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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가 고향의 강일까
온몸에 휘발유를 철철 끼얹고
미래의 아이들이 노니는 강을
생각하는 밤이 있다

한때 낙동강 사람들에게
투명한 물비늘 같은 목소리로
재첩국 사이소 재첩국 사이소
외치던 우유빛 새벽강은 어디로 갔을까

이따금 날카로운 빙애 끝에 서서
저 강바닥에 흐르는
죽어가는 강의 신음소리에
오장육부가 썩어가는
불침번의 밤이 내게 있다

어디가 우리의 땅일까
하구언 들어선 날부터
강물소리도 가래가 걸렸는지
기침하며 흐른다 아토피 걸린
강의 피부에 깊은 주름살 지우며 흐른다

함부로 야음을 틈타 내다버린
폐가구더미에 웃자란 갈대와
수초더미와 수태를 잊은 수면을
둥둥 병든 부초(浮草)들
짓뭉개진 물의 눈동자들 떠다닌다

늙은 아버지처럼 자꾸 걸음이 늦어지는
몹쓸 문명의 바람에 지친 낙동강이여
흐르다 지친 낙동강이여,

어디가 우리의 하늘일까
물소리따라 바람소리따라
둥지를 틀 곳이 없는 철새들이
병든 날개를 펄럭이며 둥둥
검은 곰팡이꽃 분분한 하늘의 북소리 울린다

신트림 하는 새벽강 나와
검은 비닐 떼들 하얀 비닐 떼들
앞 다투어 비행하는가

아랫도리에 철철 피오줌 흘리는
낙동강의 오열이여,

나, 이따금 조국을 빼앗긴
그날의 분노와 함성으로
내 가슴은 가을강처럼 붉게 타오른다

 낙동강에게 바치는 헌시
 낙동강에게 바치는 헌시
ⓒ 송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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