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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봄에 파종한 채소가 한참 자라나고 있는 시기다. 이때쯤이면 텃밭의 불청객인 곤충들의 활동도 시작된다. 작물에 심각한 피해를 주는 것은 사실 눈에 보이는 곤충보다는 병원성 세균에 의한 작물의 질병이다. 한번 감염되면 순식간에 작물 전체로 번져서 거둘 것이 없을 정도가 된다. 병원균과 해충으로부터 작물을 지키려면 면역력을 키울 수 있게 만들어줘야 한다. 친환경적인 해충방제와 비료를 쉽게 만드는 방법을 소개한다.

1. 병해충을 전천후로 방제하는 난황유

난황유는 계란의 노른자와 식용유(콩기름, 포도씨 등의 식용기름)를 혼합한 천연농약으로서 병원성 세균의 세포벽을 파괴하고 해충의 호흡과 대사를 방해하는 효과가 입증되어 널리 사용하고 있는 천연농약이다. 제조법과 사용법도 매우 간단하다. 계란의 노른자는 유화제(물과 기름을 혼합)의 기능을 하고 실제 효과를 나타내는 것은 식용유다.

노른자와 혼합시킨 식용유를 물과 혼합하여 작물과 해충에 분사하면 흰가루병과 노균병 같은 병원성 세균의 세포벽과 진딧물(응애)처럼 피부호흡을 하는 해충의 호흡기를 막아서 질식시킨다. 예방 및 치료 목적으로 수시로 사용해도 작물에는 부작용이 없다.

계란 노른자와 식용유를 믹서로 혼합하면 난황유가 된다.
 계란 노른자와 식용유를 믹서로 혼합하면 난황유가 된다.
ⓒ 오창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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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법은 다음과 같다. 계란 노른자 1개에 식용유 약 60mL(소주 컵 1잔정도)를 믹서기로 혼합 후에 물 20리터에 희석시키면 된다. 만들어진 난황유는 냉장보관하면서 필요한 만큼 물과 혼합해서 사용한다. 사용할 땐 진딧물과 작물 전체에 골고루 충분한 양을 살포하며 잎의 뒷면까지 골고루 살포하면 좋다. 예방 목적으로는 10일 전후로 살포하며 치료목적으로는 5일을 전후로 살포한다.

작물의 표면에는 기름성분이 보이기도 하지만 작물의 생장에 부작용은 없다. 물과 혼합할 때 너무 농도가 진하지 않도록 하며, 손으로 만졌을 때 끈적함이 약간 느껴질 정도면 된다. 햇볕이 강하지 않은 오전과 저녁 무렵에 살포해야 약효가 오래 간다. 계란 노른자와 식용유를 섞어 만든 난황유를 대신해서 우유나 마요네즈를 물과 혼합해서 사용해도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

곰팡이균에 감염된 작물에 난황유를 살포하기 전(왼쪽)과 후의 모습
 곰팡이균에 감염된 작물에 난황유를 살포하기 전(왼쪽)과 후의 모습
ⓒ 오창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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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작물을 튼튼하게 하는 난각칼슘과 인각칼슘

말려서 잘게 부순 계란껍데기 100g에 현미식초 500cc 정도의 비율로 혼합한다. 5~7일 정도 지나서 껍질을 건져내면 칼슘식초가 완성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칼슘식초는 냉장보관하면서 식초의 500~1000배 정도 양의 물에 섞어서 작물에 골고루 살포한다.

인산비료를 만드는 방법도 같다. 계란껍데기 대신 돼지뼈다귀(감자탕 등에서 먹다 버린 뼈 사용 가능)를 모아서 햇볕에 말린 후 잘게 부숴 사용하면 된다. 난각칼슘은 고추, 토마토와 같은 과채류의 육질이 무르지 않고 튼실하게 해준다. 열매가 달리는 시기에 월 2~3회 정도 살포한다.

계란껍질을 잘게 부숴서 현미식초와 혼합하면 난각칼슘이 된다.
 계란껍질을 잘게 부숴서 현미식초와 혼합하면 난각칼슘이 된다.
ⓒ 오창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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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쑥쑥 작물을 자라게 하는 액체비료

기름을 짜고 남은 찌꺼기(깻묵)는 질소비료로 널리 사용한다. 깻묵 부피의 5배 정도로 물을 넣고 3개월 이상 발효를 한 다음에 사용할 수 있다. 깻묵은 물에서 흩어지므로 덩어리는 자루에 담아서 물통에 넣고 액비를 만든 후 남은 찌꺼기는 밭에 뿌려주면 된다. 액비는 혐기성 발효(산소가 없는 상태에서 활동하는 미생물)이므로 역한 냄새가 나지만 문제는 없다.

지난 겨울에 만들어둔 꺳묵액비, 혐기성 발효로 숙성이 되면 고약한 냄새가
나지만 작물에 사용하는데 문제는 없다.
 지난 겨울에 만들어둔 꺳묵액비, 혐기성 발효로 숙성이 되면 고약한 냄새가 나지만 작물에 사용하는데 문제는 없다.
ⓒ 오창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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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재료로 인산성분을 지닌 쌀겨와 칼리성분이 있는 숯가루나 재, 그리고 칼슘성분이 들어 있는 계란껍데기를 잘게 부숴서 같이 넣어주면 비료의 3요소로 불리는 질소, 인산, 칼리가 포함된 친환경 종합영양제를 만들 수 있다. 발효를 돕기 위해 부엽토나 미생물제제를 넣어도 좋다. 작물에 사용할 때는 물에 100배 이상 혼합하여 작물과 뿌리주위에 살포한다.
가정에서 쉽게 얻을 수 있는 비료에는 오줌과 쌀뜨물이 있다. 이것들을 페트병에 담아서 7일 이상 발효 후에 물을 5~10배 정도의 비율로 희석해서 뿌려주면 작물성장에 효과가 있다.

독성이 강한 화학비료와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농업을 지향한다면 작물의 면역력을 키워주기 위해 곤충과 풀이 어느 정도 함께 공존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마음이 중요하다. 인간과 자연이 함께 어우러지는 농사는 인간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길이기도 하다.


태그:#난황유, #난각칼슘, #질소, #미생물, #친환경농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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