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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노>의 상승세가 무섭다.
 <추노>의 상승세가 무섭다.
ⓒ KBS <추노>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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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2TV 수목드라마 <추노>의 기세가 무섭다. 방영 2주 만에 시청률이 30%를 넘어섰다. 첫 주부터 최장군(한정수 분)의 '꿀복근'으로 화제를 불러일으키는 등 여론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추노>는 어떤 드라마와 많이 닮았다. 2007년 KBS 2TV에서 방영한 <한성별곡-正>이다. 이야기 전개 방식과 등장인물의 성격, 복식 등이 참 비슷하다. 조선 후기 정치적 혼란기를 배경으로 삼았다는 점도 같다.

8부작으로 구성된 <한성별곡-正>은 이른바 '마니아 층'을 확보할 만큼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평균시청률은 6%를 기록했다. 그러나 김하은·진이한·이천희 등 신인배우를 기용하였다는 점에 비춰본다면 낮은 수치는 아니다. 오히려 사극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호평이 이어졌다.

바로 그 <한성별곡-正>의 곽정환 PD가 <추노>의 연출을 맡았다. 이번에는 작품성뿐만 아니라 뛰어난 영상, 더욱 탄탄한 줄거리와 함께 돌아왔다. '쌍둥이'처럼 비슷한 두 작품을 한번 비교해 보자.

줄거리 '양반들을 몰아내자'  

끝봉이(조희봉 분)은 "양반들 싹 다 죽이구 상놈들 세상을 만들겄다"며 양반에 대한 불만을 드러낸다
 끝봉이(조희봉 분)은 "양반들 싹 다 죽이구 상놈들 세상을 만들겄다"며 양반에 대한 불만을 드러낸다
ⓒ KBS <추노>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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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반들 싹 다 죽이구 상놈들 세상을 만들겄다. 이게 바로 우리 당이 하는 일이여. 똑같이 빨가벗고 태어나서 언놈은 주인이고 언놈은 노비고. 이건 잘못된 거 아닌가?"

<추노> 3회에서 '우리 당에 들어오라'며 업복이를 설득하던 끝봉이(조희봉 분)의 말이다. 그의 말은 <추노>를 관통하는 주제. 즉, 양반과 천인 간의 갈등을 잘 드러낸다.

양란(임진왜란·병자호란)이 휩쓸고 간 조선 사회는 '쑥대밭'이 됐다. 농촌사회가 유린되어 일굴 토지가 줄어들었다. 백성들은 기근에 시달려야 했다. 굶주림에 직면한 백성들은 소작농으로 전락했다. 일부는 자진해서 양반의 노비로 들어가기도 했다. 졸지에 '거지꼴'이 되었으니 백성들 불만이 적지 않았다. <추노>는 그러한 시대를 배경으로 삼았다.

첫 회에서 이대길 패거리에 사로잡힌 업복이(공형진 분)도  "화승총만 있으문, 내 양반님네 대가빠리 다 바람구멍 내버릴 텐데"라며 양반에 불만을 드러낸다. 그는 결국 '당'에 들어가 양반을 사살하는 임무를 맡는다.

<한성별곡-正>의 양만오(이천희 분)은 노비 시절 겪은 고통을 발판으로 삼아 자수성가한 인물이다. 그는 '새로운 세상'을 만들겠다 다짐한다.
 <한성별곡-正>의 양만오(이천희 분)은 노비 시절 겪은 고통을 발판으로 삼아 자수성가한 인물이다. 그는 '새로운 세상'을 만들겠다 다짐한다.
ⓒ KBS <한성별곡-正>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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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들의 고혈을 빨아먹으며 거들먹거리는 양반 몇 놈 혼내줬습니다. 그게 잘못입니까?"

<한성별곡-正>의 양만오(이천희 분)는 원래 노비였다. 역관 등을 거쳐 재력을 쌓은 그는 시전 총행수에 올라 한양의 상권을 틀어쥐게 된다. 동시에 그는 '살주계'라는 무력집단의 우두머리다. 그의 목적은 신분제를 뒤집고 '백성들이 잘 사는 세상'을 만드는데 있다. 그는 '검은 돈'으로 양반들을 구워삶는다. 장애물은 '살주계'를 통해 하나하나 제거해 나간다.

신분제의 폐단은 비단 천민들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서얼(양반의 자식 중 첩의 소생)의 경우 특정 계층으로서 공공연히 차별받았다. 조선 전 시기에 걸쳐 관직등용을 금지당했다. 재산상속에 있어서도 정처 소생과 다른 대우를 받았다. 그러나 정조 당시 박제가 등 서얼 출신이 규장각 검서관 등으로 중용된 바 있다.

<한성별곡-正>은 정조 당시 시대상을 잘 반영했다. 한성부 주부 서필주(한정수 분)·좌포청 군관 박상규(진이한 분) 등 서얼들의 투쟁이 드러나 있다. 그들은 서얼 출신 이조판서(전현 분)가 반대세력으로부터 암살 당하자 사건 해결을 위해 뛰어든다.

결국 <추노>와 <한성별곡-正> 모두 조선시대 신분제의 폐단을 큰 줄거리로 삼았다는 점이 비슷하다. 다만, <추노>는 노비와 양반 간의 대립을 '추노꾼' '당'을 통해 직접 드러냈다. <한성별곡-正>은 양반-서얼 간의 대결을 조정과 궁궐 안 암투를 통해 풀어냈다.

히로인 대결, '김혜원 VS 이나영'

<한성별곡-正>의 이나영은 아버지의 역모로 노비 신세로 전락한다. 추운 겨울에 시린 손을 비벼가며 빨래하는 장면은 <추노>의 언년이(훗날 김혜원)을 연상케 한다.
 <한성별곡-正>의 이나영은 아버지의 역모로 노비 신세로 전락한다. 추운 겨울에 시린 손을 비벼가며 빨래하는 장면은 <추노>의 언년이(훗날 김혜원)을 연상케 한다.
ⓒ KBS <한성별곡-正>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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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장군이 기승을 부리는 어느 겨울 날. 눈발이 흩날리는 마당 앞에서 꽁꽁 언 두 손을 비비는 처녀가 있다. 그는 바로 김혜원이기도 하고 이나영이기도 하다. 두 작품의 여주인공이
일하는 장면이 너무도 비슷하다.

<추노>의 히로인은 단연 김혜원(이다해 분)이다. 그녀는 이대길의 집안 노비였으나 오빠 큰놈이(조재완 분)와 함께 도망쳤다. 이후, 대길은 두 사람을 쫓는 추노꾼이 된다. 김혜원은 대길이 이미 죽은 줄로만 안다. 두 사람 간의 갈등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한성별곡-正>의 여주인공 이나영(김하은 분)도 비슷한 아픔을 겪었다. 그녀는 원래 '양반집 규수'였으나 부친의 역모로 하룻밤 사이 노비 신세로 전락한다. 그는 원래 박상규와 함께 '새로운 세상'을 꿈꿨다. 그러나 노비의 현실은 너무나도 참혹했다. '새로운 세상'은 양반들의 몇마디 말로는 이뤄질 수 없는 것이었다.

결국 부모의 복수를 갚겠다는 다짐 하에 '사람을 죽이는' 의술을 배우게 된다. 그 과정에서 박상규를 다시 만나게 되지만 그를 외면할 수밖에 없다. 김혜원과 이나영 모두 과거의 아픔을 가졌다는 점, 사랑하는 사람과의 갈등이 있다는 점 등에서 비슷하다.

'어디서 많이 봤던 배우인데...'

배우 한정수는 <한성별곡-正>에서 서주필 역을, <추노>에서 최장군 역을 맡아 열연했다.
 배우 한정수는 <한성별곡-正>에서 서주필 역을, <추노>에서 최장군 역을 맡아 열연했다.
ⓒ KBS <한성별곡-正>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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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노>에는 또다른 재미가 있다. <한성별곡-正>에서 봤던 얼굴들을 <추노>에서도 손쉽게 발견할 수 있다는 것.

좌의정 이경식(김응수 분)은 정치 세계의 냉혹함을 그대로 보여준다. 그의 낮게 깔리는 음성은 비정한 성격을 잘 드러낸다. 배우 김응수는 <한성별곡-正>에서 예조판서 박인빈으로 출연한 바 있다. 박인빈은 보수파인 벽파의 우두머리로서 정조(안내상 분) 시해를 사주하는 등 여러 가지 음모를 꾸미다가 더 큰 음모에 휘둘려 죽음을 맞게 되는 인물이다.

이른바 '꿀복근'으로 유명세를 날리기 시작한 최장군(한정수 분)은 <한성별곡-正>에서 한성부 주부 서주필로 등장했다. 서주필은 무술의 달인으로 같은 서얼 출신인 이조판서(전현 분)을 도와 벽파를 몰아내려는 인물이다. 하지만 양만오 패거리의 계략에 빠져 비운의 죽음을 당하고 만다. 서주필의 성격은 <추노>의 최장군과는 달리 괄괄하고 대담한 점에서 차이가 있다.

<추노>에서 귀여운 말투와 행동으로 뭇 남성 시청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설화(김하은 분)는 <한성별곡-正>의 히로인 이나영으로 열연한 바 있다.

그외에도 김종석(좌포청 포졸)·이대로(노객주)·김영애(한상궁)·고인범(병조판서)·남문철(박행수)·윤진호(좌포청 군관)·사현진(박상궁) 등 조연들의 연기도 두 드라마에서 모두 찾아 볼 수 있다.

<추노>에 대한 기대

'새로운 세상'을 꿈꾸던 <한성별곡-正>의 주인공들은 모두 처절한 결말을 맞는다
 '새로운 세상'을 꿈꾸던 <한성별곡-正>의 주인공들은 모두 처절한 결말을 맞는다
ⓒ KBS <한성별곡-正>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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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5회째다. 도망치는 송태하를 향해 애기살(편전)을 겨누던 대길의 모습이 지난 4회의 마지막 장면이었다. 겨누던 화살을 내리며 놀란 표정을 짓던 대길의 모습은 많은 기대를 낳게 했다.

<한성별곡-正>은 '새드 앤딩'이었다. 함께 새로운 세상을 꿈꾸던 박상규·이나영·양만오는 처절한 결말을 맞이한다. 최후 승자는 정조를 암살한 모든 음모의 우두머리, 정순왕후(영조의 계비·정조의 계조모)였다. '새로운 세상'은 오지 않았고 이른바 세도정치의 밑바탕이 그려진다. 조선 후기의 암흑기라 불리는 시기다.

<추노>의 음모는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 이경식이 대길에게 송태하를 잡아오라는 사주를 한 것이 실마리가 아닐까 한다. 짜임새 있는 줄거리와 배우들의 열연, 그 외에도 수많은 볼거리들이 벌써부터 많은 기대를 낳고 있다. <추노>의 활약을 조심스레 예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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