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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응찬 신한금융지주회장의 비자금 조성 의혹과 관련해, 라 회장의 측근인 이백순 신한은행장이 현금 3억 원을 정권 실세에 전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또 감독기관인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신한금융지주에 대한 종합검사 때 라 회장의 금융실명제법 위반 사실을 알고도 이를 은폐했다는 의혹도 함께 나왔다.

 

신건 "이백순 행장 현금 3억 실세 전달 의혹"... 진동수 "책임 느껴"

 

국회 정무위원회의 신건 민주당 의원은 11일 오후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지난 2008년 금융감독원이 검찰로부터 자료를 넘겨받아 신한은행에 대해 특별검사를 실시했었다"면서 "이 때 라응찬 회장의 가·차명 계좌가 1000개가 넘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1000개가 넘는 가·차명계좌에서 최소 50억 원 이상의 비자금이 이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감독당국에서 몰랐다는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면서 "그동안 국회에서 신한 사태를 지적할 때마다 금융감독원장이나 금융위원장이 소극적으로 대처해왔고, 결과적으로 이번 사태에 대한 금융위 등의 책임도 큰데, 책임질 용의가 있는가"라며 진동수 금융위원장에게 물었다.

 

이에 진 위원장은 "신한금융이 현재와 같은 어려운 상황이 된 것에 대해 금융당국 책임자로서 일말의 책임을 느끼고 있다"고 답했다.

 

신 의원은 이어 라 회장의 비자금 의혹에 대해 "라 회장의 차명계좌를 관리한 사람은 이백순 신한은행장"이라며 "차명계좌를 통해 관리해 온 돈 가운데 3억 원을 현금으로 바꿔서 (정권) 실세에게 전달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신 의원은 누구에게 어떤 경로로 돈을 전달했는지,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다.

 

그는 이어 "신한 내부에선 이미 향후 신한금융에도 정부 정권 실세, 특정지역 실세들이 금융을 장악하려 한다는 이야기가 공공연히 나오고 있다"면서 "지난 KB금융지주에 어윤대 회장이 간 이후, 신한금융에는 강만수 전 기획재정부 장관이 온다는 이야기가 파다하다"고 말했다.

 

신 의원은 "이렇게 되면 정부소유의 우리금융에 이어, KB금융, 현정부와 가까운 하나금융, 신한금융까지 국내 4대 금융지주, 금융권력이 모두 정부의 손으로 넘어가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진 위원장은 "가정을 전제로 뭐라 답변하기 어렵다"면서 "작년 KB금융지주 사태로 관치금융의 오해를 받았는데, 신한문제야 말로 합법적 권한과 책임을 갖는 기구가 합리적인 방향으로 결정하도록 조정하겠다"고 말했다.

 

우제창 "작년 금감원 신한은행 검사에서 불법 확인하고도 은폐"

 

이에 앞서 같은 당 우제창 의원은, 라 회장의 금융실명제 위반 사실을 금감원이 은폐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우 의원은 "지난해 5~6월 금감원이 신한금융지주 종합검사를 하면서 라 회장과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간 자금거래와 관련한 20여명의 금융거래 정보제공 요구서를 발부했었다"면서 "당시 검사반장이 신한은행의 영업부 등 직원 15명을 상대로 조사했고, 금융실명제법 위반 확인서를 제출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당시 조사받은 은행 직원들은 라 회장의 지시에 따라 금융실명을 확인하지 않고, 예금을 개설해 자금을 인출했고, 회장에게 전달했다고 했다"고 말했다.

 

우 의원이 이날 공개한 금감원의 종합검사 당시 신한은행에 보낸 질문서를 보면, 신한은행 영업부는 지난 98년 7월30일부터 2001년 7월19일까지 재일교포 이아무개씨 등 4명과 내국인 2명 등 이름으로 예금계좌를 개설했다. 은행쪽은 이후 이들이 은행에 직접 오지도 않은 상황에서 총 91회에 걸쳐 만기 인출 후, 재예치 예금계좌를 만들었고 이후 2007년 2월말부터 3월말에 이들 이름으로 예금을 인출해, 자기앞수표를 발행한 것으로 돼 있다.

 

우 의원은 "올해 국회 법사위에서 이귀남 법무장관이 라 회장이 금융실명제법 위반했다고 답변했는데, 이같은 신한은행의 보고에 따른 것"이라며 "하지만 올 6월 김종창 금융감독원장은 국회에서 실명제 위반관련 자료가 없어서 검사를 할수 없다고 했는데, 이는 위증의 소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김용환 금감원 수석 부원장은 "내일 (금감원) 감사에서 확인하시면 될 것"이라며 "보고를 받지 못해 잘 모르는 부분"이라고 답했다. 이어 우 의원이 진 위원장에게 '이같은 내용을 보고받은 적 있나'라고 묻자, 진 위원장은 "보고 받은 적 없다"고 부인했다.


태그:#국정감사, #금융위원회, #신건, #우제창, #진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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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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