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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 수주 물량이 없다는 등의 이유로 지난 22일부터 집단휴업에 들어가기로 했던 한진중공업 사측이, 집단휴업 시작일을 오는 12월 1일로 연기했다. 이에 노동조합은 "경영진들의 회사 정상화를 위한 태도는 연일 헛발을 짚고 있다"며 "영도조선소에서 건조 가능한 컨테이선(6600 TEU) 4척을 당장 필리핀 수빅조선소에서 (영도로)옮겨오라"고 촉구했다.

지난 10일, 오랜 정리해고 갈등을 마무리지은 한진중 노사는 최근 휴업 문제를 놓고 논의를 해왔다. 당초 사측은 22일부터 6개월 동안 월 평균 362명 규모로 휴업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후 휴업 시작 하루 전날인 21일 대상자인 208명에게 휴업을 통보했지만, 무슨 일인지 곧바로 휴업 시작 연기 통보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부산양산지부에 따르면, 한진중공업은 지난 21일 208명한테 "11월 22일부터 2012년 5월 31일까지 6개월 휴업을 한다"고 공지했다. 노조 지부는 "그러나 공지 이후 채 5분도 안되어 회사는 노조 지회에 '휴업을 12월 1일로 연기한다'는 전화통보를 했다"고 밝혔다.

노조 지부는 "휴업 연기 이유는 지난 22일 KDB산업은행과 맺은 '한진중공업 건설조선분야 협력업체 지원을 위한 동반성장 금융지원협약서' 때문이었다"면서 "협약에 따르면 '한진중공업이 100억 원을 예탁하고 KDB산업은행이 100억 원을 출연해 200억 원의 펀드를 조성한 뒤 심사를 거쳐 한진중공업의 협력업체들에게 2.24%의 낮은 금리로 운영자금을 지원한다'는 내용"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노조 지부는 "한진중공업 경영진들의 오락가락 태도에 할 말을 잃었다"면서 "'회사가 어려워 집단휴업을 하면 1년에 100억원을 아낄 수 있다'는 경영진들이, 뒤로는 100억원의 현금을 펀드조성에 쏟아붓는 행태를 노동자들이 어찌 순순히 이해할 수 있느냐"고 따졌다.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본관 건물로, 사측은 외벽에 "우리 회사는 우리가 지키고 우리가 살린다"고 쓴 펼침막을 내걸어 놓았다.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본관 건물로, 사측은 외벽에 "우리 회사는 우리가 지키고 우리가 살린다"고 쓴 펼침막을 내걸어 놓았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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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지부는 "물론 협력업체들의 부담을 덜기위해 노력을 하는 것은 충분히 이해가 간다"면서 "그러나 3년 동안 회사가 어렵다며 일방적으로 진행한 구조조정으로 수많은 노동자들이 희망퇴직 당하고, 해고되고, 해고되지 않은 노동자들도 3년째 제대로 된 임금을 받지 못해 고통을 당해 왔다"고 지적했다.

노조 지부는 "조업이 정상적으로 진행되는 특수선을 제외한 300여명의 노동자들은 '교육'이라는 형태로 출퇴근을 하면서도 월 120만 원에 불과한 월급으로 생계를 버텨왔다"며 "만약 휴업을 하게 되면 통상임금이라하더라도 평균 40대의 노동자들이 월 100만원 안팍의 휴업수당으로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하는 절박한 생존의 고통으로 내몰리게 된다"고 밝혔다.

노조 지부는 "구조조정 갈등 과정에서 회사는 용역을 대거동원했고, 그 비용이 100억 규모다, 그러나 회사는 '매일경제' 종합편성채널에 30억원을 쏟아부었고, 영도조선소 담장을 새로 한다며 50억원 이상을 쏟아붓고 있다"고 덧붙였다.

노조 지부는 "영도조선소에서 건조 가능한 컨테이선(6600 TEU) 4척을 당장 필리핀 수빅조선소에서 옮겨 올 것"과 "앞으로도 좋은 배를 만들 영도조선소 노동자들의 생계마련을 위한 적극적인 대책을 수립할 것"을 촉구했다.

한편 집시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된 희망버스 기획자 송경동 시인과 정진우 진보신당 비정규직실장에 대한 구속적부심이 오는 29일 부산지방법원에서 열린다. 한진중공업 사측은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이 309일간 고공농성했던 85호 크레인을 해체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태그:#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수빅조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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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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