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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29일 대량의 축산분뇨를 인근 하천에 방류해 문제가 됐던 여주군 북내면 상교리 충북농장에 대해서 여주군이 아무런 행정조치도 하지 않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사고가 발생한 지 2주 정도 후인 10월 12일, 충북농장 인근 하천은 당시 쏟아진 축산분뇨가 완전히 정화되지 않아, 하천 바닥이 새카맣게 변해있었다.

하천에 있는 돌에는 아직까지 축산분뇨가 묻어 있었고, 물이 잠깐씩 고이는 웅덩이에는 축산분뇨 때문에 발생한 거품이 일고 있었다. 사고발생 2주가 지나도록 계속해서 오염물질이 하류로 흘러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2주 전에 50여톤의 축분이 방류된 뒤 정화 작업을 실시하지 않아 새카맣게 변해버린 하천 바닥 중간에 거품이 일고 있다.
▲ 여주군 북내면 상교리 하천 2주 전에 50여톤의 축분이 방류된 뒤 정화 작업을 실시하지 않아 새카맣게 변해버린 하천 바닥 중간에 거품이 일고 있다.
ⓒ 이성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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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이런데도 여주군은 하천정화를 위한 어떠한 조치도 하지 않았다.

여주군 관계자는 "재발방지를 위해 퇴비사에 방지 턱을 설치하도록 지시하는 등의 조치는 했지만, 신속한 하천정화를 위해서는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면서 "자연정화가 되기를 기다리는 방법 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 환경전문가는 "축산분뇨가 하천 바닥에 남아 있다면 발효되는 과정에서 주위의 산소를 소비하기 때문에 산소부족 현상으로 생태계가 파괴되고, 모기, 파리 등의 유해충이 증식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면서 "이런 경우에는 하루라도 빨리 축산분뇨를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전문가는 또 "찾지 않아서 그렇지, 하천 하류를 막고 고압의 물로 하천바닥을 닦아낸 다음 하류에 모인 축산분뇨 찌꺼기를 회수하는 등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고 설명했다.

하천 바닥이 축산분뇨 찌꺼기 때문에 새카맣게 변해버렸다.
▲ 여주군 북내면 상교리 하천 하천 바닥이 축산분뇨 찌꺼기 때문에 새카맣게 변해버렸다.
ⓒ 이성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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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문제가 되는 것은 여주군이 충북농장에 대한 어떠한 행정처분도 내리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확인 결과 10월 15일 현재까지, 여주군은 충북농장에 대한 경고조치 조차 하지 않고 있었다.

현행 '가축분뇨의 관리 및 이용에 관한 법률' 행정처분 기준인 시행규칙 별표 5에 따르면, '처리시설에 유입되는 가축 분뇨를 자원화하지 아니한 상태 또는 최종방류구를 거치지 아니한 상태로 중간에 배출할 경우'나 '중간 배출을 할 수 있는 시설을 설치한 경우'에는 1차 경고조치에 이어 2차 허가취소까지 할 수 있다.

이번 사건은 퇴비사에서 축산분뇨와 톱밥을 섞는 과정에서 축산분뇨가 무너지면서 하천으로 흘러들어간 것이기 때문에, 전자에 해당된다.

하지만 여주군은 고의성이 없었다는 이유를 들어 해당 업체에 대한 어떠한 행정처분도 내리지 않고 있다.

현재, 한강유역환경청은 해당업체를 형사처벌하기 위해 형사고발을 준비하고 있는데 반해, 여주군은 여주군의 업무인 행정처벌을 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문제를 제기하자 여주군 관계자는 "해당 규정을 다시 한 번 검토하고, 담당자와 논의해서 처벌을 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판단되면, 행정처분을 내리겠다"고 답변했다.

한편, 북내면 상교리의 한 주민은 "형사처벌을 받으면 벌금형을 받거나 몇 개월 징역을 살다 나오면 끝"이라며 "주민들이 원하는 것은 형사처벌이 아니라 사업장을 폐쇄하는 등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나올 수 있는 행정처벌"이라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직접 취재후 작성한 기사로 여주시민신문에도 게제됐습니다.



태그:#여주, #축분, #축사, #하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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