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데뷔 54년만에 무대위의 작별을 고하는 패티김. 그녀의 이야기가 담겼던 <힐링캠프>

가수 데뷔 54년만에 무대위의 작별을 고하는 패티김. 그녀의 이야기가 담겼던 <힐링캠프> ⓒ SBS


1958년 미8군 부대에서 데뷔한 후 지금까지 54년 간의 가수 생활 동안 최초이자 최고의 기록들을 숱하게 남긴 가수 패티김. 다가오는 5월 말부터 글로벌 '이별' 콘서트를 펼치는 그녀가 자신의 속마음을 자유롭게 밝힐 수 있는 SBS <힐링캠프-기쁘지 아니한가>(이하 <힐링캠프>)에 나타났습니다. "노래는 나의 운명이고 무대는 나의 생명"이라 말했던 그녀가 자신을 사랑해준 팬들과의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기 전, 가수 인생을 솔직하게 회고하는 자리였죠.

'전설' 그 자체인 패티김, 그녀가 밝힌 은퇴이유

패티김은 현대 대중 가요사에서 유난히 최초의 기록을 많이 보유한 가수입니다. 1960년 일본 정부로부터 공식 초청된 최초의 한국 가수로 일본 NHK TV에서 공연을 펼친 것을 시작으로, 1962년 피카디리 극장에서 개인 이름을 건 최초의 리사이틀 공연을 했고, 그다음 해인 1963년에는 한국 가수 개인 최초로 미국에 진출하기도 했습니다.

이후에도 뉴욕 카네기 콘서트 홀, 샌프란시스코 오페라 하우스 데이비스 홀 등에서 한국 대중가수로는 최초의 공연을 연 패티김은 2008년 100년 한국대중가요사 중 처음으로 50주년 공연을 하는 가수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경력은 본인의 능력도 중요하지만 그만큼 그녀의 노래를 수많은 사람들이 꾸준히 잊지 않고 가슴 속에서 불러왔다는 것이죠. 가수로서 그만큼 감격스러운 일이 또 있을까요?

그렇기 때문에 더욱 궁금했던, 관객과의 '이별'에 대한 이야기를 <힐링캠프>에서 들을 수 있어 반가웠습니다. "하와이에서 본 저녁노을처럼 영원히 기억에 남을 수 있는 가수로 남고 싶다"는 그녀. 서서히 사라지는 것을 거부하고 당당하고 자신만만하게 자신의 노래를 들려줄 수 있는 상태로 은퇴하고 싶다는 그녀, 패티김이었습니다.

 특유의 솔직화법으로 54년 가수생활을 이야기 한 패티김

특유의 솔직화법으로 54년 가수생활을 이야기 한 패티김 ⓒ SBS


패티김의 파란만장 가수인생, 솔직화법으로 빛나다

패티김은 54년간의 가수 인생을 특유의 유쾌한 직설화법으로 풀어냈습니다. 20살 패티김을 무대로 이끌었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풋풋한 첫사랑 때문이었다고 하죠. 그리고 시작된 추억여행. 집안의 반대에 강제로 시집갈 뻔했지만 인정을 받아 도전했던 가수 생활. 우연한 계기로 일본에 이어 미국까지 진출해 각종 차별과 혼자라는 외로움, 수많은 현지 가수와의 경쟁을 끝내 버텨 이겨낸 패티김이었죠. 그 모든 것에는 넓은 세계에서 노래를 부르는 것에 대한 꿈과 열정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결국 그녀도 현실에 굴복할 수밖에 없었죠. 할 수 있는 것까지 다 해본 그녀는 한국 작곡가의 러브콜과 어머니의 건강 악화 등 때문에 미국 진출 2년 만에 한국으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이어진 열광적인 환영. 스타의 꿈을 이룬 패티김은 이후 미국 활동을 접고 한국 활동에 집중했습니다.

그리고 작곡가 길옥윤과의 운명적인 만남과 사랑. 월남으로 신혼여행 겸 위문공연을 떠나 겪었던 몇 번의 죽을 고비와 눈물의 무대. 하지만 영원할 것만 같던 두 사람의 사랑은 당시로써는 최초였던 이혼 기자회견과 함께 마침표를 찍게 되었죠. 이혼 후 겪었던 스트레스와 부담감으로 2번이나 무대 위에서 쓰러지는 등 가수 생활 최대의 위기를 겪기도 했습니다.

패티김은 길옥윤이 작곡한 '9월의 노래'를 부르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고, 우울증에 빠진 후 벗어났던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했습니다. 그녀는 이 모든 것들을 숨김없이 솔직하게 표현하며 이야기에 빠져들게 했죠.

 후배 가수인 아이유와 케이윌의 패티김 노래 열창이 이어지기도 했던 <힐링캠프>

후배 가수인 아이유와 케이윌의 패티김 노래 열창이 이어지기도 했던 <힐링캠프> ⓒ SBS


'최초의 여왕' 패티김과의 이별, 하지만 슬프지 않았다

그녀가 20살 때 가수 생활을 시작한 이후 끝없는 '최초' 타이틀을 이루어낼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열정과 꿈, 그리고 그것을 위한 철저한 자기관리였습니다. 항상 노력하고 최선을 다해 자신을 사랑했던 패티김. 팬들과의 마지막 이별을 앞두고 <힐링캠프>를 통해 만난 그녀의 모습은 결코 슬프지 않았습니다. 눈물이 보이긴 했지만 슬픔보단 감동과 기쁨, 추억으로 가득 찬 순간이었다고 해야 할까요.

패티김이 준비하고 있는 '아름다운 이별'이 그녀와 그녀의 노래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뜻깊게 다가가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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