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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뷰(OhmyView)>는 소비자 입장에서, 소비자의 눈높이로 제품을 꼼꼼히 따져봅니다. 대상은 따로 없습니다. 자동차든, 휴대폰이든, 금융상품이든...가장 친소비자적인 시각을 전달하려고 합니다. 또 이 공간은 각 분야에 관심있는 전문블로거나 시민기자 등 누구에게도 열려있습니다. [편집자말]
20일 삼성서초사옥 지하에 있는 달라이트 매장에서 갤럭시탭10.1을 사용해보는 사람들.
 20일 삼성서초사옥 지하에 있는 달라이트 매장에서 갤럭시탭10.1을 사용해보는 사람들.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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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전 삼성전자 갤럭시탭10.1 발표 행사가 열린 강남 삼성서초사옥에는 국내외 취재진과 블로거 수백 명이 몰렸다. <오마이뉴스> 대학생 인턴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손형안(25), 윤성원(23) 기자도 그 속에서 '신제품 삼매경'에 빠졌다.

삼성 스스로 '동급최강'이라고 자부하는 안드로이드 태블릿 신제품은 그들 눈에 어떻게 비쳤을까? 취재를 마친 뒤 강남역 한 커피전문점에서 1시간 동안 이날 갤럭시탭10.1을 '간 본' 소감을 서로 나눴다.

두 사람 모두 태블릿을 쓰고 있진 않지만 주변 친구들이 쓰는 아이패드2와 갤럭시탭 7인치를 사용해 본 경험 덕에 나름 냉정한 비교 평가를 하기도 했다. 두 사람은 각각 애플 아이폰4와 안드로이드폰인 HTC 디자이어HD를 쓰고 있었다.

아이폰 사용자는 아이패드, 안드로이드폰 사용자는?

갤럭시탭10.1 대 아이패드2 진검 승부.
 갤럭시탭10.1 대 아이패드2 진검 승부.
ⓒ 고정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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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약 태블릿을 산다면 아이패드2와 갤럭시탭10.1 가운데 어떤 걸 선택하겠나.
손형안: "아이폰 사용자라면 아이패드2를 선택할 것 같다. 아이폰4를 써보니 애플 제품 특유의 터치감이 있다. 만약 소비자가 제품에 대한 어떠한 정보도 없이 태블릿PC를 맞닥트렸을 때 기능보다 터치감을 먼저 볼 텐데 여기서부터 삼성이 밀리기 시작한다. 10.1인치 제품은 7인치보다 터치감이 많이 좋아졌지만 아직 아이패드 따라가려면 멀었다고 생각한다."

윤성원: "가격만 같다면 아이패드2를 사겠다. 이미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쓰고 있어 서로 보완이 될 거 같다. 갤럭시탭10.1을 잠시 만져보면서 그다지 좋다는 느낌을 못 받았다. 주변에 태블릿을 쓰는 친구 2명인데 모두 아이패드다."

- 두 제품 가격은 비슷하다.(웃음) 갤럭시탭10.1 가격은 지난 4월 말 국내 출시된 애플 아이패드2와 비슷한 가격을 책정했다. 와이파이 전용 제품도 나왔는데 16GB 제품이 67만1천 원(아이패드2 동급은 63만5천원), 32GB 제품은 74만8천 원(아이패드2 동일)이다.
손형안: "학교에서 스마트캠퍼스 인프라 구축하고 출석 등을 스마트폰으로 체크한다고 하면서 학생들에게 갤럭시탭을 싸게 보급해 강의 노트 대용으로 많이 쓴다. 그래도 갤럭시탭 사용자는 10명 중 2명 꼴이고 나머지는 아이패드를 쓰고 있다."

- 예전 아이패드와 7인치 갤럭시탭은 휴대성 싸움이었다. 하지만 이번 신제품부터 크기가 같아지면서 같은 조건이 돼 버렸다. 삼성이 '동급 최강'이라고 했지만 하드웨어적으로 볼 때 큰 차이를 못 느꼈다. 하드웨어 조건만 같다면 결국 소프트웨어, 애플리케이션(응용 프로그램)이나 사용자 환경(UI)에서 판가름이 날 수밖에 없다.

9.7인치 화면을 쓰는 아이패드 1세대(왼쪽)와 갤럭시탭10.1은 외형상 큰 차이가 없다. 다만 갤럭시탭은 16대 10 화면비를 사용해 가로로 더 길다.
 9.7인치 화면을 쓰는 아이패드 1세대(왼쪽)와 갤럭시탭10.1은 외형상 큰 차이가 없다. 다만 갤럭시탭은 16대 10 화면비를 사용해 가로로 더 길다.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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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패드보다 사용법 복잡... 멀티태스킹 기능 돋보여

- 갤럭시탭10.1 사용자 환경은 어땠나? 아이패드에는 없는 위젯 기능이 꽤 쓸모 있어 보이던데.
윤성원: "아이패드 사용자 환경은 아이폰과 별 차이가 없다. 넓은 화면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부분은 아쉽지만 갤럭시탭10.1은 화면 구성이나 기능은 다양한데 너무 많아 어지럽다."

- 갤럭시탭10.1에서 사용하는 안드로이드 허니콤(3.1버전)은 태블릿에 최적화돼 있다. 위젯으로 홈화면을 꾸밀 수 있고 화면도 폭넓게 사용할 수 있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에 익숙한 사용자들은 갤럭시탭이 더 끌릴 것 같다.
윤성원: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갤럭시탭10.1 사이에 사용자 환경이 비슷하다는 느낌이 없었다. 서로 연동된다는 느낌도 받지 못했다."

손형안: "아이폰 쓰면서 불편한 것 못 느꼈기 때문에 위젯 기능이 부럽진 않다."

- 아이패드가 처음 나왔을 때 어떤 스마트폰과 궁합이 잘 맞을까 화제가 된 적도 있다. 아이폰-아이패드, 갤럭시S-갤럭시탭보다는 갤럭시S와 아이패드가 궁합이 맞다는 얘기도 있었다. 갤럭시S 핫스팟 기능을 활용하면 아이패드 와이파이 전용으로도 3G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손형안: "지금은 아이폰4도 핫스팟 지원된다." (웃음)

- 오늘 살펴본 갤럭시탭10.1의 장단점을 얘기해 보자.
윤성원: "나는 선명한 화면을 좋아하는데 그런 점은 갤럭시탭10.1이 괜찮았다. 다만 사용방법이 좀 복잡해 보였다. 아이패드는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도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데."

손형안: "일단 10.1인치 제품은 7인치보다 화면이 크고 시원하고 터치감도 많이 좋아졌다. 7인치는 갤럭시S 크기가 키운 것처럼 난잡한 느낌이 있었는데 10.1인치는 정돈돼 있고 최적화된 느낌이다."

- 멀티태스킹(두 개 이상 프로그램을 동시에 이용하는 것)도 돋보였다. 아이패드는 홈 버튼을 재빨리 두 번 눌러야 해 번거로운데 갤럭시탭은 버튼 한번으로 화면 왼쪽에 사용했던 프로그램들이 작은 미리보기 화면과 같이 떠서 사용하기 편리했다. 하단 메뉴 버튼을 누르면 음악 재생기나 전자계산기, 메모지가 팝업 창처럼 뜨는 것도 맘에 든다. 또 기존 안드로이드에선 정상적으로는 불가능했던 화면 캡처 기능도 버튼 하나로 할 수 있다.

윤성원: "사실 안드로이드폰에선 사진 캡처가 안 돼 많이 불편했다. 반면 카메라는 후면 300만 화소, 전면 200만 화소여서 아이패드2보다 낫다고는 하는데 화면이 커서 그런지 생각보다 선명해 보이지 않았다. 갤럭시탭으로 사진을 찍거나 촬영할 일이 많이 있을까 싶기도 하다."

갤럭시탭10.1에선 이전에 사용했던 프로그램들을 미리보기 화면을 띄워 선택할 수 있다.
 갤럭시탭10.1에선 이전에 사용했던 프로그램들을 미리보기 화면을 띄워 선택할 수 있다.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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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 조금 바꿔 아류 제품 내놓는 건 삼성 한계"

- 만약 태블릿을 쓴다면 어떤 용도로 많이 쓰겠나.
손형안: "일정관리, 메모 같은 생활기능에 많이 쓰고 동영상 등 멀티미디어 보기도 10.1인치 제품의 강점인 것 같다. 다만 외부 3G 환경에선 동영상 보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 와이파이 환경에선 문제가 없지만 3G 네트워크에서 동영상을 보기엔 아직 느리다. 와이브로(광대역 무선 인터넷)를 쓰는 HTC 태블릿 플라이어는 이동 중에도 속도가 와이파이 수준이었는데, 갤럭시탭도 4G LTE 모델이 따로 나와 줘야 할 것 같다.

손형안: "그런 식으로 자꾸 새 모델을 내놓는 게 삼성의 한계다. 제대로 된 제품 하나를 내놓고 그 다음 후속 모델에서 추가 기능들을 모두 묶어 내면 좋을 텐데 기능이 하나 추가될 때마다 아류 제품들을 계속 만든다. 제품에 어딘가 부족한 게 있으니까 그러는 거 아니겠나. 소비자 입장에선 안 좋게 보인다."

- 갤럭시S 호핀이나 갤럭시탭 4G를 두고 하는 얘기 같다. 사실 갤럭시탭 7인치도 10.1인치 제품이 나온 뒤 운영체제 업그레이드나 애플리케이션 지원에서 뒷전에 밀릴까 걱정이다. 실제 삼성에선 7인치 탭을 본격적인 태블릿이라기보다 스마트폰에 가깝다고 보는 것 같다. 운영체제도 허니콤 업그레이드보다는 진저브레드(2.3버전) 차기 버전인 '아이스크림 샌드위치'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 갤럭시탭 7인치는 삼성에게 태블릿PC라기보단 하나의 과도기적 제품이었던 것 같다. 결국 이번 10.1인치부터가 갤럭시탭과 아이패드의 진짜 승부다.

삼성-한국 소비자 눈높이 vs. 애플-자발적 에코시스템

손형안: "오늘 행사에서 젊은이들을 많이 봤다. 젊은 층 사이에서 갤럭시탭 관심도 높고 제품도 나쁘지 않아 충분히 어필할 수 있을 것 같다."

윤성원: "갤럭시탭은 나이 드신 분들이 많이 쓸 것 같다. DMB나 국내 사용자에 특화된 서비스 때문에 일부러 삼성 제품을 찾는 분들도 많으니까."

손형안: "그런 면에선 애플은 자부심이 강한 반면 삼성은 국내 소비자 눈높이에 잘 맞추는 것 같다."

- 삼성에서 오늘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애플리케이션 부족은 큰 숙제다. 오죽했으면 애플이 아이패드2를 내놓으면서 아이패드 앱은 6만5000개인데, 허니콤 앱은 100개라고 강조했겠나. 삼성은 자발적인 에코시스템보다 주문형 시스템에 기댈 수밖에 없는데 이는 한국 같은 한정된 시장 안에선 단점이면서 장점이 될 수도 있다. 애플은 일부러 한국시장에 특화된 앱을 만들 필요가 없지만 삼성은 리더스허브, 지상파 DMB처럼 한국시장에 특화된 앱이나 기능을 전략적으로 만들 수 있다. 다만 앱 숫자 면에서 자발적인 애플 에코시스템을 따라잡기는 역부족이다.

20일 삼성서초사옥에서 열린 삼성전자 갤럭시탭10.1 미디어데이 제품 소개 장면
 20일 삼성서초사옥에서 열린 삼성전자 갤럭시탭10.1 미디어데이 제품 소개 장면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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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선인터넷 빨라지면 태블릿 사용자 늘어날 것"

-  마지막으로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보자.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는 1500만 명이 넘었지만 태블릿은 아직 100만 명도 채 안 된다. 과연 태블릿PC는 지금 우리 생활에 꼭 필요한가.
윤성원 : "당장 태블릿을 사고 싶진 않다. 강의노트 대용으로 쓴다는데 아직은 손으로 쓰는 게 더 편하고 일상 생활에서 그렇게 필요하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 잠 자기 전에 웹 서핑하기 편한 정도다.

손형안 : "지금 쓰는 PC나 노트북은 길게 보면 소모품이다. 일정한 주기가 지나면 교환이나 업그레이드가 필요한데 태블릿PC가 나오면서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지금 쓰는 데스크톱 PC 수명이 다 한다면 태블릿PC로 바꾸겠다."

- 아이패드를 6개월 정도 써봤는데 절반은 게임이고 나머지 절반은 유튜브나 영화 같은 동영상 보기에 많이 쓴다. 기존 PC와 가장 다른 점은 화면 터치와 부팅 시간이 필요 없다는 점이다. 태블릿 쓰면서 노트북 켜고 끄는 데 걸리는 2~3분도 답답하게 느껴진다. 사람들이 태블릿에 익숙해질수록 데스크톱PC의 경쟁력은 사라져갈 것이다. 다만 오피스 프로그램 같은 소프트웨어 활용 측면에서 태블릿은 아직 부족하다. 

윤성원 : "난 집에 가면 노트북이나 스마트폰 대신 데스크톱PC를 주로 쓴다. PC는 안정적인 느낌이 든다."

손형안: "와이파이 같은 인프라가 잘 돼 있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같은 제품을 쓸 수밖에 없는 환경으로 바뀌고 있다. 무선 인터넷 환경이 좋아지면 태블릿 사용자도 자연스럽게 늘어날 것 같다."

덧붙이는 글 | 손형안·윤성원 기자는 오마이뉴스 14기 대학생 인턴 기자입니다.



태그:#갤럭시탭, #아이패드2, #삼성전자, #애플, #태블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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