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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도가 문화재관리를 엉터리로 하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수덕여관(도지정문화재기념물 103호, 충남 예산군 덕숭산 수덕사내)의 초가지붕 이엉이 썩어서 주저앉았고 비가 새 서까래가 썩는데도 예산부족을 핑계로 방치하고 있다.

 

지난 1일 수덕여관엔 장맛비 끝에 모인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세계적인 화가 고암 이응로 화백의 유일한 암각화 작품과 수덕여관에서 화백의 체취를 느끼기 위해 이곳을 찾은 사람들이다.

 

그러나 고암고택인 수덕여관 초가지붕엔 잡초와 검은 버섯이 무수히 자라고 집안에서는 썩은 냄새가 코를 찔렀다. 문설주와 벽에는 썩은 이엉에서 생긴 노래기들이 수도 없이 기어다녀 관람객들을 기함케 했다.

 

추녀 끝으로는 초가 이엉 썩은 물이 낙숫물로 떨어져 바닥에 흥건히 고여 있고, 관람객들의 옷으로 튀어 불만과 항의를 사기도 했다.

 

아이 손을 잡고 온 한 주부는 "대전에서 이응노미술관을 관람한 적이 있는데, 방학을 이용해 아이와 고암옛집을 일부러 보러왔다. 그런데 마치 귀신이 나올 것 같은 분위기니 아이 보기가 민망하다. '문화재'라고 표시해 놓고 이렇게 엉망으로 관리해도 되는거냐"고 반문한 뒤 "아이들이 뭘 보고 배울지 데리고 온게 후회된다"며 고개를 흔들었다.

 

이에 대해 수덕사 효성스님은 "수덕여관의 상태가 오죽 심각하면 절간에 있어야 할 스님이 도청까지 달려갔겠냐. 그런데 (주무과장이) 하는 말이 '찾아오지 말고 공문으로 보내라. 그게 원칙이다'고 하더라. 문서만 보내도 일이 착착 진행되면 누가 쫓아다니겠나. 그리고 원칙대로라면 이런 민원이 안생기게 문제가 발생하는 즉시 보수해야 하는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스님은 또 "행정 관청이 툭하면 예산이 부족하다고 하는데 이렇게 방치하다가 초가지붕 속에 있는 목재까지 다 썩은 뒤에 고치려면 지금보다 돈이 몇곱절은 더 들어간다. 결국 안일하고 느긋한 행정이 예산을 낭비하고 있는 것이다"며 충남도 문화재 관리 행정에 비판의 날을 세웠다.

덧붙이는 글 | 충남 예산에서 발행되는 지역신문 <무한정보신문>과 인터넷신문 <예스무한>에도 실렸습니다.


태그:#수덕여관, #충남도 문화재, #고암 이응로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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