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유쾌한 민란 100만 프로젝트'를 제안한 배우 문성근씨가 7일 '백만송이, 국민의 명령' 주최로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청문회에서 패널과 누리꾼들의 질문에 답하며 땀을 닦고 있다.
 '유쾌한 민란 100만 프로젝트'를 제안한 배우 문성근씨가 7일 '백만송이, 국민의 명령' 주최로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청문회에서 패널과 누리꾼들의 질문에 답하며 땀을 닦고 있다.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재산신고부터 하시죠, 청문회잖아요."
"에, 저…살고 있는 집이 세금 기준으로…."

땀을 뻘뻘 흘려가며 재산부터 털어놓아야 하고, 언제까지 먹고 살 만한지 답해야 하며, 자신의 직업이 무엇인지 정의 내려야 하는 청문회가 시작되었다. 헌데 청문회의 주인공은 정치인이나 고위 관료가 아니다. '연기자 겸 시민활동가'라고 본인을 소개한 배우 문성근씨에 대한 청문회다.

"대선이 치러질 2012년까지 100만의 국민이 모여서 야 5당에게 국민의 바다에 빠져 들라고 명령하자"는 '유쾌한 100만 민란 프로젝트-국민의 명령'을 제안한 그다. 이 과정에서 자신이 누구인지, 왜 이런 프로젝트가 필요한지, 어떻게 해나갈 것인지 알리기 위해 문성근씨 스스로 청문회를 자처한 것이다.

문성근씨는 지난 달 26일 '국민의 명령' 홈페이지를 연 후 거리 홍보를 펼치며 시민들로부터 프로젝트 참가 서명을 받고 있다. 현재 1만 4000명이 서명한 상태다.

7일 오후 8시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회관에서 열린 청문회는 서명 활동을 시작한 이후 처음 마련된 대국민 선언자리였다.

"국민의 명령은 2012년에 야권단일정당을 창출해내자는 운동"

본격적인 청문회 시작에 앞서 문성근씨는 '민란' 홍보부터 했다. 왜 민란을 도모했는지에 대한 설명이기도 했다.

"국민의 명령은 2012년에 민주적인 야권단일정당을 창출해내자는 운동입니다. 이명박 정부는 지난 2년 반 동안 4대강 삽질에 22조를 쏟아 부으며 국가 부채를 150조로 늘려놨고, 북한과의 관계를 단절시켜 중국에 대한 북한의 예속을 높이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2012년에는 야 5당이 모여 야권단일정당을 마련해 승리해야 합니다. 그게 되겠느냐고 묻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럼 다른 방법이 있느냐고 묻고 싶습니다. 고민만 하지 말고 실천하십시오. 우리 모두가 주변 분들을 하나 둘씩 가입시킬 때 야 5당은 국민의 명령을 따를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누구', '왜', '어떻게'로 나뉘어 진행된 청문회는 문성근을 제대로 파헤쳐 보는 시간인 '누구'부터 시작되었다.

'유쾌한 민란 100만 프로젝트'를 제안한 배우 문성근씨가 7일 '백만송이, 국민의 명령' 주최로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청문회에서 패널과 누리꾼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유쾌한 민란 100만 프로젝트'를 제안한 배우 문성근씨가 7일 '백만송이, 국민의 명령' 주최로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청문회에서 패널과 누리꾼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백만송이, 국민의 명령' 주최로 7일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문성근 청문회 참석자들이 패널들의 질문과 문성근씨의 답변을 들으며 환하게 웃고 있다.
 '백만송이, 국민의 명령' 주최로 7일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문성근 청문회 참석자들이 패널들의 질문과 문성근씨의 답변을 들으며 환하게 웃고 있다.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아프리카 TV에서 시사방송을 진행하고 있는 패널 '망치부인'은 "문성근씨 본인이 대선을 준비한다거나 하는 음모가 있는 건 아니냐"고 캐물었다. 문성근씨는 "대선 준비 생각은 없다"며 "이제껏 정파 없이 살았고 그랬기에 이런 제안을 드릴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말했다.

망치부인은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특정 정치인을 마음에 두고 모종의 일을 꾸미는 쪽은 아닙니까"라고 재차 물었다. 문성근씨는 "노무현 대통령 때도 혜택을 받은 게 없는데 이제 와서 누구 덕을 보겠다고 그런 일을 하겠느냐"며 음모론을 일축했다. 앉을 자리가 없어 서서 청문회를 지켜보던 이들을 포함한 100여 명의 청중들은 일제히 박수를 보냈다. 사람들의 열기로 한낮같이 더운 공기로 가득 찬 청문회장은 더욱더 달아올랐다.

"백성이 참다 못 견뎌 들고 일어나는 게 민란"

민란의 주도자인 문성근이 어떤 마음으로 국민의 명령을 준비하는지 들어본 순서 다음에는 '왜'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지에 대한 심층적인 이야기가 이어졌다.

사회를 보며 청문회에 감칠맛을 더하던 배우 권해효씨가 질문을 던졌다. 그는 "정치권과 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야권 단일화가 논의되는 시점에서 민란 프로젝트를 추진하는데, 그들을 못 믿겠다는 거냐"고 물었다. 이에 문성근씨는 "여러 이권이 얽힌 조직체의 지도부끼리 협상을 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국민이 합쳐서 함께 하라고 압박을 가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청문회 중간 중간 누리꾼들로부터 실시간 질문을 받아 답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누리꾼 '버러지'는 "왜 굳이 이 운동을 민란이라고 했느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문성근씨는 "백성이 참고 기다리다가 못 견뎌서 들고 일어나는 게 민란"이라며 "그러한 지점에서 민란과 비슷해 이름 붙였고, 이것이 성공한 시민혁명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막힘없이 술술 이어지는 답변에 청중들은 박수로 동의를 표했다.

"20대, 어떻게 끌어들일 것이냐가 고민"

아프리카 TV 시사토론 진행자 '망치부인' 이경선씨가 7일 '백만송이, 국민의 명령' 주최로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청문회에서 문성근씨에게 질문하고 있다.
 아프리카 TV 시사토론 진행자 '망치부인' 이경선씨가 7일 '백만송이, 국민의 명령' 주최로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청문회에서 문성근씨에게 질문하고 있다.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이후 패널들의 질문은 '어떻게'에 집중되었다.

"20대 젊은 층들이 공감할 수 있는 운동이 단일화만은 아닐 것인데 다른 건 없느냐"는 안병진 경희사이버대 교수의 질문에 문성근씨는 "생활정치 영역에서 젊은이들이 즐겁게 놀면서 정책을 제안하고, 이로 인해 사회가 바뀌는 일종의 '정책 놀이'를 통해 젊은이들에 대한 대중성을 확보해 나갈 예정"이라고 답했다. 이어 문성근씨는 "젊은 세대들의 정책적 요구가 국민의 명령에 채택돼 명령으로서 정당에 전달되고, 정당에 압박을 가하는 방식이 진행되면 젊은 층도 재미를 느낄 것"이라고 덧붙였다.

누리꾼 패널로 참석한 '시건방'은 "친노의 재결집이냐"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지지한 대표적인 인물 중 하나인 문성근씨가 나선 '국민의 명령'을 친노가 다시 뭉치려는 움직임으로 바라보는 이들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문성근씨는 이에 대해 '세게' 나갔다. 그는 "민주주의를 재정립하자는 움직임을 친노로 매도해 버리면 이에 대해 모욕을 느끼는 분이 있을 수 있다"며 "친노라는 용어를 세밀하게 쓰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히려 패널에게 충고를 한 것이다.

"이깁니다, 걱정마십시오, 끝까지 가겠습니다"

마지막 질문은 권해효씨가 했다. 그는 "누리꾼들 질문 중 가장 많은 것이 '그래서 창당 하는 겁니까'입니다, 그렇습니까?"라고 물었다.

문성근씨는 "별도의 당을 만들자는 뜻이 아니라 국민 100만 명이 모여서 야당이 이 속에 녹아들어 단일정당을 만들어내자는 명령"이라며 "만일 야 5당이 명령을 따르지 않으면 2012년엔 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2012년 대선 준비는 단기적인 목표로서 그 이후에도 시민운동 조직으로 남아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중들의 후끈한 열기에 와이셔츠가 눅눅하게 젖은 문성근씨는 마지막 발언으로 "이깁니다, 걱정 마십시오, 끝까지 가겠습니다"라 힘주어 말했다.

배우 문성근씨가 7일 저녁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2012년 대선에서 민주진보 정부를 만들기 위해서는 야권이 단일정당을 만들어야 한다"며 야권 단일정당 건설을 목표로 100만 회원이 모이는 '유쾌한 민란 100만 프로젝트'를 제안하고 있다.
 배우 문성근씨가 7일 저녁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2012년 대선에서 민주진보 정부를 만들기 위해서는 야권이 단일정당을 만들어야 한다"며 야권 단일정당 건설을 목표로 100만 회원이 모이는 '유쾌한 민란 100만 프로젝트'를 제안하고 있다.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청문회 내내 흘린 땀으로 지쳤을 법 하지만 "내일 모레가 환갑이지만 정신연령은 낮다"는 문성근씨는 활기차 보였다. 그의 속내를 듣기 위해 저녁 늦은 시간 청문회장을 찾은 70대의 지긋한 어르신도, 퇴근 후 부리나케 달려온 30대 직장인도 지친 구석을 찾을 수 없었다. 새로운 움직임에 기운을 얻은 그들은 청문회 입장 때 나눠준 장미꽃을 높이 치켜들고 기념촬영을 했다. 청문회장을 찾은 한 시민은 "오늘 모인 100송이가 모여 100만송이가 될 그 날을 기다린다"며 활짝 웃었다.


태그:#문성근, #100만 민란, #국민의 명령, #청문회
댓글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41,000
응원글보기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