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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하얀 눈세상, 뒷동산과 산동네 풍경
 새하얀 눈세상, 뒷동산과 산동네 풍경
ⓒ 이승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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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여보! 저 산이랑 나무들 좀 봐? 너무너무 화려해 정말!!!"
아내의 호들갑에 이끌려 창밖을 내다보니 세상이 온통 새하얀 풍경입니다. 15층 아파트 창문을 통해 바라본 뒷동산도 마을의 지붕들도 하얀 눈에 뒤덮여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내는 그런 새하얀 풍경을 화려하다고 합니다.

화려하다는 말은 붉은 장미가 화사하게 피어 있는 모습이나, 역시 빨간색이나 노란색, 주황색 같은 원색을 화려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하얀색을 화려하다고 하는 아내의 표현이 처음엔 조금 낯설었지만 금방 공감하게 되었습니다.

느티나무 눈꽃 풍경
 느티나무 눈꽃 풍경
ⓒ 이승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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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어지지 않게 조심해, 아이들 배웅하는 엄마
 넘어지지 않게 조심해, 아이들 배웅하는 엄마
ⓒ 이승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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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곷과 차량위에 쌓인 눈
 눈곷과 차량위에 쌓인 눈
ⓒ 이승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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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하얀 눈으로 뒤덮인 하얀 세상을 '화려하다'는 말보다 더 적절한 표현을 찾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지요. 아침도 먹기 전에 밖으로 나섰습니다. 창문을 통해서 바라보는 세상에 만족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아파트 현관문을 나서자 신발이 눈 속에 푹 빠집니다.

아내의 표현처럼 하얀 눈을 푹 뒤집어 쓴 나무들과 승용차들, 그리고 도로를 가로지른 전선줄들은 그야말로 화려했습니다. 바로 '백색의 화려함'이었지요, 카메라 렌즈를 가득 채운 새하얀 화려함에 눈이 시릴 지경입니다.

눈덮인 자전거와 장독대 계단
 눈덮인 자전거와 장독대 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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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길 담장 위의 철조망도 새하얗고
 골목길 담장 위의 철조망도 새하얗고
ⓒ 이승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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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길 풍경
 골목길 풍경
ⓒ 이승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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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참 너무너무 멋진 장관이지요?"
골목길에서 눈을 치우던 50대 주민이 눈 치우던 손길을 잠깐 멈추고 말을 걸어옵니다. 그는 눈을 치우면서도 누군가와 멋진 설경을 함께 감상하며 감탄하고 싶었던가 봅니다.

"지난겨울의 마지막 선물로 내린 눈이겠지요, 너무너무 화려하고 좋네요."
40대로 보이는 아주머니도 아내처럼 하얀 눈 세상이 화려하다고 합니다. 역시 여성들이 남성들에 비해 감성이 더 풍부한 듯 합니다.

어린이 놀이터 풍경
 어린이 놀이터 풍경
ⓒ 이승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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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길 담벽의 가스배관과 계량기
 골목길 담벽의 가스배관과 계량기
ⓒ 이승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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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밟지 않은 눈마당
 아무도 밟지 않은 눈마당
ⓒ 이승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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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동산에 올라 북한산과 도봉산을 바라보았지만 눈구름에 뒤덮인 산의 모습은 희미하기만 합니다. 눈 풍경에 포근히 젖었다가 내려오니 아파트 안길에 눈 치우는 작업이 한창입니다. 세 사람 모두 늙수그레한 노인 경비원들입니다. 그들과 함께 30여분 동안 눈을 치우노라니 팔과 어깨가 뻐근해지고 등에서 땀이 흐릅니다,

지난 2003년 3월 초순이었던가요? 그때 이후 3월에 이렇게 많은 눈이 전국에 내린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그러나 날씨가 포근하여 눈은 곧 녹아버릴 것 같습니다. 3월의 폭설이 빚어낸 백색의 화려한 풍경에 함께 젖어볼까요?

골목길 눈치우기
 골목길 눈치우기
ⓒ 이승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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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안길 눈치우기
 아파트 안길 눈치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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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의 눈이야기
 숲속의 눈이야기
ⓒ 이승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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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눈세상
 화려한 눈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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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3월의 폭설, #눈세상, #화려한, #이승철, #백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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