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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과 격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했던 전주 완산을 민주통합당 이상직 후보가 출구조사에서 새누리당 정운천 후보를 앞서자, 지지자들과 만세를 부르고 있다.
 새누리당과 격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했던 전주 완산을 민주통합당 이상직 후보가 출구조사에서 새누리당 정운천 후보를 앞서자, 지지자들과 만세를 부르고 있다.
ⓒ 안소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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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변은 없었다.

관심을 모은 새누리당 정운천 후보의 국회진출은 끝내 좌절됐다. 지난 1996년 신한국당(새누리당 전신)의 강현욱 의원이 군산을에서 당선한 이후 16년 만에 전북에서 새누리당 당선자 탄생 여부에 많은 눈길이 쏠렸었다. 그러나 역시 '지역의 벽'은 높았다.

4.11총선 전주 완산을에서 민주통합당 이상직 후보가 47.0%의 득표율로 당선했다. 정운천 새누리당 후보는 35.8% 득표에 머물렀다.

"투표일 다가올수록 왠지 불안"... 정운천 낙선

출구조사 발표 15분 전까지만 해도, 정운천 후보 선거사무실에 모인 지지자들은 "정운천!정운천!" "된다! 된다!"를 연호하며 조심스럽게 승리를 예측했다.

그러나 오후 6시, 방송3사가 실시한 출구조사 결과(정운천 36.1% 이상직 47.3% 이광철 16.6%)가 발표되자 분위기는 급속히 냉각됐다. 애초 5%p 이내에서 이상직 후보와 접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했기에 11.2%p 차이는 '의외의 충격'이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개표를 지켜보던 정운천 후보 지지자들은 시간이 지나자 하나 둘 자리를 떴다. 캠프 관계자도 밤 11시가 되자 자리를 비웠다.

정 후보 캠프의 한 관계자는 "민심과 표심이 다르다는 것을 절감했다"고 한숨을 쉬었다. 이 관계자는 "선거 이삼일 전부터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왠지 불안했다"며 "지역의 벽이 높은 줄 알았지만, 이렇게 높고 두터운 줄은 몰랐다"고 진한 아쉬움을 표했다.

정운천 후보는 선거사무실에서 개표를 지켜보다 밤 11시 쯤 귀가했다. 정 후보는 이번 선과 결과와 관련해 "지역 장벽을 없애기 위해 투쟁하던 사람이 중도 하차 하는 이유가 뭐겠는가"라며 "이런 어려움 때문 아닐까"라고 역시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그는 이어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 36%의 지지를 얻었다"며 "그 씨앗을 잘 키워내 살릴 것이다. 앞으로도 끊임없이 계속 이 길을 걸어갈 것이다"고 밝혔다. 

전주시 완산을 후보로 출마한 새누리당의 정운천 후보. 지난 2010년 6.2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 도지사 후보로 출마한 정운천 후보는 당시 전북에서 18.2%라는 경이로운 득표율을 기록했다.
 전주시 완산을 후보로 출마한 새누리당의 정운천 후보. 지난 2010년 6.2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 도지사 후보로 출마한 정운천 후보는 당시 전북에서 18.2%라는 경이로운 득표율을 기록했다.
ⓒ 안소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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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이상직 후보 캠프는 그야말로 축제 분위기였다. 자원봉사자와 지지자들은 선거 사무실에 모여 "이상직!"을 연호하며 박수쳤다. 사무실에 모인 사람들은 커피와 음료수를 나누면서 서로 어깨를 두드리고 포옹했다. 

이상직 당선인은 "민주당과 저를 믿고 지지해준 전주시민들에게 깊은 감사의 말을 전한다"며 "전주의 발전, 일자리 창출, 경제민주화와 정권교체를 위해 진심을 다해 뛰겠다"고 당선소감을 밝혔다.

통합진보당 이광철 후보와 끝내 이견을 좁히지 못했던 야권연대에 대해 이 당선인은 "비록 정당은 다르지만, 정책이나 정치이념은 비슷하다"며 "불미스러운 일은 다 털어버리고, 이제 하나가 되어 지역 발전을 위해 매진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새누리당 견제 표심, 막판에 민주당으로 쏠린 듯

선거 전, 이상직 후보는 방송국 등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줄곧 40%를 넘지 못했다. 그럼에도 개표 결과 득표율 47.0%를 기록한 사실이 흥미롭다. 이 당선인 측 한 관계자는 "선거 2~3일 전부터 사람들의 표정이 달라졌다"며 "예전에는 명함 주고 인사하면 데면데면했는데, 투표가 가까워지면서 유권자들이 먼저 적극적으로 물어보고 관심을 보였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광철 통합진보당 후보에게 향했던 표심이 새누리당을 견제하기 위해 막판에 민주당 쪽으로 쏠렸다고 해석한다. 더불어 그동안 여론조사에서 '무응답'으로 일관했던 유권자들이 이상직에게 몰렸을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투표일이 가까워지니까 왠지 불안했다"는 정운천 후보 측 관계자의 발언은 이와 무관치 않다.

역시, 민주당의 아성은 굳건했다. 여론조사에서는 새누리당과 치열한 접전을 벌였지만, 전주시민은 결국 민주당 이상직 후보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이상직 당선인의 부담도 만만치 않다. 60% 이상의 압도적인 지지율을 기록한 역대 민주당 당선자와 비교했을 때, 이번에는 50%도 미치지 못했다. 자신을 지지하지 않은 유권자들까지 끌어안고 포용하는 게 이 당선인에게 남겨진 과제다.

덧붙이는 글 | 안소민 기자는 <오마이뉴스> 2012 시민기자 총선특별취재팀입니다.



태그:#4.11총선, #전주시 완산을, #정운천, #이상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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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아픈 것은 삶이 우리를 사랑하기 때문이다. -도스또엡스키(1821-18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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