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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일 2차로 공개된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유품 중 하나인 벙어리장갑. 부인인 이희호씨가 직접 뜬 것으로 임종 당시까지 착용했다(이 사진은 #5505 엄지뉴스로 3665님이 보내주셨습니다).
 22일 2차로 공개된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유품 중 하나인 벙어리장갑. 부인인 이희호씨가 직접 뜬 것으로 임종 당시까지 착용했다(이 사진은 #5505 엄지뉴스로 3665님이 보내주셨습니다).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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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13일 이후 37일간의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입원기간 동안 김대중 전 대통령의 손발을 녹여주던 벙어리장갑과 양말이 일반인에게 공개됐다.

입원 기간 중 한시도 김 전 대통령의 곁을 떠나지 않은 부인 이희호씨는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두터운 털실로 장갑과 양말을 떠나갔다. 한땀 한땀 뜨게질하는 손길에는 눈물과 간절한 기도가 묻어났다.

하지만 이런 부인의 정성도 인간의 운명을 거스를 순 없었다. 지난 18일, 김 전 대통령은 부인이 지어준 장갑과 양말을 신고 하늘로 올라갔다.

22일 오후 김 전 대통령측이 공개한 장갑과 양말은 각각 황토색과 베이지색 털실로 짜여졌다. 장갑과 양말을 만들고 남은 실은 김 전 대통령의 '배덮개'가 돼 관속에 들어갔다.

부인 이씨의 뜨게질 솜씨는 전문가 뺨치는 솜씨로 정평이 나 있다. 김 전 대통령이 감옥살이로 보내던 70~80년대 고단한 시절부터 이씨는 양말과 장갑을 짜기 시작했다. 이씨기 직접 손으로 뜬 숄은 옥중 투쟁기금 마련을 위한 상품으로도 팔려나갔다.

벙어리장갑, 양말과 함께 김 전 대통령의 옥중서신과 병실에서 사용하던 라디오 겸용 녹음기도 추가 유품으로 공개됐다.

옥중서신에 책 보내달라... 독서광 김대중

 22일 오후 여의고 국회 정론관에서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입원 당시 부인 이희호씨가 털실로 직접 뜨개질한 양말과 벙어리 장갑, 병실에서 김 전 대통령이 사용했던 녹음기가 공개됐다.
 22일 오후 여의고 국회 정론관에서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입원 당시 부인 이희호씨가 털실로 직접 뜨개질한 양말과 벙어리 장갑, 병실에서 김 전 대통령이 사용했던 녹음기가 공개됐다.
ⓒ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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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일 오후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가택연금과 투옥시절 부인 이희호씨와 주고 받은 '옥중서신' 복사본이 공개되고 있다.
 22일 오후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가택연금과 투옥시절 부인 이희호씨와 주고 받은 '옥중서신' 복사본이 공개되고 있다.
ⓒ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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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공개된 옥중서신은 지난 1976년 3·1 구국선언 사건으로 진주교도서에 수감됐을 당시 부인과 가족에게 보내는 안부 서신과 1980년 내란음모사건으로 투옥된 뒤 보낸 것들이다.

3·1 구국선언 사건 당시 부인과 주고받았던 옥중서신은 아직 책으로 출간되지 않은 것들이다. 1977년 4월 29일 진주교도소에서 부인과 세 아들에게 쓴 편지에는 김 전 대통령의 가족사랑이 잘 드러나 있다.

그는 이 편지에서 "앞으로 다시 같이 있게 되면 당신이나 자식들에게 그 전에 부족했던 점을 반드시 보상할 생각입니다"라고 쓰며 가장으로서 미안함을 솔직히 드러냈다. 특히 중학생이던 막내아들 홍걸씨에게는 "모든 결정은 자주적으로 해야 한다"고 당부하면서 애틋한 부정을 표시하고 있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 국장 영결식을 하루 앞둔 22일 오후 여의도 국회에 마련된 빈소에서 부인 이희호씨가 조문객들을 맞이하던 중 잠시 의자에 앉아 쉬며 조문객들을 바라보고 있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 국장 영결식을 하루 앞둔 22일 오후 여의도 국회에 마련된 빈소에서 부인 이희호씨가 조문객들을 맞이하던 중 잠시 의자에 앉아 쉬며 조문객들을 바라보고 있다.
ⓒ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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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전 대통령측은 국장이 끝나면 3·1 구국선언 당시 옥중서신을 정리해 책으로 출간할 예정이다.

1980년 내란음모사건 당시 옥중서신 27편 중 일부는 이미 책으로 출간돼 있다. 이날 원본과 똑같이 복제돼 공개된 옥중서신은 손바닥만한 봉함엽서에 깨알같은 글씨로 시국에 대한 생각들이 담겨 있어 김 전 대통령의 학식을 감탄하게 만든다.

내란음모사건 옥중서신 중 가장 많은 양을 담고 있는 봉함엽서는 81년 12월 2일 부인에게 쓴 것으로 한 편지에 1만4000자, 원고지 70매 분량의 글이 들어 있다고 한다.

옥중서신 뒤에는 항상 "책을 좀 보내달라"며 원하는 책 목록까지 덧붙여 '독서광' 김 전 대통령의 면모가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1982년 6월 25일자 옥중서신에서 김 전 대통령은 '파스칼의 생애와 사상', '제자백가', '김홍신의 해방영장' 등 책 7권을 넣어달라고 부탁했다.

끝내 목소리 담지 못한 녹음기

김 전 대통령이 병원에서 사용한 라디오 겸용 녹음기는 일기장 대신 쓰려 한 것이다. 병환으로 일기를 쓰기가 어렵게 되자, 김 전 대통령은 육성일기를 남기려 했었다. 하지만 끝내 목소리는 담지 못했다.

이날 오전 공개된 유품(양복, 성경, 지팡이, 안경 등)에 이어 추가로 공개된 양말과 장갑 등 유품은 모두 유리관에 넣어져 대표 분향소가 마련된 국회 잔디광장 분수대 앞에서 전시되고 있다.

김 전 대통령을 위해 털실로 짠 벙어리장갑과 양말은 수많은 조문객들의 발길을 잡아 끌고 있다.

덧붙이는 글 | 김솔미 기자는 <오마이뉴스> 10기 인턴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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