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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쩜 이리 말을 안 듣니?

책 <내 아이의 평생 습관 미운 일곱 살에 끝내라>
 책 <내 아이의 평생 습관 미운 일곱 살에 끝내라>
ⓒ 명진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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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일곱 살이 되니 '미운 일곱 살'이란 말이 딱 맞을 정도로 황당한 일이 많이 생긴다. 친구들이랑 속닥거리며 엄마를 속이고 놀러 다니기 바쁘고 '착하다'는 평을 듣던 그 순한 아이는 어디로 갔는지 뭐라 잔소리 하면 대들기까지 한다.

도대체 순한 양이던 내 아이가 왜 이리 달라진 것일까? 엄마는 한숨만 나온다. 나만 이런 고민이 생기나 했더니 주변에 일곱 여덟 살 아이를 둔 엄마들이 비슷한 이야기를 한다. 애들 버릇은 어릴 때 잡아 주어야 한다는데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

<내 아이의 평생 습관 미운 일곱 살에 끝내라>는 아이의 행동 교정을 위해 고민하는 엄마라면 한번쯤 읽어볼 만한 책이다. 저자 이호분 박사는 신촌 세브란스 병원 소아정신과 전문의를 거쳐 현재 SBS, MBC 등에서 아이의 행동 교정을 위한 전문가 솔루션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부정적 습관, 어릴 때 고쳐야 한다

저자는 책의 첫머리에서 태어나서부터 성장하기까지 지속되어온 '부정적 습관'이 사람들의 성공을 방해한다고 말한다. 사전적 의미로 습관은 '여러 번 거듭하는 동안 굳어지는 행동, 경향, 습성'이다. 한 마디로 자신도 모르게 몸에 배인 무형, 유형의 모든 것인데, 이게 무의식 중에 성격을 형성하고 그 성격이 인생의 방향을 결정짓는다고 보면 된다.

이렇게 보면 우리가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모든 습관들이 사실은 우리 인생의 방향을 결정짓는다는 얘기다. '게으르다, 움직임이 별로 없다, 행동이 느리다, 산만하다, 집중력이 떨어진다' 등의 부정적인 습관은 어린 시절의 행동에서 비롯된다.

어른이 되어버린 사람들이야 이런 습관을 고치기란 하늘의 별따기처럼 어렵다. 대부분의 어른들은 이런 습관을 그냥 인정한 채 긍정적인 자아를 수용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이런 어른들도 어릴 때 부모님께서 안 좋은 습관을 고쳐 주셨다면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살고 있었을 것이다.

좋은 습관 길들이기, 일곱 살에 끝내자

그럼, 좋은 습관을 길들이기에 가장 좋은 시기는 언제일까? 많은 교육학자와 소아심리학자들은 그 시기를 우리나라 나이로 일곱 살 즈음이라고 말한다. 어른들과의 의사소통이 원활히 이루어지고 사회성과 자아 형성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지는 여섯, 일곱, 여덟 살 즈음에 좋은 습관을 길들이면 그게 평생 간다.

이 시기의 아이들은 정서적 발달과 신체적 발달이 급격히 이루어진다. 저자는 우선 마음 다스리기를 통해 긍정적 정서를 키우도록 권장한다. 그 첫 번째로 우선 집에서부터 안정된 정서적 환경을 만들어주어야 한다.

부모의 다툼이 잦은 집, 부모가 너무 바빠 아이와 소통할 수 없는 집은 부모 먼저 정서적 안정을 찾고 조금이라도 시간을 내어 아이들과 함께 지내보도록 해야 한다. 부모 자식 간에 서로 이해하며 마음을 다독이는 시간도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아이들의 사회성을 기르는 첫 공간도 바로 가정이다. 저자는 부모 자식의 관계가 세상에서 가장 좋은 사이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형제자매 간의 질투가 심하고 다툼이 많을 경우는 서로를 위하는 마음을 가르쳐서 사회성 형성에 탈이 없도록 해야 한다. 집안 식구들을 위할 줄 아는 아이가 밖에서도 타인을 공경하며 친구를 사랑하고 살 수 있다는 말이다.

마지막으로 강조되어야 할 것은 모든 것의 기초인 건강한 몸을 위한 습관 길들이기다. 요즘 엄마들을 보면 아이 공부만 강조해서 학원 뺑뺑이를 시키면서 마트에서 파는 과자 간식과 아이스크림으로 요기를 대충 때우게 하는 경우가 꽤 많다.

언젠가 사교육 열풍으로 유명한 동네의 자장면 집에 갔는데, 한 아이가 탕수육 그릇을 앞에 놓고 영어 단어를 외우며 점심을 먹고 있었다. 앞에 앉아 있는 엄마는 자신의 음식은 시키지도 않은 채 아이의 단어를 체크해 주기 바쁜 상태.

공부도 좋지만 가장 즐거워야 할 식사 시간이 영어 단어 암기 시간이라니, 어른인 나조차도 왠지 목이 메어왔다. 저자는 이렇게 공부만 많이 한 아이가 과연 행복하고 즐거운 삶을 살 수 있을까 걱정이 된다고 말한다.

처음 학교에 들어가서 엉뚱한 행동을 많이 하던 우리 아이도 요즘은 차차 바른 행동 습관을 알고 제자리를 찾아가는 듯하다. 혼도 많이 내고 잔소리도 많이 했는데, 그런 것보다 오히려 책에서 말하는 안정된 가정환경과 풍부한 대화를 통해 아이 스스로 좋은 습관을 형성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물론 아직도 우리 가정이 무척 긍정적이고 훌륭하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엄마 입장에서 '일곱 살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는 데 신경이 쓰인다. 지금 잘못 형성된 습관이 아이 인생을 좌우한다는데, 욱 하고 화나는 걸 참으며 노력할 수밖에….

미운 일곱 살, 밉다고 야단치기보다 내 아이의 마음을 들여다보며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자. 아이는 지금 한창 세상을 향해 높이 날아갈 준비를 하고 발돋움을 하고 있을 테니 말이다.


내 아이의 평생습관 미운 일곱살에 끝내라

이호분 지음, 청아출판사(2006)


태그:#자녀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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