 충전을 부탁하거나, 사인을 요청하는 팬에게 먼저 '셀카'를 찍자고 포즈를 취하는 모습에서 붙임성이 묻어났다.

<백야>와 <학교 2013>의 상관관계

<학교 2013>의 캐릭터 이이경이 공부와는 담 쌓고 살았다면, 배우 이이경은 하고 싶은 분야  만큼은 열심히 경험하며 살았다. 특히 예체능에 관심이 많았다. 중학교 때부터 가라테를 배웠고 대학에서 사회체육학을 전공했으며, 타악기 연주를 좋아해 잼베·카혼·봉고 등을 다룰 줄 안다.

"플루트도 불 수 있지만, 취미가 타악기 연주예요. 집에 잼베, 카혼, 봉고가 있는데 대학교에서 길거리 공연도 하곤 했어요. 2010년 여름에는 혼자 가방에 잼베 하나 들고 태국으로 여행을 갔거든요. 길에서 원더걸스의 '노바디'를 연주했는데, 외국인들이 따라 부르고 춤추는 걸 보고 소름이 돋았어요."

배우로 길을 정한 건, 군대에서 본 드라마 <아이리스>에 감명을 받아 서울예대 연기과로 편입하면서부터다. 이후 작은 규모의 연극과 뮤지컬, 타 학교 영화과 학생들의 습작에 출연하던 이이경은 이송희일 감독의 <백야>에 주연으로 캐스팅되는 기회를 얻었다.

남자와의 하룻밤 사랑을 그린 내용 때문에 부모님의 거센 반대에 부딪히기도 했지만, <백야>라는 굵직한 경력은 <학교 2013>의 캐스팅에 도움이 됐다. 반대로 <학교 2013>은 연기자가 되길 반대하는 부모님의 마음을 돌리게 만든 일등공신이니, '쌍끌이' 전략인 셈이다.

<백야>는 '백야' '지난 여름, 갑자기' '남쪽으로 간다' 세 편으로 이뤄진 연작. 이이경은 '백야' 촬영을 마친 후에 '남쪽으로 간다' 제작부를 자처했다. 현장에서 밥 하고 커피 타는 잔심부름부터 제작에 필요한 이모저모를 도왔다. 그렇게 애정을 쏟은 영화가 제63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된 덕분에 이이경은 이번 구정을 독일에서 보내게 됐다. 

"제가 카메라 앞에만 서봤잖아요. '정작 카메라 뒤를 아는 배우가 얼마나 있을까'라는 생각에 다 해보고 싶었어요. 고생보다는 되게 재밌게 했어요. 물론 일회성이라고 생각해서 재밌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짧은 시간 안에 많은 걸 배웠어요." 

 이이경

이이경 ⓒ HB엔터테인먼트


틈나는 대로 시나리오도 써왔다. 시간이 허락된다면, 연기하는 친구와 함께 연출도 하고 출연도 하는 영화를 만들어 볼 셈이라고. 내용을 물으니, '냄새를 맡지 못하는 요리사' '트럭커로 사는 노부부' 등 두 가지 시나리오를 신이 나서 풀어놨다. 아직 미완이지만, 솔깃한 영화 제작자가 있다면, 배우 아니 작가 이이경에게 문의하시라.

"차기작이 tvN 드라마 <나인>으로 결정됐어요. 이진욱 형이 맡은 선우가 과거로 돌아갔을 때의 친구 역할이에요. <학교 2013> 생각하고 보면 실망하실 분들도 있을지 모르겠는데, 나중에 의사가 되는 모범생 캐릭터라 연기 스펙트럼을 넓힐 수 있을 것 같아서 선택했어요.

배우로서 달리긴 달리되, 천천히 가고 싶어요. 신인이 할 수 있는 다양한 역할을 공백기 없이 마음껏 해보면서 놀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궁극적으로는 감사함을 아는 배우로 사는 것이 목표입니다."

학교 2013 이이경 오정호 백야 이송희일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