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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구찜(아귀찜) : 아귀에 콩나물·미나리·미더덕 따위를 넣고 갖은 양념을 해 고춧가루와 녹말풀을 넣어 찐 음식.'

아구(아귀 경상도 토박이말)는 못생겼습니다. 하지만 맛있습니다. 아구찜은 경남 마산 토박이 음식입니다. 물론 다른 지역에도 아구찜은 있지만, 마산 아구찜은 조리법이 조금 다릅니다. 찬바람에서 20~30일 동안 말린 아구에 고춧가루와 다진 파·마늘 따위 양념과 미더덕·콩나물·미나리 재료를 넣어 만듭니다. 즉 마산 아구찜은 '말린' 것이고, 다른 지역은 '생물' 아구찜입니다.

아구는 약 30년 전만해도 뭍으로 올라오면 버려지는 물고기였습니다. 그러다가 어부들이 선술집에 가져와 술 안주로 만들어달라고 하면서 아구찜으로 탄생합니다. 그런데 저는 말린 아구찜보다는 생물 아구찜에 입맛에 더 맞습니다. 지난 13일, 장모님께서 아구찜을 사주신다고 하셨습니다.

"아구찜 먹을까?"
"예 좋습니다. 아구찜 먹고 싶었는데..."
"지난번에 갔던 집은 영 아니더라. 돈 좀 벌었다고 그런지... 시장 안에 아구찜 아주 맛있게 하는 집이 있다. 그 집으로 가자."

 1년 중 파래가 가장 맛있을 때입니다. 입안에 넣으니 사르르 녹았습니다.
 1년 중 파래가 가장 맛있을 때입니다. 입안에 넣으니 사르르 녹았습니다.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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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구찜이 나오기 전에 밑반찬이 나왔습니다.

"파래가 제철이다. 한 번 먹어보게나."
"입안에 들어가니 사르르 녹네요. 식초가 조금 더 들어갔으면 좋았을 것인데."
"나도 며칠 전에 파래 뜯어러 갔다가 넘어졌다."
"어디로 가셨어요."
"당연히 동네 앞이지."
"파래가 이렇게 맛있는 줄 몰랐어요. 미역도 맛있네요."
"깔끔하지?"
"예. 이 집 음식이 깔끔해요."

 미역을 입안에 넣으니 미끌하면서 입안으로 쏙 들어갔습니다.
 미역을 입안에 넣으니 미끌하면서 입안으로 쏙 들어갔습니다.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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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역은 미끌미끌합니다. 그래서 좋아하지 않는 분들도 있지만 미역만큼 좋은 반찬도 없습니다. 그리고 동치미가 나왔습니다. 찬바람 불었는데 동치미를 보니 입맛이 더 났습니다.

"동치미도 맛깔나네요. 동치미는 겨울에 먹어야 제맛이잖아요. 찬바람이 불었는데 이를 알았는지 동치미를 냈네요."
"동치미가 왜 나왔는지 아는가?"
"겨울이잖아요?"
"아니지, 아구찜이잖아. 반찬을 보게 김치만 빼고 고춧가루가 들어간 음식이 없지."
"듣고 보니 그렇네요."

 시원 동치미. 매운 아구찜에 찬바람까지 부니 동치미가 더 맛났습니다.
 시원 동치미. 매운 아구찜에 찬바람까지 부니 동치미가 더 맛났습니다.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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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구찜에 올라온 반찬은 간단했습니다.
 아구찜에 올라온 반찬은 간단했습니다.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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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그랬습니다. 원래 파래무침에도 고춧가루를 넣는데 넣지 않았고, 미역무침에도 고춧가루를 넣으면 매콤한데 그렇게 조리하지 않았습니다. 아구찜집 밑반찬은 김치 외에는 고춧가루가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틀림없이 아구찜 때문일 것입니다. 드디어 아구찜이 나왔습니다. 아삭아삭 씹히는 콩나물, 정말 아구보다 콩나물이 더 맛있습니다.

 2만5천원짜리 아구찜. 세 사람이 다 먹지 못해 집에 싸왔습니다. 아구찜도 듬뿍입니다.
 2만5천원짜리 아구찜. 세 사람이 다 먹지 못해 집에 싸왔습니다. 아구찜도 듬뿍입니다.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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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구찜이 엄청나네요."
"작은 거 시켰는데 이렇게 많이 나오잖아."
"세 사람이 다 먹지 못할 것 같아요. 작은 것이 아니라 큰 아구찜 같아요."
"이 집은 많이 준다. 아낌없이 주는 것이지."
"정말 맛있어요. 매워 입안 얼얼하면서도 맛있어요. 우리 아이들도 데려와 함께 먹었으면 좋겠어요."
"데려와서 한 번 먹여보게나."

아구찜이 얼마나 많은지 먹어도 먹어도 다 먹지 못하고 결국 집으로 싸왔습니다. 아이들이 얼마나 좋아했는지 모릅니다. 물론 외할머니와 엄마와 아빠처럼 맛있게는 먹지 못했지만. 아이들 데리고 꼭 한번 가야겠습니다.

 김이 모락모락나는 흰밥 위에 아구찜. 지금 생각해도 입안에 침이 '남강'(진주에 흐르는 강이름)입니다.
 김이 모락모락나는 흰밥 위에 아구찜. 지금 생각해도 입안에 침이 '남강'(진주에 흐르는 강이름)입니다.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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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아구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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