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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순이를 아십니까. 지금쯤 30~40살은 넘었을 그녀들을 아십니까. 이제 꽃순이라는 이름마저도 어울리지 않는 그녀들을 위해 우리는 다시 모였습니다. 그러나 그녀들은 한 해 한번 기일(忌日)처럼 찾아오는 우리를 과연 반겨할까요. 이름조차 꽃순이로 통칭되는 지금의 현실을 그녀들은 이해하려 할까요.
- 소설가 정경진의 '꽃순이를 위한 변주곡' 중에서

군산의 개복동은 일제 강점기 시기부터 당시 조선인들이 모여 살던 곳이었다. 해방 이후 전쟁을 피해 온 많은 피난민들로 인해 이 지역은 콩나물 시루떡 같이 많은 집들이 만들어 지기 시작했다. 또한 2000년 까지만 하더라도 군산을 대표하는 상권이자 性(성) 문화로 번화했던 곳이었다.

2001년 1월 29일 이곳의 한 성매매 업소에서 작은 불이나 당시 14명의 매춘 여성을 숨지게 한 사건이 있었다. 당시 가게의 문은 밖에서 잠겨 있었고, 나오지 못한 여성들이 연기로 인해 숨지게 된 것이다. 이 사건은 성매매 특별법을 만들게 하는 계기가 됐다. 이후 개복동 일대는 인근 지역의 개발과 반해 급속히 낙후되기 시작했고, 거리는 슬럼화됐다.

그러다 2008년부터 이 지역의 저렴한 임대비로 인해 미술인들이 작업실로 하나둘씩 개복동 거리를 채우기 시작, 현재는 다양한 예술 작가들의 스튜디오(16곳)와 갤러리(6곳)로 개복동은 군산 예술의 거리로 새롭게 변모하고 있다.

 꽃순이를 아시나요
 꽃순이를 아시나요
ⓒ 김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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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입주 작가들로 구성된 '군산 개복동 예술의 거리 조성위원회' 주최의 뜻 깊은 전시가 이곳에서 5일부터 진행된다. 전시명은 '꽃순이를 아시나요'. 전시장소는 예술의 거리 내 대안공간(구 우일극장 앞)이다.

이번 전시는 개복동 화재 참사로 죽은 여인들을 추모하며, 예술가 자신들이 여성인권과 현대예술에 대해 묻고 답하는 사유의 계기를 만들어, 예술이 가진 소통의 기능에 충실하자는 취지로 진행된다.

더불어, 현재 개복동의 빈 점포를 전시공간으로 활용해 이 지역의 낙후된 현황을 외부에 알리고, 예술의 거리로서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기 위한 다양한 관심과 노력을 보여주기 위한 방편이기도 하다.

전시는 정체성, 소통, 가치, 미래의 4섹션으로 나눠 진행된다. 정체성은 여성적 맥락으로 바라본 여성의 현재의 모습과 참회, 소통은 소통과 그 과정, 가치는 여성 속에서 현재의 문화적 가치, 미래는 미래 지향적 관점에서의 여성의 존재 의미를 탐구한다. 개복동 입주작가 15명을 포함, 총 24명의 작가들이 참여한다.

전시기간은 5일부터 12일까지다. 5일 오후 3시부터는 개막행사도 진행된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전주일보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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