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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T'는 무슨 뜻?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평창이 선정되었다는 기쁜 소식을 접하면서 본 기자의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 단어가 하나 있었다. 그것은 바로 "PT'라는 표현인데 '김연아 PT', '평창 PT' 등 주요 언론 기사의 머릿말에 등장한 'PT'라는 표현은 정말 생소했다. 그냥 막연히 어림잡아 '파워포인트(Power Point)의 약자인가?'라고 생각했지만 그 약자는 'ppt'이므로 그것도 아닌데 '과연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라는 의구심이 들었다.

분명히 영어 알파벳으로 구성된 조합인데 영어권 화자들은 알아들을 수 없는 'PT'라는 표현의 어원이 '프레젠테이션(Presentation)'에서 'P'와 'T'를 따서 만든 신조어라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약자라는 것은 대부분 각 단어의 첫 자를 따서 만드는 것인데 이 'PT'라는 말은 어떻게 생겨난 말인지 그 어원조차 알 수 없는 것이다. '프레젠테이션'이라는 말은 2007년에 국립국어원에서 '시청각설명회'라는 말을 권고하였다는데 그것은 쓰이지도 않고 신문지상에서도 "PT'라는 용어를 공공연히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발표'와 'PT'의 차이

'발표'는 학교에서 어린이들이 하는 것이고 'PT'는 중요한 공식석상의 '발표'를 의미하는 것인가? 영어에서 'presentation'은 여러 가지 뜻이 있지만 초등학교 학생이 학교에서 발표하는 것이나 올림픽위원회에서 발표하는 것이나 똑같이 'presentation'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이와같이 외국어 외래어로 된 용어를 쓰면 좀 더 세련되고 멋진 표현인양 생각하는 것은 최근들어 거세지고 있는 新사대주의가 아닌가 싶다. 예전에 한자어를 많이 섞어서 쓰는 것이 지식인의 상징인양 생각하던 것처럼 요즘 들어서는 영어 단어들을 우리 말 문장에 섞어서 써야 유식한 사람으로 취급되는 것처럼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무분별하게 만들어 지고 있는 외국어 외래어 단어들

'컨설팅, 컨퍼런스룸, 스터디, 미팅' 등의 단어들 역시 '자문, 회의실, 공부, 회의' 등으로 써야 할 것이다. 그러면 어떤 사람들은 '컨설팅'이라는 말은 '자문'과 다르고 '컨퍼런스'는 '회담'과 다른 좀 더 세련되고 격조있는 말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요즘 한국 드라마를 보면 "오늘 오후 3시에 컨퍼런스룸에서 미팅이 있어요" 등의 말을 쉽게 들을 수 있다.

여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스킨십'이나 '네임밸류' 등과 같은 일본식 영어 표현도 아주 흔히 사용되고 있다. 외국어가 유입되는 이유는 그 이름에 해당하는 물건이 수입될 때 새로운 이름을 짓기 보다는 그 이름을 함께 사용되는 것인데 요즘은 이미 한국어로 표현할 수 있는 것들까지 외국어 단어들을 한국식 발음으로 표기하는 바람직하지 못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예전에는 보통 명사만 외국어 혹은 외래어로 사용하곤 했는데 요즘 들어서는 외국어 단어에 '-하다'를 더해서 '챠밍하다', '드라이브하다' 등의 동사나 형용사까지 만들어내고 있다. '파인애플'이 왜 '파인 사과'가 아니냐고 질문하는 본교의 외국인 학생에게 한국에 '사과'는 원래부터 있었기에 따로 '애플'이라고 하지 않지만 '파인애플'이라는 과일은 한국에 없었고 파인애플이라는 과일이 한국에 들어올 때 그 이름도 함께 들어온 것이라고 설명할 수 있었는데 이렇게 무분별하게 외래어들이 만들어진다면 더 이상 논리적인 설명은 불가능할 것이다,

더 이상 '평창 PT 유려했다' 등의 머릿말을 보는 일은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 대신 '평창 발표 아름다웠다' 등의 이해하기 쉬운 우리말이 많이 쓰여지길 미국에서 외국인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교사로서 소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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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한국어 및 한국 문화를 가르치는 교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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