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독일 각 가정 거실에 세워지는 장식과 촛불을 컨 크리스마스 나무.
 독일 각 가정 거실에 세워지는 장식과 촛불을 컨 크리스마스 나무.
ⓒ 한귀용

관련사진보기

크리스마스는 독일 최대 축제다. 한국은 물론 아시아에도 호화로운 크리스마스 트리에 전등이 걸리는 등 들썩이는 세계적 축제다. 얼마전 한국 언론을 통해 크리스마스 트리와 전등 휴전선 전방 설치 여부를 놓고 논란인 기사를 보았다.

자본주의의 풍요로움, 호화로움의 상징으로 크리스마스 트리가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것을 보면서 크리스마스에는 어떤 역사가 있고, 크리스마스 트리와 산타클로스는 어떤 의미를 갖는지 알아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다.

제주도에서 건너간 한국 전나무 독일 크리스마스 전등을 밝히다

크리스마스에서 빠질 수 없는 게 형형색색의 전등을 다는 크리스마스 트리이다. 매년 약 2억5000 그루의 전나무가 독일 가정집 거실을 장식할 정도로 크리스마스 트리는 빠질 수 없는 전통이다. 크리스마스 트리용 나무를 파는 시장이 12월 내내 따로 열릴 정도이다.

독일인은 플라스틱으로 만든 인조나무에 전기 전등 다는 것을 거부하고 꼭 생 전나무에 장식하는 것을 고집한다. 독일인이 선호하는 크리스마스 나무로‚ 한국 전나무'(korea Tanne, 구상나무)가 잘 팔린다는 건 흥미로운 점이다.

제주도 한라산이 원산지인 한국 전나무는 1913년 영국인에 의해 유럽에 들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짙은 녹색과 깊은 향 때문에 크리스마스 나무로 독일인들에게 각광받고 있다.

언제부터 크리스마스 나무가 사용되었을까

독일에는 성탄절과 1월 6일(공현축일) 사이인 12일간의 낮과 밤의 신비로운 기운을 믿는 풍습이 있다. 게르만족의 오래된  민간 신앙이다. 이 12일간은 저승 세계와 현실 세계가 가장 가까워지는 시기로, 많은 귀신들도 움직임이 왕성해지며, 이 기간에 어떤 꿈을 꾸면 그 다음 12달동안 나타날 일을 암시한다고 믿는다. 또 어떤 결정을 내리거나 소원을 빌면 그 해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했다.

이런 게르만족의 토속문화는 이 기간에는 녹색 잎을 틔운 나무나 녹색 가지를 집에 치장하여 나쁜 기운을 쫓고, 건강과 복을 기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유럽을 오랫동안 지배했던 가톨릭은 이런 이교도식 풍습을 인정하지 않고, 예수탄생시의 외양간을 형상화해서 집집마다 놓은 성탄구유를 크리스마스 상징으로 오랫동안 내세웠다.

카톨릭에서는 오랫동안 크리스마스 나무 대신 예수 탄생을 형상화한 성탄구유로 크리스마스를 상징했다.
 카톨릭에서는 오랫동안 크리스마스 나무 대신 예수 탄생을 형상화한 성탄구유로 크리스마스를 상징했다.
ⓒ 한귀용

관련사진보기


녹색 나무나 가지로 집을 치장하던 이교도의 풍습이 기독교화한 것은 독일의 마틴루터를 중심으로 종교개혁을 이룬 개신교쪽에서 가톨릭과의 차별을 지으려는 의도에서 18세기에경 크리스마스 나무를 기독교 문화로 수용하면서부터다. 초장기 크리스마스 나무는 성경속 상징인 사과와 촛불로 장식한 것으로 문헌에 나온다. 이후 크리스마스 나무는 독일 오스트리아, 프랑스 등으로 번져 나갔고, 1830년 미국에서 처음으로 전등으로 치장한 크리스마스 나무가 선보이면서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산타클로스는 실제 인물이다

크리스마스를 대표하는 또 하나의 상징은 산타클로스다. 전 세계 어린이가 선물을 가져오길 기다리는 산타클로스는 미국문화와 결부된 미국식 이름이고, 원래 이름은 성인 니콜라우스다.

4세기경 현재 터키의 한 지방(Myra) 주교였던 니콜라우스는 많은 전설을 가진 실제 인물이다. 주교시절 가난한 처녀들의 결혼지참금 마련을 위해 자신의 옷을 모두 벗어 주었다거나, 로마 카이저에게 보내는 곡물을 가난한 백성을 위해 덜어 줄것을 행정관들에게 부탁하고, 이에 행정관들이 조금 나눠준 곡물로 그 지역 백성들을 모두 배불리 먹이는 기적을 일으켰다는 전설처럼 니콜라우스는 유럽문화권에서 자선과 기부의 상징이다.

이렇게 추앙받던 성인 니콜라우스가 유럽에서 청교도들과 함께 미국으로 건너가면서 미국식 문화(산타클로스)로 변화된 것이다.

가난한 자들을 돌보는 자선과 기부의 상징인 니콜라우스가 크리스마스 시즌의 대표적 상징이 된 배경을 사회 문화적으로 해석하면, 유럽에서 기독교 문화가 차지하는 '사회 조절기능'을 꼽을 수 있다.

동양권과 달리 유럽의 자선(Almosen) 문화는 기독교가 매개가 되어 발달했다. 성경에 쓰인대로 천국에 들어가기 위해선 부자는 가난한 자에게 기부와 자선을 해야 했다. 결국 부자들이 가난한 자들에 대한 측은지심에서만 기부 자선을 한 게 아니라, 천국에 들어가기 위한 혹은 신의 말씀에 복종하는 길로 택한 것이고 이것이 사회문화로 정착된 것이다. 이는 크리스티움 자체가 사회시스템이었던 유럽에서 빈부해소 혹은 갈등문제 해결에 대한 종교의 사회 조절기능 중 하나로 기능했다.

즉 고대나 중세를 관통해 방랑자들과 가난한 자들은 항상적으로 있는 것이었으나, 계절적으로 겨울 추위와 배고픔은 더욱 혹독할 수 밖에 없었고, 밤이 길고 낮이 짧은 이 기간에 길거리에 쓰러져 죽어가는 이들은 더욱 많이 발생할 수 밖에 없었다. 이런 엄동설한에 가난한 자들을 위한 사회 보호 장치는 더욱 절실했고, 이런 사회적 필요성이 종교적 상징과 결합되면서 크리스마스 문화의 하나로 니콜라우스가 강조된 것으로 보인다. 

여러 역사의 영향을 받은 크리스마스 문화

독일 각 지역마다 세워지는 크리스마스 시장이다. 에실링엔의 중세시대 크리스 마스 시장
 독일 각 지역마다 세워지는 크리스마스 시장이다. 에실링엔의 중세시대 크리스 마스 시장
ⓒ 한귀용

관련사진보기

우리가 예수의 탄생일로 축하하는 크리스마스는 해가 가장 짧고 밤이 가장 길다는 한국의 동지(양력 12월 22일/23일 경)와 거의 비슷한 시기이다. 우리가 팥죽을 끓여 나쁜 기운을 물리치는 풍습을 가졌듯이, 기독교 이전 시대의 유럽에도 이와 비슷한 전통이 밤과 낮의 길이가 달라지는 태양의 전환 시기와 맞물려 축제로 자리잡고 있었다. 

BC 전 시기 로마제국에 광범위하게 퍼진 미트라종교(고대 인도나 페르시아쪽에서 유래된 빛의 신을 믿던 종교로 로마 군인을 중심으로 퍼짐)도 중요한 태양의 전화점(sonnenwende)으로 12월 25일일 축제를 했다. 

또한 이집트, 그리스, 시리아 역시 태양신에 대해 경배드리는 축제일 역시 12월 25일이었다. 가족들이 모여 촛불이나 올리브 기름을 태우며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주는 유태인 Chanukka 축제에서도 비슷한 흔적을 찾을 수 있다.

기독교가 콘스탄티누스황제에 의해 로마의 종교로 공표된 후, 로마의 카이저 Justinian(A.C482-565)가 게르만 지역을 재 정복한 기념으로 태양과 관련된 이교도 풍습에서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론 되는(학자들 사이에 의견이 분분하다.) 크리스마스를 기독교 풍습으로 정식 인정한 것이다. (예수의 탄생이 12월 25일인가 아닌가에 대한 논쟁은 학자 사이에도 의견이 다를 뿐더러, 이 기사에서는 논외로 한다.)

예수님 탄생이라는 종교적 의미를 넘어 사회문화적으로 크리스마스는 온 세계의 문화가 되었고 축제가 되었다. 어둠을 물리치고 빛을 맞이하려는 이교도 문화의 기독교화, 자선과 기부를 권장하려는 종교의 사회 조절 기능 등 어느 한 가지로 크리스마스의 사회문화적 유래와 배경을 단정하거나 해석할 수는 없다.

다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예수님 탄생의 의미이다. 부자들이 아닌 가난한 자들, 핍박받는 자들을 위해 이땅에 오셨다는 사실이다.

덧붙이는 글 | 참고 문헌

Der Ursprung des Weihnachtsfestes. In:Alexander Demandt: SiebenSiegel. Essays zur Kulturgeschichte

Die Entstehung des Weihnachtsfestes und dieHerkunft des Weihnachtsbaumes

Weihnachten – Eine Spurensuche

Mythos und Dogma im Weihnachtsfest;



태그:#크리스마스, #구상나무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