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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메시지 50건 무료? 어차피 카카오톡 쓰면 공짜잖아요."

 

SK텔레콤이 지난 2일 발표한 통신요금 인하 방안에 스마트폰 사용자들 반응은 특히 차가웠다. 이미 모바일 메신저와 모바일 인터넷전화(mVoIP)로 '공짜'에 익숙해진 이들에게 별 의미 없는 조치였기 때문이다.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 사용자가 1500만 명을 넘어서며 사실상 모든 스마트폰 사용자가 무료 문자를 주고받는 시대가 열렸다. 이에 질세라 다음, 네이버 등 포털 사업자와 KT, LGU+ 등 이동통신사들도 모바일 메신저 시장에 뛰어들었고 애플, 삼성 등 제조사들도 채비를 하고 있다.

 

모바일 메신저 서바이벌 시대, 과연 최후 생존자는 누가 될까?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과 각각 포털과 이통사를 대표하는 다음 마이피플, KT 올레톡 등 모바일 메신저 3종을 직접 비교해봤다.

 

낯선 친구만 불리는 '친구 추천', 꼭 필요할까?

 

지난해 3월 등장한 카카오톡 가입자는 1년 3개월 만에 1500만 명을 넘었고 마이피플도 무료 음성통화에 힘입어 최근 700만 명을 돌파했다. 지난 9일 KT가 내놓은 올레톡 역시 출시 이틀 만에 13만 명을 돌파하며 만만찮은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들 모바일 메신저가 폭발적으로 성장한 배경에는 스마트폰 주소록과 연동해 친구를 자동으로 찾아주는 기능을 무시할 수 없다. 

 

과연 내 메신저 친구 숫자는 얼마나 될까? 카카오톡 친구는 217명으로 현재 내 아이폰 주소록 330명 가운데 65%를 차지했다. 여기엔 내 주소록엔 빠졌지만 상대방이 내 번호를 간직한 탓에 추천받은 친구도 상당수 포함돼 있다. 여기에는 내가 미처 등록하지 못한 '절친'도 있지만 대부분 취재 과정에서 명함 주고받은 낯선 친구(?)들이다. 

 

'추천 기능'이 없는 마이피플 친구는 80명(24%)으로 무료음성통화 앱인 '바이버' 친구 숫자(84명)에도 조금 못 미쳤다. 올레톡 친구는 12명(3%)이었지만 카카오톡처럼 추천 받은 친구 10명까지 포함하면 지난 3월 시작한 네이버톡(18명)과 맞먹는 수준이었다.   

 

  

음성-문자 돈 내고 써라? 올레톡의 '통신사 마인드'

 

이런 추천 기능은 친구 숫자를 불리는 데 큰 위력을 발휘했지만 자신 의사와 관계없이 상대방에게 노출돼 개인정보 유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정작 낯선 '추천 친구'와 1대 1 대화를 나누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에 '사족' 같다는 느낌도 지울 수 없다. 차라리 마이피플처럼 주소록에 있는 친구를 '초대'하는 기능이 좀 더 인간적으로 보인다.

 

후발주자인 올레톡은 한술 더 떠 친구 추천 기능과 초대 기능도 모자라 휴대폰 주소록에 있는 모든 이들을 '준회원'을 끌어들여 '숫자 불리기'에 나섰다. 올레톡 회원이 아니라도 음성통화나 문자메시지를 나눌 수 있다고 하지만 결국 기존 이통사 네트워크와 연결되는 '유료 서비스'일 뿐이다   

 

KT 이용자에게 문자 500건을 무료 제공한다거나 타 통신사 가입자에게 와이파이존 1일 이용권을 준다는 출시 이벤트 역시 정액요금제 때문에 문자나 데이터가 남아도는 스마트폰 사용자들 패턴과 동떨어진 '통신사 마인드'다. 오히려 지금은 주소록 동기화에 걸리는 시간이나 네트워크 끊김 현상 등 시스템 안정화가 더 시급해 보인다.  

 

 

모바일 메신저 수익 모델은 이용자 가두기?

 

1대1 채팅, 단체 채팅과 같은 기본적인 모바일 메신저 기능은 세 서비스 사이에 큰 차이는 없다. 다만 카카오톡이 메신저 기능 자체에 충실하다면 마이피플과 올레톡은 사용자 그룹 묶기 기능을 강화하는 한편 카페 기능이나 SNS 연동을 추가하는 등 앞으로 수익모델을 염두에 둔 서비스 확장이 눈에 띈다. 

 

특히 올레톡은 1:1 채팅 기능 못지않게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연동한 '스마트폰 개인 홈페이지' 개념인 '폰피'를 만드는 한편 카페 기능을 넣어 커뮤니티 기능을 강화했다. 사용자가 다른 앱으로 이동할 필요 없이 올레톡 안에서 최대한 오래 머물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다음 역시 지난달 30일 마이피플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검색, SNS 등 다음의 기존 모바일 앱들을 연결하는 허브 기능을 강화하는 한편 수익 모델 차원에서 소셜 커머스 등과 연계한 '광장' 서비스 계획을 밝혔다. 

 

마이피플과 올레톡이 각각 다음 지도, 구글맵과 연동해 내 현재 위치를 상대방에게 전송하는 기능을 넣은 것도 앞으로 '위치 기반 서비스' 활용과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

 

올레톡이 '국민 메신저'가 되긴 힘든 까닭

 

하지만 이런 전략은 수익모델 확보 차원에서 불가피한 측면도 있지만 어떻게든 이용자들 자사 서비스에 붙잡아 두려는 전형적인 대형 포털-이통사들 마인드라는 아쉬움도 남는다.

 

오히려 카카오톡은 자사 서비스를 활용해 다른 모바일 앱이나 서비스업체들과 제휴하려는 노력이 엿보인다. 케이크, 커피, 피자 등과 교환할 수 있는 KT 기프티콘을 친구에게 선물할 수 있게 해 사용자들을 오프라인으로 유도한다. 또 벅스, 소리바다나 언론사 앱을 이용하다 괜찮은 음악이나 뉴스가 있으면 카카오톡 친구와 공유할 수 있는 '카카오 링크' 서비스도 눈길을 끈다.   

 

아쉬운 건 모바일 인터넷전화(mVoIP) 사용 제약이다. 마이피플 외에 카카오톡, 올레톡 모두 무료 음성/영상 통화 제공에는 인색하다. 마이피플 역시 3G 음성통화는 무제한데이터 요금제 가입자들만 쓸 수 있어 양쪽 모두 와이파이에 접속해야 하기 때문에 사용이 제한적이다.

 

더구나 네트워크 상태에 따라 틍화 품질이 들쑥날쑥이고 자주 끊겨 친구들과 수다 정도면 모를까 중요한 용건으로 쓰기엔 여전히 불안했다. 다만 네트워크 상태만 좋으면 주위 잡음까지 뚜렷하게 들릴 정도로 우수한 통화 품질을 보여줘 4G 시대에 큰 역할이 기대됐다.  

 

애플이 무료 영상통화인 '페이스타임'에 이어 iOS5부터 '아이메시지'를 도입하기로 하면서 '무료 문자'는 이미 대세가 됐다. 덩달아 건당 20원에 이르는 문자메시지(SMS) 요금 자체를 없애야 한다는 목소리도 힘을 얻고 있다.

 

이통사들이 뒤늦게 모바일 메신저 시장에 뛰어들어 '적과의 동침'에 나선 것도 나름 살아남으려는 몸부림이다. 하지만 유료와 무료 문자메시지를 애써 나누고 3G 인터넷 전화를 차단하는 이통사 마인드를 벗지 못하는 한 '국민 메신저'가 되기는 불가능해 보인다. 


태그:#올레톡, #카카오톡, #마이피플, #모바일 메신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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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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