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까지 투수력에 의존해야 하는가? 1점만 실점해도 죄악이라는 선발진은 시즌초반의 부진을 깨끗이 씻고 점점 위용을 되찾아 가고 있지만 방망이는 현재까지도 점화되지 않고 있다.

 

디펜딩챔피언(전 대회 우승팀) KIA타이거즈의 2010시즌 초반 부진이 예상외로 길어지고 있다. 지난 시즌에도 힘겨운 4월을 보내고 5월부터 본격적으로 살아나 정규시즌 우승과 함께 12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며 창대한 결말을 맞이했지만 올해는 지난해와 상황이 많이 다르다.

 

시즌초반 불안감을 노출했던 선발진은 로페즈와 윤석민이 로테이션을 지키며 확실히 자리를 잡기 시작했고 한국무대 3년차 서재응도 메이저리그 시절의 구위를 완전히 회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선발 2년차를 맞이한 왼손투수 양현종은 한국시리즈 우승과 아시안게임 대표팀 발탁이라는 확실한 목표를 세웠고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지난해보다 한층 더 성숙한 플레이를 보이고 있다. 특히, KIA 선발진의 확실한 5일 로테이션으로 사실상 1선발 역할까지 해내고 있다.

 

단지 로드리게스의 대체용병 매트 라이트가 두 경기 연속 제구력 불안을 노출했고 급기야는 부상까지 얻어 2군에 내려가 있지만 시즌 개막전 기흉으로 쓰러졌던 이대진이 다음달 복귀할 것으로 예상되어 KIA의 선발진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안정감을 찾아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에도 KIA는 사실상 선발투수의 힘으로 우승을 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시즌 시작부터 끝까지 안정된 선발진의 힘을 과시했다.

 

살아나는 희섭-주춤한 지완-침몰한 상현

 

살아나는 희섭 침몰한 상현 KIA의 중심타선 CK포가 앞으로 10일동안은 가동되지 못한다. 최희섭은 지난주 롯데와의 경기에서 홈런포를 터뜨리며 살아나기 시작했지만 김상현은 왼 무릎부상으로 25일 2군으로 내려갔기 때문이다.

▲ 살아나는 희섭 침몰한 상현 KIA의 중심타선 CK포가 앞으로 10일동안은 가동되지 못한다. 최희섭은 지난주 롯데와의 경기에서 홈런포를 터뜨리며 살아나기 시작했지만 김상현은 왼 무릎부상으로 25일 2군으로 내려갔기 때문이다. ⓒ KIA타이거즈

KIA가 살아나는 선발진에도 불구하고 매 경기 접전을 치르며 힘들게 경기를 풀어가는 것은 타선의 심각한 부진 때문이다. 지난해 부상 이후 타격폼까지 바꾸며 이번 시즌 확실한 부활을 노렸던 이용규는 타격부진으로 최근 경기에서는 선발라인업에서까지 제외되는 수모를 겪었고 믿었던 김원섭도 떨어진 타격 페이스를 끌어올리지 못하며 고전하고 있다.

 

시즌 초반 최희섭, 김상현과 함께 중심타선을 이끌었던 나지완도 최근 들어 페이스가 급격히 떨어지며 3할을 웃돌던 타율이 2할대 중반까지 떨어졌고 타순도 하위로 밀려났다. 하지만 무엇보다 KIA타선의 가장 큰 문제점은 김상현이다. 지난해 엘지에서 친정팀으로 이적 후 10년 동안의 무명생활을 철저히 날리며 타격 3관왕에 올랐던 김상현은 올해도 홈런 5개로 이 부문 공동 2위에 올라있지만 문제는 타율이다.

 

김상현은 이번 시즌 22경기에 출장해 타율이 0.193에 머물러 있고 삼진은 25개나 당하며 중심타자로서 제몫을 못해주고 있다. 결국 25일에는 부상악화 방지를 위해 2군으로 내려갔다. 하지만 이러한 KIA 타선에도 단비 같은 존재는 있다. 지난해 KIA의 확실한 4번으로 자리를 잡은 최희섭이 그 주인공이다. 지난주 롯데와의 3연전에서 결승홈런 포함 이틀 연속 홈런포를 터뜨린 최희섭이 시즌 초반의 부진을 씻고 점차 살아나고 있다.

 

시즌 초반 바뀐 스트라이크존에 적응하지 못하며 4번 타자 자리까지 빼앗겼던 최희섭은 최근 5경기에서 22타수 8안타, 타율 0.318, 홈런 2개, 타점 8개를 기록하며 확실히 변화된 모습을 보이며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해에는 김상현의 깜짝 등장으로 타선이 연쇄폭발을 일으키며 살아났고 무엇보다 팀 타율 꼴찌에도 불구하고 팀 득점3위를 기록할 정도로 득점 찬스에서 집중력 또한 높았다. 하지만 이번 시즌에는 중심타선의 동반 부진으로 팀 득점력을 끌어올리지 못하고 있고 무엇보다 지난해와 같은 집중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큰 문제점이다.

 

지난해에도 시즌초반 'KIA의 선발투수는 1점만 실점해도 죄악이다'라는 달갑지 않은 말을 들었다. 투수는 아무리 잘 막아도 0점이다. 타선에서 점수를 뽑아주지 못한다면 투수는 그만큼 헛힘만 쓰게 된다. 타선 부진에서 탈출하기 위해 마쓰바라 타격 인스트럭터까지 초빙한 KIA 타선은 언제 점화될까?

2010.04.26 15:24 ⓒ 2010 OhmyNews
솜방망이 KIA타이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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