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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와 시민기자, 누리꾼들이 뽑은 '지난 10년 최고의 책'은 어떤 과정을 거쳐 만들어졌을까. 책을 내기 전부터 출간 후 뒷얘기까지, 10권의 책을 만든 출판사 대표들에게 '지난 10년 최고의 책'으로 선정된 소감을 물어봤습니다.

오연호 / 오마이뉴스 대표 (노무현, 마지막 인터뷰, 노무현·오연호 지음, 2009)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기자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기자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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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발간하게 된 취지는.
"퇴임을 앞두고 인기마저 떨어졌던 노무현 대통령을 심층 인터뷰해 언젠가 '인물연구 노무현'을 완성하고 싶다고 느낀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우리가 '바보' 대통령과 만들었던 가치를 재조명하기 위해서입니다. 우리가 쏟았던 애정이 하룻밤의 축제를 위한 것이 아님을 확인하고 싶었습니다. 또 다른 하나는 노무현 대통령이 퇴임을 앞두고 예사롭지 않은 변화를 보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는 정치인 노무현에서 정치학자, 민주주의 연구가, 사상가로 변해가고 있었습니다."

- '10년 최고의 책'에 선정된 소감은.
"수많은 다른 좋은 책들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노무현, 마지막 인터뷰>를 뽑아주신 것은 우리 사회가 만들어가야 되는 가치와 고민에 대해 공감해주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과분한 평가는 앞으로도 우리 사회에 필요한 문제제기를 회피하거나 게을리하지 말라는 채찍으로 받아들이겠습니다."

- 왜 이 책이 '10년 최고의 책'에 선정되었다고 보는가.
"노무현 대통령 서거 이후 그와 관련된 많은 책들이 나왔습니다. 그 가운데서도 <노무현, 마지막 인터뷰>는 여러 모습의 노무현을 본인의 육성으로 이야기하고 있다는 차별성이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역사적 평가 또한 앞으로 오랜 시간 동안 현재진행형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는 점도 고려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 이 책의 출간 후 판매 상황은.
"지난해 7월 발간된 이후 5쇄까지 찍으면서 4만 부가량 나갔고, 지금도 꾸준히 독자들이 찾고 있습니다."

- 책 출간 후 시장반응이나 독자 평가가 기대했던 수준이었는지.
"노무현 대통령 서거 두 달 뒤에 이 책이 나왔습니다. 그때만 해도 다들 가슴이 먹먹하고, 전직 대통령의 충격적인 죽음이 믿기지 않을 시기였습니다. 노 대통령에 대한 기억의 끈을 놓고 싶지 않은, 슬픔의 감정선이 팽팽할 때였습니다. 초기에는 노무현 대통령에 관한 여러 책 가운데 하나로 선택됐고, 시간이 지나면서 이성적으로 인간 노무현에 대해 제대로 공부하자는 독자들이 꾸준히 관심을 가져주었습니다. 지난해 <한겨레>와 <알라딘>에서 올해의 책으로 뽑은 것도 노무현을 제대로 평가하려고 노력한 점을 높이 산 게 아닌가 싶습니다."

- 이 책과 관련해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이 책의 부제가 '3일간 심층 대화'인데, 시점은 2007년 가을 노무현 대통령께서 퇴임을 앞둔 시기였습니다. 그때나 퇴임 후에나 이 인터뷰 내용이 노 대통령 서거 이후에 책으로 묶여 나올 것이라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노 대통령이 꼭 하고 싶었던 여러 분야의 자기 이야기를 기록으로 남겼던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 한국 출판문화에서 개선되어야 할 문제가 있다면.
"<오마이뉴스>는 올해 오마이북이라는 출판 브랜드를 만들었습니다. 출판사로서는 불과 몇 개월 되지 않은, 걸음마 단계입니다. 겸허한 자세로 의미 있는 책들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김언호 / 한길사 사장 (대화, 리영희·임헌영 지음, 2005)

 김언호 한길사 사장
 김언호 한길사 사장
ⓒ 한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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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발간하게 된 취지는.
"리영희 선생은 한국 현대사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선생님으로부터 직접 그의 생각과 사상과 정신을 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어요. 그의 사상과 삶이 우리에게 주요한 교재라는 생각이 들어서 대담집을 기획하게 됐습니다."

- '10년 최고의 책'에 선정된 소감은.
"이 책은 1950년 이후의 한국 현대사를 담고 있는데 대단히 중요한 전언이라고 생각합니다. 젊은이들이 한국 현대사를 가슴으로 배울 수 있는 책이지요. 다행스럽게도 많은 사람들이 읽고 있는 것 같아 보람되고 즐겁습니다."

- 왜 이 책이 '10년 최고의 책'에 선정되었다고 보는가.
"어떻게 보면 굉장히 딱딱한 책일 수 있지만 '살아 있는 근대사 교과서'라는 점 때문에 독자에게 사랑을 받게 된 것 같아요. 이 책을 좋아하는 건강한 독자들이 많은 것 같아서 즐겁습니다."

- 이 책의 출간 후 판매 상황은.
"지금까지 6만 부 팔렸습니다. 내부에서는 꾸준히 팔리는 스테디셀러가 됐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 책 출간 후 시장반응이나 독자 평가가 기대했던 수준이었는지.
"리영희 선생이 뇌일혈로 한 번 쓰러지고 해서 집필이 굉장히 어려웠어요. 기획 시작부터 출간까지 3년이 걸렸지요. 저희가 대담을 풀어서 선생님께 드리면 선생님이 왼손으로 하나하나 잘못된 부분을 고치고 내용을 보완했습니다. 사실 저희 내부에서는 이 책이 이렇게 많이 읽히리라고 생각을 못했습니다. 상당히 두꺼운 책이지만 그래도 책 내용을 좀 더 넣을 수 있었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남네요."

- 이 책과 관련해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책을 출간하자마자 경기도 파주 출판단지에 있는 북하우스에서 지인들과 함께 작은 출판 기념회를 열었어요. 그런데 <경향신문>에서 그 현장을 취재해서 1면에 크게 보도했습니다. 흔하지 않은 일이어서 기억에 남네요."

- 한국 출판문화에서 개선되어야 할 문제가 있다면.
"국내 저술, 국내 저술가가 존중되는 풍토가 자리 잡았으면 좋겠습니다. 외국 책도 좋은 책들이 많지만 같은 값이면 국내 저술이 잘 대접받아야 하는데 우리 책보다는 번역서가 지나치게 인기가 높은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송영석 / 해냄 대표 (한강, 조정래 지음, 2003)

 송영석 해냄 대표
 송영석 해냄 대표
ⓒ 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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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발간하게 된 취지는.
"저희는 1994년에 <아리랑>을 출간하면서 조정래 선생님과 인연을 맺었습니다. <태백산맥>, <아리랑>에 이은 '한국 현대사 3부작'의 마지막 편이라 할 수 있는 <한강>은 선생님께서 마지막 대하소설을 집필한다고 생각하고 쓰신 작품이라 <한겨레> 연재 내내 애틋하고 아쉬운 마음이 있었습니다."

- '10년 최고의 책'에 선정된 소감은.
"최근 국내작가들이 개인적인 삶과 인간 존재 자체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강>은 크게 차별화되는 작품이라 생각합니다. 출판이 사회문화 전반에 기여하는 문화·예술 사업이라는 점에서 청소년·청년 독자들이 지속적으로 읽기를 바라는 작품 중 하나인데, 독자들께서 이렇게 꾸준히 사랑해 주셔서 발행인으로서 매우 감사드립니다."

- 왜 이 책이 '10년 최고의 책'에 선정되었다고 보는가.
"문학은 독자가 등장인물에 몰입해 더 현장감 있게 사건을 체험할 수 있게 해준다는 점이 장점입니다. <한강>을 통해 독자들은 현대사의 한가운데에 들어가 사건에 몰입할 수 있고, 조정래 선생님 역시 그 점에 주목해 등장인물 하나하나를 생동감 있게 그려내셨다는 점에서 오랫동안 사랑받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 이 책의 출간 후 판매 상황은.
"2001년 11월에 1부 3권을 출간한 이후, 대략 3개월 간격으로 2, 3부를 출간해 2002년 3월 완간하였는데, 출간 직후 전체 10권 판매량을 합하여 200만 부였고, 이후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으면서 현재 공식적인 누적 판매부수는 230만 부입니다."

- 책 출간 후 시장반응이나 독자 평가가 기대했던 수준이었는지.
"일간지에 연재한 작품이라 단행본 출간에 대한 기대가 큰 상황이었고 단행본이 출간되었을 때 반응도 기대만큼 뜨거웠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 이 책과 관련해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조정래 선생님께서 <한강>을 집필하는 내내 탈장으로 무척 고생을 하셨습니다. <한강> 10권에 그 얘기를 직접 써놓으셨는데 저희는 책이 만들어지는 내내 그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원고를 받을 때마다 감동적이었습니다."

- 한국 출판문화에서 개선되어야 할 문제가 있다면.
"출판이 산업이다 보니 상업성이나 대중성을 고려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긴 합니다만, 최근 지나치게 개인화된 삶에 주목하거나 베스트셀러 순위에 집착하는 경향이 짙은 게 사실입니다. 많은 독자들의 공감을 얻으면서도 한 번 더 되짚고 넘어갈 수 있는 생각의 거리가 있는 책을 펴내는 게 저희의 목표입니다."

이기섭 / 한겨레출판 대표 (당신들의 대한민국, 박노자 지음, 2001)

 이기섭 한겨레출판 대표
 이기섭 한겨레출판 대표
ⓒ 한겨레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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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발간하게 된 취지는.
"이 책이 나온 게 2001년 12월쯤이네요. 박노자씨가 <한겨레>의 외부필자로 칼럼을 시작한 게 책 나오기 1년 전쯤입니다. <한겨레>에서 처음 칼럼을 쓰기 시작했는데 첫 칼럼이 나가고 난리가 났었어요. 우리 사회에서 우리가 보지 못하는 면들을 날카롭게 지적하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래서 '외부의 시각에서 우리 사회를 바라본 책을 내보자'는 제안을 했지요."

- 왜 이 책이 '10년 최고의 책'에 선정되었다고 보는가.
"한국 사회의 진보 진영에서도 우리 자신을 못 보는 부분들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진보적인 시각을 가진 귀화 외국인이 그런 부분들을 날카롭게 짚어낸 것이 독자들에게 공감을 준 것 같습니다."

- 이 책의 출간 후 판매 상황은.
"<당신들의 대한민국>은 두 권짜리 책입니다. 1권은 18만 부 정도, 2권은 5만 부 정도 팔렸습니다. 지금도 꾸준히 나가고 있습니다."

- 책 출간 후 시장반응이나 독자 평가가 기대했던 수준이었는지.
"<당신들의 대한민국>이라는 제목에 대해서 박노자씨는 '건방져 보인다'는 이유로 끝까지 반대했어요. 출판사에서 한 달에 걸쳐 설득을 해서 결국 그 제목으로 나왔습니다. 책을 내고 일간지에 책을 다 보냈습니다. 그런데 <중앙일보>가 이 책을 북섹션 1면 톱기사로 다루는 거에요. 원래 <조선일보>, <동아일보>, <중앙일보>에서는 한겨레출판사 책을 안 다뤄주거든요. 시장에서도 폭발적인 반응이었죠.

사실 저희 내부에서는 이 책을 내면서 큰 기대를 하지 않았어요. 영업도 공백이 있어서 제대로 하지 못했지요. 편집과정에서도 오자가 많이 나왔고요. 책이 연말에 나왔는데 저희가 미리 출간 준비도 좀 제대로 하고, 영업도 하고, 책 제목도 미리 확정해서 좀 앞당겨서 출간했으면 더 많이 팔렸을 것 같습니다."

- 이 책과 관련해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재밌는 에피소드가 많아요. 우선 이 책의 편집을 제가 했는데, 지금은 제가 출판사 대표입니다. 박노자씨가 <한겨레>에 칼럼을 3주에 한 번씩 썼는데 한겨레출판사에서는 두 번째 칼럼까지 보고 출간을 결정했어요. 그 당시 많은 출판사에서 박노자씨에게 책을 내자는 제의를 했었는데 박노자씨가 거절하는 이유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모 출판사는 <조선일보>에 광고하니 안 한다고 했고, 또 다른 출판사는 재벌인 삼성계열 회사니 안 된다는 식으로 거절했었거든요. 책이 나오고 나서 모 신문 기자와 신간 인터뷰를 했어요. 그런데 갑자기 박노자씨가 인터뷰 중에 그 신문이 일제강점기에 했던 친일행적을 거론하는 바람에 인터뷰하던 기자와 논쟁이 붙었어요. 그래서 결국 그 인터뷰는 기사로 못 나갔던 적이 있습니다. 책 기사 나가면 홍보가 많이 됐을 텐데. 또 하나는 박노자씨가 이 책을 낼 때 나이가 서른이 안 되었을 때인데 1권에 대한 인세를 한 푼도 안 가져갔어요. 모두 외국인 노동자 단체에 기부했지요."

- 한국 출판문화에서 개선되어야 할 문제가 있다면.
"요즘의 출판 판도는 인터넷 서점에서 좌우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작은 출판사에서 좋은 책을 냈을 때 대중에게 노출되는 빈도가 과거에 비해 크게 줄어든 것 같아요. 그렇게 되면 독자가 좋은 책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 수밖에 없지요. 그게 가장 아쉽습니다."


당신들의 대한민국 1

박노자 지음, 한겨레출판(2001)


노무현, 마지막 인터뷰 - 대통령 노무현과 기자 오연호의 3일간 심층 대화, 개정판

오연호 지음, 오마이북(2017)


대화 - 한 지식인의 삶과 사상

리영희, 임헌영 대담, 한길사(2005)


한강 - 전10권 세트 - 반양장본

조정래 지음, 해냄(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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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kg. '밥값'하는 기자가 되기위해 오늘도 몸무게를 잽니다. 살찌지 않는 기자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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