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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금 과소 납부로 추징금을 부과 받은 강호동이 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가든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최근 세금과 관련한 불미스러운 문제로 국민 여러분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린 점 다시 한 번 사죄드린다"며 입장을 밝힌뒤 고개를 숙이고 있다.
 세금 과소 납부로 추징금을 부과 받은 강호동이 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가든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최근 세금과 관련한 불미스러운 문제로 국민 여러분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린 점 다시 한 번 사죄드린다"며 입장을 밝힌뒤 고개를 숙이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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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MC라 불리던 강호동이 탈세 혐의로 잠정 은퇴를 선언한 지 6일이 지났다. 그동안 1박 2일, 강심장, 무릎팍도사, 스타킹은 똑같이 방송되었지만 분위기는 사뭇 다를 수 밖에 없었다.

지난 5일 한 시민의 고발로 국세청이 강호동에 대한 세무조사에 들어갔고 2007년부터 2009년까지 3년 동안 가산세 포함 7억원 정도의 추징세액을 발표했다. 이에 강호동은 모든 것을 인정하고 추징금을 납부하겠다는 약속과 국민들에 대한 사과를 했다. 하지만 여론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았고 결국 지난 9일 기자회견을 통해 전격 잠정 은퇴를 발표하였다.

국민 MC로서 어찌 시청자들에게 진정한 웃음을 줄 수 있겠느냐며 모든 잘못은 이유를 막론하고 자신에게 있다고 발표한 강호동은, 현재 출연하고 있는 프로그램은 제작진과 협의 후 최대한 방송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하차하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누리꾼들이 또다시 일어났다. 강호동의 은퇴를 반대한다는 것이다. 열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마음 속은 모른다더니 참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몇 달 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MBC 나는 가수다(나가수)의 김건모 재도전 논란이 일자 시청자와 누리꾼들은 나가수에 대한 비난을 쏟아내었고 김영희 PD에 책임을 묻기까지 하였다. 결국 김영희 PD는 하차하였고 나가수는 한달 간의 정비 시간을 가졌다. 김영희 PD의 하차 소식이 들리자 바짝 독이 올랐던 누리꾼들은 돌연 김영희 PD의 하차 반대, 나가수 폐지 반대를 외쳤다. 역시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김금래 장관 후보자의 불법 혐의를 대하는 우리의 시선

최근 여러 장관 후보자들에 대한 청문회가 열렸다. 그 중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인 김금래 위원에 대한 탈세 의혹이 거세지고 있다. 분당, 여의도 등의 아파트를 국세청 기준시가에 훨씬 못 미치는 가격에 산 사실이 드러나면서 민주당의 한 의원은 "(차라리) 여성가족부 장관이 아니라 국토해양부 장관을 맡아서 집값문제 해결하는 게 낫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참 후련하고 속 시원한 일침이다.

하지만 누리꾼들은 김금래 장관 후보의 탈세 혐의에 대해서는 크게 관심을 갖지 않는 모양이다. 이외수씨는 트위터에 "키보드가 온통 정의감으로 쓰나미를 이루는 이들이여. 정작 연예인이 저지른 잘못보다 몇 배나 더 큰 잘못을 저지르고도 활개를 치면서 살아가는 고위층들이 많다. 그분들께도 그대들의 정의와 열정과 타발과 애국심을 유감없이 발휘해 주실 수는 없나"라고 썼다. 이런 곳에 누리꾼들의 정의감을 보일 수는 없을까?

이외수씨의 일침에도 불구하고 김금래 장관 후보에 대한 누리꾼들의 태도는 크게 달라질 것 같지 않다. 나가수에, 강호동에 그렇게 비판과 비난을 쏟아냈던 이유도 결국은 이들에 대한 '관심과 신뢰'가 바탕되었기 때문에, 관심과 신뢰에 대한 배신감 때문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국민들은 애초에 국회의원에 대해 그렇게 큰 (우호적) 관심이나 신뢰를 보이지 않는다. 털어서 먼지 안 나오는 사람 없다지만 어느새부턴가 정부 관계자라 하면 먼지 그 자체가 되어버렸다. 그러려니 하고 넘어갈 따름이다.

청문회 역시 그저 형식적인 절차로 누구 잘못이 더 큰가 공격하면 그 뿐이다. 누구도 그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고, 누구도 그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는다. 탈세, 자녀의 병역비리, 주변인의 낙하산 발령 등은 후보자들의 단골 자질 3종 세트다. 하지만 이러한 혐의가 있어도 장관이 되고 고급 공무원이 된다.

도박 혐의와 도피로 신정환은 사실상 연예계 생활을 마쳤고, 병역비리로 시끄러웠던 MC몽은 아직 방송 복귀가 불투명하다. 탈세를 한 강호동은 잠정 은퇴를 했다. 불법행위로 이들은 본업(本業)을 내려놓아야만 했다.

강호동을 위한 변명

지난해 한겨레신문에서 정문태 칼럼니스트의 '공정한 사회, 신정환을 위한 변명'이라는 칼럼을 아주 '감명깊게' 읽었다. '정치나 재벌 같은 권력 앞에서는 한없이 움츠러든 언론사들이 연예인 하나를 족치겠다며 필리핀까지 추적취재팀을 보냈다는 소식을 듣고 숨이 턱 막혔다'는 글을 읽으며 내 숨통이 좀 트였다.(칼럼 전문) 자신의 그림자는 보지 않고(혹은 외면하고) 다른 사람의 불법에 대한 정의감으로는 국가의 정의실현을 주장할 수도, 이룰 수도 없다.

국세청 관계자는 14일 발표에서 강호동은 이번 세무 조사 대상인 2007년부터 2009년까지 3년간 추징 세액이 매년 5억 미만이라고 밝혔고 검찰은 추징세액이 5억 원 미만이면 국세청 고발이 있어야 처벌할 수 있는데 아직 고발이 들어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세청은 고의적인 탈루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누리꾼들의 반응과 검찰과 국세청의 발표로 강호동의 복귀가 예상보다 앞당겨 질 수도 있겠다는 많은 이들의 기대가 있다. 하지만 그동안 국민 MC로 자리매김했던 강호동이 언제 국민들에게 진정한 웃음을 주겠노라 돌아올지는 의문이다. 그가 방송에 복귀할 때에는 부디 '모두가 공정하게' 불법 행위에 대한 책임을 묻고 책임을 지는, 진정한 국민에 대한 복귀가 이루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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