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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이 '진보정치 1번지'로 불리는 울산 6개 지역구를 싹쓸이 했다. 몇 개월전까지만 해도 진보진영이 울산 4개 지역구까지 차지할 것이란 섣부른 예상이 나왔다. 하지만 개표 결과 '노동자의 도시' 북구에서 차지하고 있던 한 석마저 새누리당이 가져가면서 진보진영의 위축이 불가피해 보인다.

울산 6개 지역구 싹쓸이 배경은?

마지막까지 접전을 벌이던 울산 북구까지 새누리당이 차지하면서 그동안 한국 노동운동을 이끌어오던 울산 노동계의 보수화가 정착 단계에 이른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진보진영의 약세와 새누리당 약진의 배경은 무엇일까. 우선 이번 선거에서 새누리당이 진보진영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던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경제민주화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고, 이 공약들이 먹힌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진보진영 내 해묵은 정파 갈등이 여전히 재현됨으로써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는 속설을 그대로 재현한 것도 진보진영 패배의 한 원인으로 지적된다. 실제 통합진보당 김창현 후보(울산 북구)의 지지여부를 두고 민주노총 내에서도 상반된 입장이 나오기도 했다. 민주노총은 지지 기자회견을 연 반면, 민주노총 내 현장파들은 지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였다.

현대중공업 있는 동구, 정몽준의 오른팔 당선

보수의 텃밭으로 불리는 중구의 경우, 새누리당 정갑윤 후보(중구)가 10년 만에 선거에 나선 송철호 전 국민고충처리위원장(민주통합당)을 50.39%(5만258표)대 37.51%(3만7412표) 큰 차로 이기면서 '작대기만 꽂으면 당선된다'는 이 지역 속설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정갑윤 후보는 지난 3월 민주통합당이 선정한 부자감세 의원 등으로 지목됐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경제민주화 공약을 들고 나왔고 50% 대의 지지를 받았다. 송철호 후보는 그동안 5번의 선거에서 모두 지역색 거부권에 낙마했다. 이번 선거에서도 송 후보에게 씌워진 지역색은 여전했다는 후문이다.

울산 남구 갑도 관심 지역이었다. 북구에서 2선을 한 조승수 후보가 옮겨와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민주통합당 심규명 후보가 조승수 후보를 야권연대 후보 경선에서 꺾으면서 돌풍을 일으켰으나 결국 새누리당 이채익 후보에게 52.54%(4만687표)대 36.04%(2만7913표) 큰 차로 패하면서 보수성향이 강한 이 지역 정서를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새누리당 김기현 후보(남구을)는 그동안 접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던 통합진보당 김진석 후보에 56.57%(3만8054표)대 36.22%(2만4364표) 큰 차로 승리하면서 보수지역에서의 이변을 용납치 않았다.

4대강 태스크포스 팀장을 지낸 강길부 후보도 자신의 텃밭 울주군에서 통합진보당 이선호 후보에게 63.65%(5만1740표)대 36.34%(2만9536표)로 국회의원 배지를 차지함으로써 아성을 견고히 했다.

현대중공업이 있는 동구의 경우, 하청노동자들의 처우개선과 정규직화를 쟁점으로 선전이 예상됐던 통합진보당 이은주 후보(43.6%·3만5033표)가 패배했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공약으로 들고 나온 정몽준 현대중공업 사주의 오른팔 격인 안효대 후보(51.5%·4만1395표)의 벽을 넘지 못했다.

울산지역 총선은 새누리당의 완승으로 막을 내렸다. 앞으로 주민들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경제민주화를 약속한 새누리당 당선자들이 이 공약을 어떻게 이뤄나갈지 관심있게 지켜볼 것이다.


태그:#울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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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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