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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4일 거창에 있는, 닭이 나는 모습을 닮았다는 비계산과 의상대사가 참선했다는 의상봉을 산행하였다. 가을의 적당한 햇볕, 황금색의 단풍, 소슬한 바람 등 너무나 좋은 가을 산행이었다.

 

산에 오를 때에는 약간 힘들기는 하지만 꼭지에 올라섰을 때의 기분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감개무량하다. 멀리 산 아래로 보이는 자연 그대로의 풍경화를 보느라면 올라오느라고 흘린 땀과 피곤을 식혀주는 소슬한 바람, 산의 정상에 내 발자국을 남겼다는 뿌듯함들로 내 가슴의 바구니에 행복함이 가득 담긴다.

 

내 취미생활의 변천사는 다양하다. 한때는 테니스도 했고 골프도 즐겼다. 그런데 골프는 나하고 안 맞는 운동인지 별로 재미가 없었다. 공이 잘 안 맞으면 오히려 스트레스만 더욱 쌓이는 운동이고 돈도 많이 들었다.

 

그러던 중 친구따라 산악회를 따라서 등산을 하기 시작했다. 나는 친구가 등산 가자고 하면 우선 부정적이었다. 군대에서 너무나 많은 훈련을 산에서 받았기 때문에 등산이 군대훈련의 연장 같아서 싫었다. 그리고 처음에는 즐겁지도 않았다. 단련도 안 되어서 무척 힘들었다. 그렇게 힘든 산행을 뭐하러 하는지 친구가 산에 가자고 하면 거절하기도 마땅치 않고 난감한 일이었다.

 

처음에는 친구를 억지로 따라 다녔는데 점점 재미가 붙더니 지금은 중독 상태다. 지난 한 2년 동안을 2주마다 산악회를 따라서 부지런히 다녔다. 전남북, 경남의 산을 주로 많이 다녔다. 산악회를 따라가면 간편하다. 회비 2만원 정도만 내면 차비와 산을 내려와서 나누는 뒷풀이 행사 및 목욕까지 해결해주었다.

 

산악회를 따라가면 산을 종주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자기 차를 가지고 산에 가면은 산에 올랐다가 다시 그 길로 내려와야만 한다. 그래서 산의 전부를 볼 수가 없다. 산의 반밖에 보지 못한다. 하지만 산악회를 따라 가면 버스로 가기 때문에 버스는 등산로 입구에 사람들을 내려놓고 산의 반대편에 가서 기다린다. 산을 종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등산의 장점은 일상에서 쌓이는 스트레스 해소라는 점이다. 등산을 하며 땀을 뻘뻘 흘리면서 산에 오르다 보면은 오만가지 걱정거리들이 다 날아가 버린다. 녹색의 나뭇잎들은 마음을 순화시키는 색깔이라 한다. 마음이 평화로워진다. 가을에 갈잎은 또한 인생을 깊이 사색케 한다. 겨울의 눈덮인 산은 엄숙한 아름다움이다. 추위에 산을 올라 정상에서 바람을 맞으며 커피 한 잔을 들이킬 때 목구멍에 느끼는 커피의 향긋한 맛은 바로 행복의 맛이다.

 

등산은 아무에게나 열려 있다. 많은 비용을 필요로 하지도 않는다. 등산장비를 구입하여야 하지만 다른 취미생활에 드는 비용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다. 동네 뒷산 정도야 굳이 등산장비가 없어도 오를 수 있다. 편안한 복장으로 그냥 오르면 되는 것이다. 다른 스포츠처럼 기술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승패가 있는 것도 아니다. 그냥 내 체력에 맞게 뚜벅뚜벅 오르면서 자연의 풍광을 보고 귀로는 새소리 물소리 등 자연의 소리를 듣는 것이다.

 

 

나는 등산을 좋아하면서부터 자연보호론자가 되었다. 여수에 가는데 순천에서 여수 사이에 도로를 낸다고 여기저기 산들이 벌겋게 속살을 드러내고 있어서 안타까웠다. 또한 저번 신문에 보니 지리산, 무등산에 케이블카를 놓아서 관광객을 많이 끌어들이겠다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산은 자연 그대로 놔두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잘 한다고 한들 산에 인간의 구조물이 들어서면 자연의 아름다움은 사라지고 만다. 자연은 우리만 향유하고 끝낼 당대만의 신의 선물이 아니다. 우리 후대에까지 영원히 향유하라고 주신 선물이다. 우리는 자연 그대로 우리 후손에게 물려줄 책임이 있다.


태그:#가을산행, #비계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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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여행에 관한 글쓰기를 좋아합니다. 여행싸이트에 글을 올리고 싶어 기자회원이 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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