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0.1%라도 이자 높은 상품 찾아 삼만리

2012년 하반기 예금금리가 4% 아래로 떨어졌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금리가 물가상승률 보다는 높아야 한다 생각한다. 물가상승률 4%라면 금리도 4%이상은 되어야 돈의 가치가 그대로 유지되기 때문이다.

저축을 돈을 모으기 위한 것이라 생각하면 당연히 이자에 민감해지며, 0.1%라도 높은 이자를 받아, 더 많이 모으는 것을 저축의 목적으로 여긴다. 한 푼이라도 더 모아야 하는데 물가상승률 보다 낮은 이자로 손해까지 본다 생각하면 저축하기 꺼려지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저축에서는 이자가 아닌 원금이 훨씬 더 중요하다. 원금 1억이면 년 4% 이자는 400만 원이지만, 원금이 100만 원이면 년 4% 이자는 일년에 4만 원이다. 이자를 1% 더 받아도 일년에 5만 원이고 1% 덜 받아도 일년에 3만 원이다. 원금이 적다면 1~2%의 이자 차이가 돈을 불리는 데 그다지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

이자가 낮아도 저축이 중요하다

이자를 따지기 전에 먼저 저축을 왜 하는가 그 이유부터 생각해 보자. 저축은 3개월이 될지, 3년이 될지 모르지만, 어쨌든 나중에 쓸 돈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돈이 없어 빚을 지거나, 아예 쓰지 못하는 불행을 막기 위함이다. 그 누구도 돈 쌓아놓고 또는 통장에 돈 넣어 놓고 그저 감상하려고만 저축하지 않는다. 결국 돈을 모으는 것, 즉 저축을 하는 이유는 어떤 용도로든지 그것을 쓰기 위해서다.

저축의 목적을 단지 돈을 모으는 것이 아니라 내가 쓸 돈을 모은다. 즉 돈을 쓰기 위한 저축이라고 정의해보자. 저축은 원금이 중요하다고 했다. 원금을 키우려면 쓰지 않고 계속 모아야 한다. 그런데 저축은 쓰기 위한 것이다. 즉 모아서 쓰고, 또 모아서 쓰는 과정이 반복되는 것이지 무조건 모으는 과정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물론 돈을 아주 많이 버는 사람이라면 계속 모으기만 하는 것이 가능할 수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가정은 모은 돈은 대부분 다시 다 쓰게 된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평균 가계 저축률은 2000년 10.7%에서 2001년 6.4%, 카드대란이 일어났던 2002년은 2.2%, 2010년에는 3.2%를 기록하며 지금까지 한 자리 숫자를 맴돌고 있다. 이것은 모아서 쓸 돈만 있지, 계속 모을 수 있는 돈은 거의 없다는 현실을 말해준다.

저축이 모아서 쓰는 과정의 반복이기에, 결과적으로 원금이 커질 시간이 없다. 따라서 낮은 이자율은 저축을 하는 데 있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물가상승률보다 금리가 낮으면 손해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어차피 원금 자체가 크지 않기에 그 손해는 무시할 수 있는 정도다. 오히려 진짜 손해는 돈이 필요한데 저축해놓은 돈이 없거나, 돈이 있어도 집이나 투자에 묶여 현금화 할 수 없어 빚 내서 이자 무는 경우다.

'0.1%라도 더 이자 받는 금융상품을 찾아야 하는 것 아닐까?'라는 갈등이 들면 실제 내가 저축하는 원금과 이자 금액을 계산해 보기 바란다. 많지 않는 돈을 가지고 굳이 고민할 필요 없다는 결론이 나올 것이다.

4%적금이 실제는 2%라는 주장의 허상

많은 재테크 서적에서 적금 이자가 실제 표시된 것보다 낮다는 주장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연 4% 적금이라고 한다면 실제 이자는 4%가 아닌 그 절반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것은 1년 만기 적금의 경우 첫 달에 납입한 돈은 12개월 동안 예치되기 때문에 4%를 다 받지만 마지막 12번째 달에 납입한 돈은 1개월만 예치되기 때문에 이 경우는 4%의 1/12 인 약 0.33% 금리만 적용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이자에 붙는 이자소득세 15.4%까지 감안하면 4% 적금이 1년 후 수령하는 이자로 계산한 금리는 약 절반인 1.8%밖에 되지 않는다. 이렇게 따져보면 적금은 물가상승률에도 못 미쳐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손해보는 저축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생각에 편승해 저금리 시대에는 물가상승률에도 못 미치는 적금보다는 펀드 같은 투자상품들이 더 낫다는 주장들도 많다.

적금금리가 실제보다 절반에 불과하다는 일견 일리 있어 보이는 이 주장은 그러나 틀린 생각이다. 1년짜리 적금의 마지막 12개월차 금리는 12개월이 아니라 1개월만 예치하기 때문에 0.33%를 받는 것은 당연하며 만약 12개월을 예치한다면 당연히 4%를 받을 것이다.

예치기간이 모두 다른 적금이자를 일괄적으로 합해 놓고 한 달 예치한 것이나 12개월 예치한 것이나 모두가 1년 예치하고 받은 것처럼 금리를 계산하는 것은 분명 틀린 계산방식이다. 따라서 이자소득세까지 감안한다면 정확한 금리는 4% 적금인 경우 약 3.4%라고 보면 된다.

이자소득에 대한 부분도 고려할 것이 있다. 예금에 이자가 붙었다면 그 이자에 대해 이자소득세 15.4%가 붙는다. 그러나 모든 예금에 똑 같은 세금이 붙는 것은 아니며 비과세 예금, 세금우대 (농특세 1.4% 만 부과, 3000만원까지 농,수,축협 마을금고,신협예금), 세금우대 종합예금 (9.5%만 부과, 천만원까지)을 활용하면 이자소득세를 줄일 수 있다.

세금 때문에 적금보다 펀드가 낫다고 생각한다면 따져봐야 할 것이 이자소득세보다 더 큰 펀드 수수료다. 펀드 수수료는 그 종류에 따라서 여러 가지 방식이 있지만 일반적으로 국내주식형의 경우 원금의 2~2.5% / 해외주식형은 2.5%~3%정도로 이것은 이자가 아닌 원금에 붙기 때문에 실제 공제되는 금액이 이자소득세에 비해 더 크다.

펀드 수익율이 마이너스라도 수수료는 꼬박꼬박 빠져나간다는 점도 생각해야 한다. 수수료를 감안한다면 펀드 같은 투자상품은 이미 마이너스를 2~3% 깔고 투자하는 것이다. 연 6% 수익율을 올렸다고 광고하는 펀드가 있다면 수수료를 제외한다면 그 수익율은 4%~3%에 불과하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물가상승률보다 못한 예금, 적금 들어야 하나?'라고 고민이 되면 모으기 위해서가 아니라 어차피 쓰기 위해 저축하는 거라고 생각하면 된다. 설령 물가상승률에 못 미친다고 할 지라도 그 손해는 미미하며, 돈이 필요할 때 빚 지지 않고 저축한 돈으로 해결 했다면 그걸로 저축의 목적은 충분히 달성된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이지영 시민기자는 생활경제상담센터 '푸른살림'에서 교육활동가 및 생활경제상담 활동가로 일하고 있습니다. (네이버 푸른살림 카페 : cafe.naver.com/goodsalim)



태그:#적금, #저축, #펀드수수료, #이자, #돈관리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