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KCC는 지난 3월부터 수원공장 부지에 매립된 수만t의 석면폐기물을 파내 제거하는 공사를 벌이고 있다. 사진 속 흰색 돔형 시설이 석면폐기물 선별장. 지난 5월 선별장 뒤쪽으로 보이는 초등학교 놀이터 시설물에서 석면이 검출돼 아파트 주민들이 공사 중단을 요구하는 등 논란이 일었다.
 KCC는 지난 3월부터 수원공장 부지에 매립된 수만t의 석면폐기물을 파내 제거하는 공사를 벌이고 있다. 사진 속 흰색 돔형 시설이 석면폐기물 선별장. 지난 5월 선별장 뒤쪽으로 보이는 초등학교 놀이터 시설물에서 석면이 검출돼 아파트 주민들이 공사 중단을 요구하는 등 논란이 일었다.
ⓒ 김한영

관련사진보기


㈜KCC가 1급 발암물질인 석면 함유 건축자재를 생산했던 경기 수원시 서둔동 수원공장 부지의 석면폐기물 제거공사를 벌이면서 반환경적 문제가 잇따라 불거지고 있다.

지난달 KCC공사장 주변지역 석면노출 문제를 지적했던 환경단체들은 최근 KCC 측의 석면폐기물 불법처리 의혹을 제기했다. 특히 환경단체는 KCC 측이 석면폐기물 불법처리 의혹을 부인하고 나서자 증거 동영상을 공개하겠다고 밝혀 파장이 예상된다.

환경보건시민센터와 수원환경운동연합은 지난 27일 기자회견을 열어 "최근 현장조사 결과 KCC가 수원공장 석면폐기물 제거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석면 함유 토사 등을 건설폐기물을 중간처리하는 화성의 A순환골재생산업체에서 불법처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지난 14~25일까지 실시한 현장조사보고서를 통해 "KCC 수원공장 현장에서 A업체로 반출된 토사에는 석면슬레이트 조각들이 섞여 있었고, 야적된 토사 등에서 5개 시료를 채취해 분석한 결과 모두 백석면이 검출됐다"며 증거사진 등을 공개했다.

"토사·고형시료에 고농도 백석면 함유...명백한 위법행위"

특히 이 가운데 3개 시료에서는 폐기물관리법상 허용기준치(함량기준 1%이하)를 크게 웃도는 14~15%의 석면이 검출됐다. 환경단체는 "KCC 수원현장에서 반출된 토사와 고형시료의 분석결과 미량 또는 고농도의 백석면이 함유돼 있었다"며 "이는 기준치 1%를 넘는 석면폐기물의 안전처리 법률인 폐기물관리법을 어긴 명백한 위법행위"라고 주장했다.

현행 폐기물관리법은 허용기준치를 초과하는 석면폐기물은 지정폐기물로 분류해 전문업체를 통해 처리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이를 위반할 경우 최고 3년 이하의 징역,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물리도록 엄격히 규정하고 있다.

환경단체가 현장조사보고서 첫페이지에 공개한 석면슬레이트 조각들이 섞여 있는 폐기물 더미 현장 사진. 붉은 동그라미 선 안쪽이 석면슬레이트 조각들이고, 오른쪽 아래 작은 사진은 수원시 평동 농지에서 발견된 석면슬레이트 조각을 촬영한 모습.
 환경단체가 현장조사보고서 첫페이지에 공개한 석면슬레이트 조각들이 섞여 있는 폐기물 더미 현장 사진. 붉은 동그라미 선 안쪽이 석면슬레이트 조각들이고, 오른쪽 아래 작은 사진은 수원시 평동 농지에서 발견된 석면슬레이트 조각을 촬영한 모습.
ⓒ 환견보건시민센터

관련사진보기


환경단체가 현장조사보고서를 통해 “KCC 수원공장 현장에서 A업체로 반출된 토사에는 석면슬레이트 조각들이 섞여 있었다"며 증거사진을 공개한 현장. 환경단체 관계자에게 확인한 결과 사진 붉은 선 안쪽 폐기물 더미가 현장보고서 첫페이지에 실린 사진이 촬영(6월 20일)된 곳이다.
 환경단체가 현장조사보고서를 통해 “KCC 수원공장 현장에서 A업체로 반출된 토사에는 석면슬레이트 조각들이 섞여 있었다"며 증거사진을 공개한 현장. 환경단체 관계자에게 확인한 결과 사진 붉은 선 안쪽 폐기물 더미가 현장보고서 첫페이지에 실린 사진이 촬영(6월 20일)된 곳이다.
ⓒ 환경보건시민센터

관련사진보기


환경단체들은 "석면에 오염된 토사를 순환골재로 재활용하면 개인주택, 주차장, 도로공사 현장 등에 사용되는 과정에서 2, 3차 석면공해를 일으킨다"면서 "불법 반출된 석면오염 폐기물을 전량 회수해 지정폐기물로 안전하게 처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환경단체들은 또 "KCC 측은 수원시 평동 22번지 농지에도 트럭 100여 대 분량의 석면 함유 토사를 복토용으로 쌓아뒀다가 민원이 발생하자 다시 회수해갔다"면서 "이곳 잔재물에서도 미량의 석면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문제를 일으킨 KCC 책임자를 사법처리하고, 불법 행위를 감시하지 못한 관계기관 공무원들을 문책할 것"을 요구했다.

수원시 진상조사... KCC "사진 속 폐기물, 우리 것 아냐"

이런 의혹이 제기되자 수원시는 진상조사에 나섰다. 수원시 청소행정과 관계자는 "화성시와 함께 진상조사를 벌이고 있으나 증거부족으로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철저한 진상규명을 위해 환경단체에 협조를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KCC 관계자는 "28일 A업체를 방문했지만 환경단체 현장보고서 첫 장 사진 속의 석면슬레이트 조각들이 있는 폐기물 야적현장은 찾을 수 없었다"면서 "사진에 찍힌 폐기물은 작은 덩어리 형태로, 우리 현장에서 발생된 폐기물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KCC 수원현장 협력업체 관계자도 "수원 현장의 석면폐기물은 지정폐기물 처리업체인 경북 포항의 B업체에서 처리하고, 선별토사는 A업체에서 처리한다"며 "A업체에는 검사결과 석면이 검출되지 않은 안전한 선별토사만 보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환경보건시민센터 관계자가 촬영한 KCC 수원공장 현장에서 석면폐기물을 대형 트럭으로 싣고 와 화성 A업체에 하역하는 현장. 이 관계자는 “KCC 측에서 계속 석면폐기물 불법처리를 부인하면 하역현장을 찍은 증거 동영상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환경보건시민센터 관계자가 촬영한 KCC 수원공장 현장에서 석면폐기물을 대형 트럭으로 싣고 와 화성 A업체에 하역하는 현장. 이 관계자는 “KCC 측에서 계속 석면폐기물 불법처리를 부인하면 하역현장을 찍은 증거 동영상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 환경보건시민센터

관련사진보기


환경보건시민센터 관계자가 “KCC수원현장에서 A업체로 반출된 석면폐기물은 중장비를 동원해 곧바로 바닥에 펴 다지기 작업을 하기 때문에 현장이 보존되지 못한다”고 말한 현장 사진.
 환경보건시민센터 관계자가 “KCC수원현장에서 A업체로 반출된 석면폐기물은 중장비를 동원해 곧바로 바닥에 펴 다지기 작업을 하기 때문에 현장이 보존되지 못한다”고 말한 현장 사진.
ⓒ 환경보건시민센터

관련사진보기


그러나 이번 현장조사를 담당했던 환경보건시민센터 관계자의 얘기는 달랐다. 그는 29일 통화에서 "현장보고서 표지 석면슬레이트가 섞인 폐기물 사진 등은 KCC 수원공장 현장에서 석면폐기물을 대형 트럭으로 싣고 와 화성 A업체에 하역하는 현장을 촬영한 것"이라며 "KCC 측에서 계속 부인하면 하역현장을 찍은 증거 동영상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환경단체 "KCC, 계속 부인하면 증거 동영상 공개하겠다"

현재 일본에 출장 중인 이 관계자는 또 "KCC 수원현장에서 A업체로 반출된 석면폐기물은 중장비를 동원해 곧바로 바닥에 펴 다지기 작업을 하기 때문에 현장이 보존되지 못한다"면서 "다음달 3일 귀국하면 수원시의 진상조사에 협조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환경단체들은 지난 5월 KCC 수원공장 부지 석면제거 공사장 내·외부 14곳에서 토양과 먼지 시료를 채취해 분석한 결과 인근 초등학교 놀이터 미끄럼틀과 공사장 선별토사 등 10개 시료에서 석면이 검출됐다며 주변지역 석면노출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이후 인근 아파트 주민들이 수원시와 KCC 측에 공사 중단을 요구하는 등 논란이 일었다.

한편 KCC 측은 수원공장 부지 16만4000㎡에 백화점과 주상복합건물을 짓기 위해 지난 3월부터 땅속에 매립된 수만t의 석면폐기물을 파내 제거하는 공사를 벌이고 있으며, 현재까지 당초 예상량 5만t보다 훨씬 많은 7만 여t을 제거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태그:#KCC, #석면폐기물, #불법처리, #환경단체, #폐기물관리법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수원을 비롯해 경기지역 뉴스를 취재합니다. 제보 환영.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