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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국 가요계를 보면 손발이 오그라들 정도의 민망함을 느낀다. 표절에 물들어 있는 뮤지션은 발뺌으로 일관하고, 그들에게 건강한 비판을 가해야할 팬덤은 지나친 충성심으로 그들을 두둔한다. 표절 의혹을 제기하는 언론에게는 무차별 공격이 가해지기 일쑤다.

 

소니ATV뮤직퍼블리싱은 21일 보도자료를 통해 "지드래곤의 하트브레이커 등 총 4곡에 대한 표절 논란과 관련하여 법무법인을 통한 대응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니ATV 측이 문제를 제기한 곡에는 이미 도마에 오른 지드래곤의 '하트브레이커'와 '버터플라이' 외에도 빅뱅의 일본 발매곡 위드 유(With U)와 투애니원의 아이 돈 캐어(I Don''t Care) 등 두 곡이 더 있다. 각각 조(Joe)의 라이드 윗 유(Ride wit U), 라이오넬 리치(Lionel Richie)의 저스트 고(Just Go)와 상당 부분 비슷하다는 것.

 

소니ATV 측은 "이들 곡에 대해 음악전문가들에게 분석을 의뢰했고, 논란이 되는 곡들 간에 BPM(빠르기), 일부 코드, 베이스라인 등에서 일부 다르기는 하지만 이들을 동일 조건으로 맞춰보니 역시 원곡들과 일정 또는 상당 부분 유사하다는 검토 결과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YG패밀리의 일부 팬들은 "소니ATV 측의 표절 주장은 신빙성이 없다"며 맞서고 있다. 전문가들도 인정한 표절이 팬들에게는 근거 없는 억측일 뿐이라니... 무조건 식으로 스타를 감싸고 도는 맹목적인 팬덤에 쓴웃음이 절로 나온다.

 

YG 측의 행동도 무책임하기 짝이 없다. 소니ATV 측은 지난 17일 법무법인을 통해 저작물 무단이용에 대한 통지서를 해당 곡들이 수록된 음반의 기획 제작사인 YG엔터테인먼트와 해당 곡들의 작곡자 및 편곡자들에게 발송했지만 YG 측은 23일 오전 현재까지도 묵묵부답이다. 팬들의 지나친 스타 사랑 뒤에 숨어서 자신들의 일방적인 행동을 계속하고 있는 모양새가 부끄럽기 짝이 없다.

 

표절 판단 기준이 명확치 않기 때문에 한국 가요계에서 표절 여부를 밝혀낸다는 것은 쉽지 않고, 대부분 논란 즈음에서 끝이 난다. 이 때문에 "표절이라도 노래만 좋으면 그만",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 등의 말이 암묵적으로 통용되며 악순환이 계속돼 왔다.

 

소니ATV 측은 이번 논란과 관련해 "해결 과정이 한국 대중음악 산업 발전에 있어 고통스럽지만 의미 있는 발걸음으로서의 역할을 해내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뮤지션과 소속사 등 한국 가요계의 구성원은 이번 기회에 잘못을 인정하고 악순환의 고리를 끊길 바란다. 표절 공화국의 오명을 어느 정도나마 씻으려면 말이다. 그래야만 팬들의 맹목적인 사랑을 받을 자격이 생기지 않을까.


태그:#표절, #지드래곤, #소니, #Y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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