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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지시적이고 기호적인 매체다. 그리고 찍는 이의 표현의도에 따라서는 추상적이면서도 개념적인 결과물을 생산할 수도 있다. 같은 표현대상이라도 작가가 선택한 프레이밍, 앵글, 카메라 디스턴스(촬영거리), 톤에 따라서 전혀 다른 외양과 의미의 결과물을 생산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기록적인 가치뿐만 아니라 표현매체로서도 무한한 가능성을 현대사진은 펼쳐 보이고 있다. 특히 디지털기술은 사진의 표현가능성에 새로운 날개를 달아주었다.

 

김홍희는 디지털과 인공위성, 데이터베이스, 인터넷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이 집약된 GPS가 장착된 카메라가 알려준 위치 정보 값을 토대로 고비사막을 찍었다. 그리고 그 위치에 해당하는 장소의 인공위성 사진을 작품사진에 따다 붙였다.

 

이번에 작가가 전시하는 작품들은 사막을 찍은 사진이지만, 최종 결과물은 보는 이들의 다양한 상상력을 자극하여 전혀 다른 형태와 의미로 보여지기도 한다. 작가의 감각적이고 절제된 표현으로 인해 여성의 신체를 연상시키기도 하는 것이다. 즉 마치 여성의 벗은 몸을 찍은 누드사진을 보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 한다.

 

특히 전시된 작품의 외양에서 드러나는 독특한 컬러와 형태미가 감상자들의 감성을 자극하여 시선을 머물게 하는 기(氣)가 느껴진다. 그리고 최종 결과물을 생산하는 과정과 아이디어가 개념적이어서 동시대 시각예술의 특성을 반영한다. 그런데 사진은 시각예술이므로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이 시각적으로 드러나는 작품의 형태미와 조형성이다. 이번에 작가가 전시하는 작품들은 개념적이면서도 시각적인 요소를 충분히 고려해서 제작되었기 때문에 작품의 완성도를 뒷받침해주고 있는 것이다.

 

작가는 사막을 감각적인 카메라워크로 재구성하여 보는 이들을 유혹하는 최종 결과물을 생산했다. 전시하는 작품들은 대형사이즈로 인화해서 보는 이들을 더욱 더 압도하고 자극한다. 특히 유혹적인 형태미와 컬러가 유효적절하게 상호작용하여 시각적으로도 의미가 있는 사진이미지가 생성된 것이다.

 

우리가 어떤 사물을 바라보고 인지하고 사고하는 것은 또 다른 상상력을 유발한다. 이번에 작가가 발표한 작품들은 그러한 관점에서 예술적인 가치를 확보하는데 성공하였다. 그 결과 모더니즘적인 요소와 당대성이 교차하는 지점이 발생하여 새로운 문화적인 의미를 반영하는 업적을 성취한 것이다. 사진적인 표현방식과 개념미술이 만난 전시이다.

덧붙이는 글 | 기간: 2010-07-01~2010-07-13 장소: 갤러리나우  


태그:#개념미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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