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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라노시청 홈페이지에 소개되어 있는 자매도시. 밀라노시는 15개 도시와 자매결연을 맺고 있는데 대구는 빠져 있다.
 밀라노시청 홈페이지에 소개되어 있는 자매도시. 밀라노시는 15개 도시와 자매결연을 맺고 있는데 대구는 빠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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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가 이탈리아 밀라노시와 자매결연을 맺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자매결연을 맺었다며 14년 동안이나 거짓 홍보를 해왔다는 보도와 관련, 시는 9일 오후 해명보도자료를 내고 "대구-밀라노는 자매결연을 체결하였으며 '대구시는 거짓말을 하지 않았습니다'"라고 밝혔지만 오히려 의혹만 증폭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관련기사 : "밀라노와 자매결연" 대구시 거짓홍보로 망신)

대구시는 "지난 7일 보도자료를 통해 밀라노시와 1998년 12월 14일 자매결연을 분명히 체결하였다는 사실과 그동안 양 도시는 자매결연 관계를 토대로 교류활동을 진행해 왔다는 사실을 상세히 설명했다"며 "일각에서 '대구시와 밀라노시는 자매결연 관계가 아니며, 15년 동안 시민들을 속여왔다'는 등의 기사가 보도되기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이어 "양 도시 간 자매결연은 먼저 한국염색기술연구소, 한국섬유개발연구원, 대구패션디자인연구센터 등 섬유패션 관련기관의 활발한 교류협력이 바탕이 되었다"고 밝히고 "1988년 8월 뻴리데리 밀라노 시장이 대구를 방문하여 협력 관계를 논의한 것이 본격적인 계기가 되었다"고 말했다. 이듬해인 1989년 밀라노에서 양 도시 간 자매결연 체결을 위한 공동선언문에 서명하고 1998년 12월 14일 밀라노에서 자매결연이 체결되었다는 것이다.

대구시는 자매결연이 체결되었다는 증거로 1998년 9월 17일 당시 가브리엘레 알베르띠니 밀라노 시장이 문희갑 대구시장에게 보낸 편지를 공개했다. 이 편지에는 "1998년 7월 20일자로 보낸 서신에 대한 답장을 보낸다"며 "시장님께서 밀라노 방문 기간중에 양 도시 사이의 자매결연 협정을 체결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는 내용이 들어가 있다.

대구시, 편지 등 공개하며 "거짓말 하지 않았다" 반박

1999년 9월 10일 밀라노 가브리엘레 알베르띠니 시장이 당시 문희갑 대구시장에게 보낸 서신을 9일 오후 대구시청이 공개했다. 이 편지에는 자매결연을 맺었다는 내용이 들어가 있지만 편지의 주된 내용은 대구에서 열리는 달구벌축제에 방문할 수 없다는 내용이다.
 1999년 9월 10일 밀라노 가브리엘레 알베르띠니 시장이 당시 문희갑 대구시장에게 보낸 서신을 9일 오후 대구시청이 공개했다. 이 편지에는 자매결연을 맺었다는 내용이 들어가 있지만 편지의 주된 내용은 대구에서 열리는 달구벌축제에 방문할 수 없다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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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는 또 가브리엘레 시장이 1999년 9월 10일자로 보낸 편지도 공개했다. 이 편지는 당시 문희갑 시장이 대구에서 10월 1일부터 열리는 달구벌축제 기간중에 초청을 한 것과 관련해 공적인 일정으로 응할 수 없다는 내용의 편지이다.

이 편지에는 "대구와 밀라노시는 자매도시로 맺어졌으며 밀라노 체육협회와 협력해 대구에서 개최하게 될 유소년 축구팀과의 시합과 같은 문화행사뿐 아니라 행정·패션·예술 분야의 교류활동으로 확대되어 가길 확신한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하지만 당시 밀라노 시장이 보낸 서신은 아무런 구속력이 없는 편지에 불과하기 때문에 대구시가 낸 해명보도자료는 옹색한 변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더구나 밀라노시가 2011년 12월 자매도시가 아니라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전해왔음에도 불구하고 대구시는 자매결연 도시라고 버젓이 홍보해왔다.

밀라노시는 대구시에 "1998년 12월 체결한 협정서는 향후 자매결연 체결을 희망하는 의향서였으며 밀라노시의 행정절차상 우호교류협정 체결 후 2~3년에 걸쳐 교류를 통해 양 도시 관계가 긴밀해지면 자매도시협정을 체결한다"고 말하고 "대구시와는 잔여 절차를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공식적으로 자매도시로 볼 수 없다"고 통보했다.

그렇지만 대구시는 누리집을 통해 자매도시라고 밝히고 보도자료와 책자를 통해서도 밀라노시가 자매도시라고 홍보해 왔다. 자매도시가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계속해서 거짓말을 해온 것이다.

대구시는 지난해 2월 22일자 보도자료에서 "해외자매도시 교류 패러다임 확 바꾼다"며 "금년도부터 해외자매우호도시와 교류 패러다임을 문화·인적중심에서 의료관광, 경제교류, 특성화된 문화교류 중심으로 바꿔 교류 활성화를 추진한다"고 설명하고 자매도시로 밀라노시를 소개했다.

시는 보도자료에서 "특성화된 문화예술교류 분야는 해외자매우호도시와 각종 축제 시 예술단을 상호 파견했으나 금년도부터는 상트페테르부르크(러시아) 미술교류, 고베시(일본) 도시디자인 교류, 밀라노(이탈리아) 오페라 교류, 히로시마(일본) 종합예술교류로 차별화된 문화예술교류를 통해 자매우호 도시 간 협력을 증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밀라노시 '자매도시' 부인했지만, 대구시는 계속 주장

2012년 8월 행정안전부가 펴낸 '지방자치단체 국제교류현황'에 대구시는 이탈리아 밀라노시가 자매결연을 맺은 도시로 소개했다. 하지만 대구시는 이미 2011년 12월 밀라노시로부터 자매결연 도시가 아니라는 통보를 받은 상태여서 국민들을 속인 것은 물론이고 국제적인 신뢰를 상실했다는 비난이다.
 2012년 8월 행정안전부가 펴낸 '지방자치단체 국제교류현황'에 대구시는 이탈리아 밀라노시가 자매결연을 맺은 도시로 소개했다. 하지만 대구시는 이미 2011년 12월 밀라노시로부터 자매결연 도시가 아니라는 통보를 받은 상태여서 국민들을 속인 것은 물론이고 국제적인 신뢰를 상실했다는 비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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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는 또 지난해 8월 행정안전부에서 펴낸 책 <지방자치단체 국제교류현황(지자체별)> 에서도 밀라노시가 자매도시라고 소개했다. 밀라노시는 자매도시가 아니라는데 대구시는 자매도시라고 계속해서 우겨온 것이다.

밀라노시청 누리집에는 자매결연을 체결한 도시와 체결한 날짜를 상세히 소개하고 있다. 밀라노가 소개한 자매도시는 과달라하라(2008년 6월 20일), 세인트폴(1961년 7월 28일), 토론토(2003년 6월 30일), 시카고(1962년 6월 25일), 멜버른(2004년 7월 21일), 텔 아비브(1997년 10월 16일), 크라쿠프(2003년 6월 10일), 상트페테르부르크(1967년 10월2일), 오사카(1981년 4월 10일), 상하이(1979년 7월 3일), 다카르(1974년 4월 23일), 리옹(1967년 9월 22일), 버밍엄(1974년 6월 5일), 베들레헴(2000년 5월 22일), 프랑크푸르트(1969년 10월 21일) 등 15개 도시이다.

밀라노시는 대구시를 자매도시로 인정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대구시는 9일 해명보도자료를 통해 "밀라노시측에서 과거 자매결연과 관련된 보존서류가 없다는 이유로 대구시와 자매결연을 부인하는 주장에 대해 대구시는 자매결연 체결이 정상적으로 추진되었다는 사실을 명백히 입증하는 서류를 재차 송부해 과거 자매결연 체결 사실을 재확인하고 추후 자매도시로서 교류를 지속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구시가 해명자료를 내놨지만 거짓을 덮기 위한 변명에 불과하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담당자들에 대한 문책 필요성마저 제기되고 있다. 자매결연을 추진할 당시의 관계자들은 밀라노시와의 추진과정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았으며 공동선언문에 서명한 이후에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2011년 12월 자매도시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계속해서 시민들을 속여왔다.

이에 대해 대구시의회의 한 의원은 "대구시가 해명을 한다는 것이 오히려 자신들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을 드러낸 꼴"이라며 "담당자들을 강력하게 문책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밀라노시가 통보한 이후에도 거짓말을 해온 것을 시민들이 알면 얼마나 부끄럽겠느냐"며 "스스로 자매결연도시라고 주장하면서 추가협정을 맺는다고 하는 것은 계속해서 거짓말을 하겠다고 우기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비난했다.


태그:#밀라노, #자매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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