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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베데 로일라 수자의 시체는 그의 집 인근 울창한 숲에서 발견됐다. 경찰은 그가 지난주에 살해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총상으로 사망한 그의 시체는 이번 주 화요일에야 확인됐다. 31세의 이 젊은 지역 운동가는 내내 이 지역의 불법 벌채업자들과 싸워왔다.

브라질 사회에 만연한 폭력 사건을 추적하고 감시하는 가톨릭의 토지사역위원회(Pastoral Land Commission)는 로이터(Reuters)와의 인터뷰에서 수자가 불법 벌채업자들에게 낙인이 찍힌 후 계속 살해 위협을 받아왔다고 말했다. 지역 주민 또한 수자가 죽기 전 네 사람을 태운 트럭이 수자의 집 쪽으로 가는 것을 봤다고 말했다. 부검 결과에 의하면 수자는 머리에 총상을 입고 사망했다.

아마존 열대우림 지역인 브라질 북동부 파라 주와 서부의 론도니아 주에서는 지난 한 달 동안 수자와 같은 지역 운동가 6명이 살해됐다. 정부는 폭력의 심각성을 인정하고 경찰 보호를 강화했지만 수자의 죽음을 막지는 못했다. 경찰은 6명 모두가 불법 벌채업자들과의 토지 갈등으로 살해된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한 달 동안 환경운동가 등 6명 살해

그러나 토지사역위원회는 "사망자 중 일부가 수년간 위협에 시달려왔던 지역 운동가들"이라고 밝혔다. 파라 주에서 살해당한 지역 환경운동가인 리베이로 다 실바와 그의 아내 에스피리토 산토는 지난 2년간 살해 위협을 받아왔고, 로도니아 주에서 살해된 아델리노 라모스는 벌채업자들에 맞서 싸워온 유명한 지역 지도자였다.

토지사역위원회는 2001년 이래 살해 위협을 받아온 1800여 명의 명단을 연방 정부에 보냈다. 명단에 있는 사람들 중 수십 명은 이미 살해당했고 그 외 많은 사람이 암살 미수로 겨우 살아나거나 상해를 입었다. 지난 20년 동안 아마존 지역에서는 1000명 이상의 환경 운동가, 종교 지도자, 지역 운동가 등이 살해됐다.

그러나 살인자나 살해 지시자에 대한 기소는 거의 전무한 상태다. 토지를 둘러싼 갈등은 아마존에서 지난 수십 년 동안 계속되고 있다. 생계를 위해 산림에 의존해야 하는 소농들이나 토지 소유권이 없는 원주민들은 목재를 팔려는 벌채업자들, 그리고 농업과 목축을 위해 산림을 소각하는 토지 소유자들과 충돌해왔다.

최근 몇 년간 연방정부가 불법 벌채업자들에 대한 감시와 체포를 강화하면서 산림 훼손이 감소하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 5월 브라질 국립우주연구소가 공개한 인공위성 촬영 사진에 의하면 올해 3,4월 아마존에서 발생한 산림 벌채는 592평방킬로 규모로 작년 같은 시기의 103평방킬로에 비해 약 6배나 넓은 면적이었다.

대부분의 산림 훼손은 서부의 마토 그라쏘 주에서 발생했는데 이곳은 브라질 전체 콩의 4분의1을 생산하는 콩 농사 중심지다. 이 수치는 브라질 환경부조차 놀라게 했다. 작년 12월 브라질 정부는 산림 훼손이 2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최근의 수치는 2010년에 비해 27%나 급증한 수치다.

환경운동가들은 지속적으로 증가한 브라질 국내와 외국의 고기와 농산물 소비가 산림 훼손을 야기했다고 말한다. 환경보전 전문 뉴스 사이트인 <몬가베이(Mongabay)>에 의하면 2000~2005년 사이 훼손된 아마존 산림의 65~70%는 목축 때문이었다. 20~25%는 소규모 농업에 의해, 그리고 5~10%는 대규모 농업에 의한 것이었다. 2~3%는 목재를 얻기 위한 벌채에 의해 발생했고, 1~2%는 광산, 도시화, 도로 건설, 댐 건설 등 탓이었다.

2000~2006년 사라진 아마존 열대우림은 15만평방킬로로 이는 그리스보다 넓은 면적이다. 1970년 이래 사라진 면적은 60만 평방킬로다. 그 이후 2006~2010년까지는 산림 훼손이 사라지지는 않았지만 훼손 면적이 전년에 비해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계속 사라지는 아마존 열대우림... 더욱 약해지는 규제

환경운동가들은 올해 산림 훼손 면적이 급증한 이유 중 하나는 브라질 정부의 산림법 개정 절차 때문이라고 말한다. 현재의 산림법은 아마존의 토지 소유주들에게 소유지 산림의 80%를, 그리고 다른 지역은 산림의 20%를 의무적으로 보존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새로운 산림법은 이 규정을 완화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여기에는 소규모 토지 소유자들에게는 80% 산림 보호 의무를 면제해주고, 2008년 이전에 발생한 산림 벌채에 대해서는 책임을 묻지 않으며, 강에서 30미터 거리까지 토지 개발을 금지했던 것을 15미터 이하로 완화하는 것이 포함돼 있다.

아마존 개발을 촉진하기 위해 산림법을 완화하려는 논의는 10년 이상 지지부진 계속돼 왔다. 그런데 최근 논의가 재개됐다. 개정안은 공산당 대표인 알도 레벨로에 의해 발의됐으며 브라질 농업 개발을 주장하는 이른바 "전원주의자(ruralist)" 의원들에게 적극적인 지지를 받았다. 토지를 소유한 대부분의 농민들은 법 개정을 찬성하고 있다.

그러나 환경운동가들과 생계를 위해 산림 보호를 주장하는 농민들이나 원주민들은 법이 통과되면 아마존 열대우림에 치명적인 위협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환경운동가들은 최근의 산림 훼손 증가도 법 개정 이전에 산림을 벌채해 이미 벌채가 이뤄진 곳을 농지로 인정받으려는 토지 소유주들의 편법 때문이라고 말한다. 또한 산림을 보호해야 하는 지역에 농장을 만들 수 있는 길이 열리길 바라기 때문에 산림법 개정을 찬성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브라질에서 영향력이 높은 전국농업연합의 카티아 아부로 회장은 비비씨(BBC)와의 인터뷰에서 산림법 개정에 반대하는 환경운동가들과 과학자들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환경운동 단체들은 자신들에게 반대하는 사람들을 공격하고 사업을 인질로 잡는 국제 마피아다. 이들은 브라질 농부들을 독초로 보고 뽑아버리려고 한다. 세계 역사를 살펴보면 농업은 물에 의존하기 때문에 어디서건 강을 따라 발달했다. 산림법 개정에 앞서 보다 많은 연구를 주장하는 과학자 단체도 극도로 정치화된 집단이다."

환경운동가들과 환경 보전을 주장하는 농부들은 목축과 농업을 위해 계속 산림을 벌채할 것이 아니라 생산성을 높이는 데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마존의 목축업자들은 1헥타르에 1마리 이하의 소를 키우고 있다. 농부인 페르시오 바로스 드 리마는 비비씨(BBC) 기자에게 자신은 농지를 최대한 효율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는 여러 가지 목초를 키우고 1헥타르의 땅에 2.5마리의 소를 키운다. 또한 이 땅에 옥수수도 심는다. 1974년 내가 처음 농장을 샀을 때 당시 법에 따라 반 이상이 산림으로 덮여 있었다. 그 후 계속적인 노력으로 추가로 벌채를 하지 않으면서 생산성을 높일 수 있었다."

환경운동가들과 농민들의 저지 노력에도 새로운 산림법은 5월 말 하원을 통과했다. 이제 새로운 산림법은 상원과 대통령의 승인을 남겨두고 있다.

열대우림 보존이 브라질 국민을 어렵게 한다?

새로운 산림법 제정이 임박한 가운데 6월 1일 브라질 환경부는 벨로 몬테 댐 건설을 승인했다.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댐이 될 벨로 몬테 댐은 브라질 동북부에 있는 쉰구(Xingu) 강 유역에 건설되며 우기 때에는 브라질 전체 소비 전력의 10%를 생산하게 될 예정이다. 그러나 댐 건설로 인한 대규모 지역의 수몰로 약 1만6000명의 원주민이 고향을 잃고 4만 헥타르의 아마존 열대우림이 사라지게 된다.

아마존 산림의 훼손과 원주민들의 생존을 위협하는 이 댐 건설을 놓고 정부와 환경운동가, 지역운동가들이 오랫동안 충돌했다. 룰라 다 실바 전 대통령은 미래 전력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벨로 몬테 댐 건설을 최우선 사업으로 진행했으며 현재의 딜마 로세프 대통령도 이 대규모 댐 프로젝트를 지지하고 있다. 정부로부터 사업 승인을 받은 북부에너지 컨소시엄은 수몰지역 사람들을 돕고 환경 영향을 줄이기 위해 190억 달러를 사용할 예정이다. 그러나 환경단체들과 원주민들 등 반대하는 사람들은 댐 건설을 저지하기 위해 계속 싸우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아마존 열대우림은 많은 면적이 훼손됐음에도 여전히 지구 환경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브라질 정부와 국민들이 이 귀중한 자연 자원을 잘 보존해주길 바라지만 다른 한편으로 수입을 늘리고 생활을 향상시켜보겠다는 브라질 사람들의 바람을 부정적으로만 보기도 어렵다.

그럼에도 아마존 개발로 인한 수입 증가가 누구에게 혜택으로 돌아가는지, 외국의 고기와 농산물 수요 증가에 답하기 위해 자국의 산림을 훼손하고 사람들의 생존을 위협하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등도 고민해야 한다. 무엇보다 계속되는 산림 훼손 때문에 당장 생존에 위협을 받고 있는 토지가 없는 농민들과 원주민들은 어떻게 미래를 설계할 수 있을까?


태그:#아마존, #열대우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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