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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수의 주장을 비판하는 성명서를 발표하면서 성명서에 인쇄된 교수의 사진에 계란을 던진 것은 경멸적 감정 표현에 해당하지만, 이는 교수를 강하게 비판하는 과정에서 나온 반대의사 표명으로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아 '모욕죄'가 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학원강사 A(39)씨는 2008년 12월1일 서울시내 한 고등학교 앞 도로에서 인터넷 모 카페 회원과 기자 등 10여명이 모인 자리에서 한국근대사에 대한 안병직 서울대 명예교수(시대정신 이사장)의 주장(식민지근대화론)을 반박하는 성명서를 발표한 후, 성명서에 인쇄돼 있는 안 교수의 사진에 계란을 던져 모욕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그해 12월11일 인터넷 모 카페에 "내일 안병직이 S생활과학고에 나타납니다. 쥐 잡으러 갑시다"라는 글을 올렸고, 일주일 뒤에도 같은 카페에 "지난번에 쥐가 몰래 숨어서 강의를 했다고 합니다. 이번에는 아예 쥐구멍을 전부 막아버립시다. 이번에 나오는 쥐가 엄청난 왕쥐라고 합니다"라는 글을 올려 안 교수를 '쥐'로 표현해 모욕한 혐의도 함께 받았다.

 

1심인 인천지법 부천지원 형사1단독 최성길 판사는 지난해 7월 모욕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안병직 교수를 비판하는 성명서 인쇄 사진에 계란을 던진 부분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다만 인터넷 카페에 2회에 걸쳐 '쥐'로 표현해 비방 글을 올린 혐의만 유죄로 판단해 벌금 100만 원에 대한 선고유예 판결을 내렸다.

 

무죄와 관련, 최 판사는 "피고인은 피해자의 사진에 계란을 던짐으로써 공연히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경멸적 감정을 표현했으나, 한편으로 피해자의 고등학교에서의 근현대사 강연은 공적사안에 대한 활동으로 볼 수 있고, 이에 대한 피고인의 반대의사의 표명도 표현의 자유로서 보장돼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 등이 반박 성명서 낭독 중 피해자의 사진에 계란을 던지는 의식을 진행한 것은 피해자의 사회적 활동에 비판을 가하고 건전한 여론 형성에 기여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 점, 피해자의 발언 내용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 등에 비춰 보면 피고인의 행위를 표현의 자유의 한계를 벗어난 행위로 보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의 행위는 피해자의 공적인 사회활동에 대해 강하게 비판을 하는 과정에서 반대의사 표명의 일환으로 이루어진 행위로서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그러자 검사는 "피고인의 행위는 피해자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경멸적 감정의 표현으로서 사회상규에 위배되는 행위임에도 불구하고 무죄를 선고한 것은 위법하다"며 항소했으나, 인천지법 제2형사부(재판장 정창근 부장판사)는 지난해 10월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고 무죄로 판결한 1심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원심은 피고인이 피해자의 사진에 계란을 던지는 의식에 참여해 계란을 던짐으로써 공연히 피해자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경멸적 감정을 표현했지만, 이런 피고인의 행위는 공적인 사회활동에 대해 강하게 비판을 하는 과정에서 반대의사 표명의 일환으로 이루어진 행위로서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정당행위에 해당해 범죄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사건은 대법원으로 올라갔으나, 대법원 제2부(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26일 한국근현대사 강연내용을 비판하며 안병직 서울대 명예교수의 사진에 계란을 던진 혐의로 기소된 학원강사 A씨(39)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다만 인터넷 카페에 2회에 걸쳐 '쥐'로 표현해 비방 글을 올린 혐의만 유죄로 판단해 벌금 100만 원에 대한 선고유예 판결을 내린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원심의 판단을 종합하면 달리 원심 판결에 검사가 지적한 바와 같은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인정되지 않아 검사의 상고이유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로이슈](www.lawissue.co.kr)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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