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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논현역 24일, 신논현역에서 첫차타다!
▲ 신논현역 24일, 신논현역에서 첫차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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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떠보니 아침 6시 30분, 난 죽었다!

24일, 오늘은 지하철 9호선 개통 30분 전이다. 내 임무는 오늘 개통한 지하철 9호선을 타고 탑승 기사를 쓰는 것. 역시 게으른 나에게 첫 차를 탈 수 있는 기회는 오지 않는 건가. 선배에게 혼날 걱정을 하며 대충 걸쳐 입고 아무 택시나 붙잡았다. '대체 첫 차는 어떤 사람들이 타는 거야'라고 구시렁대면서.

무가지를 나눠주는 어르신들 지하철 9호선을 타기 전, 신논현역에서 가장 먼저 만난 사람
▲ 무가지를 나눠주는 어르신들 지하철 9호선을 타기 전, 신논현역에서 가장 먼저 만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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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안내원 신논현역 내에서 안내원 아르바이트를 하는 백지민(21)씨
▲ 대학생 안내원 신논현역 내에서 안내원 아르바이트를 하는 백지민(21)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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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내 훼밀리마트 신논현역, 지하철9호선은 역마다 훼밀리마트가 들어서있다. 편의점에서 1일 이용권도 구매할 수 있다.
▲ 역내 훼밀리마트 신논현역, 지하철9호선은 역마다 훼밀리마트가 들어서있다. 편의점에서 1일 이용권도 구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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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객을 맞이하는 사람들

멀리 보이는 '신논현역' 입구. 다행히 개통 5분 전이다. 처음으로 시민들을 맞아주는 사람들은 다른 지하철과 마찬가지로 무가지를 나눠주는 어르신들이었다. 한 어르신은 "없던 일자리가 새로 생겨서 좋다"며 "역마다 여러 인원이 배치되고, 환승역에는 추가로 배치되기도 했다"고 전했다.

다음으로 만난 사람은 '대학생 안내원' 백지민(21) 씨다. 안내원들은 각 역마다 개찰구 내부와 외부에 배치되어 허둥대는 승객들을 돕는 일을 한다. 그녀는 "각 역마다 안내원이 대기하고 있다"며 "한 달 동안 아르바이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하철 개통으로 들뜬 사람은 시민들만은 아닌 모양이다.

지하철 1일 이용권 판매기는 웅성거리는 시민들로 붐볐다. 열차가 곧 올 것 같아 개찰구 옆에 있는 편의점에서 샀다. '1일 이용권'이 생소한 나는 친절한 점원으로부터 보증금 환급 방법까지 자세한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1일이용권은 판매기에서 뿐만 아니라 9호선 전 역에 위치한 '훼밀리마트'에서 살 수 있다.

신논현역, 지하철은 이미 정차해 승객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부랴부랴 나오느라 잘 씻지도 못해 밝은 열차 안으로 들어가기에는 부끄러웠지만 어쩔 수 없는 일. 이제 막 개통했음에도 불구하고 승객도 많다. '회사 가는 사람들은 그렇다 치고, 대체 다른 사람들은 뭐 하러 첫 차를 타는 거야'며 또 괜한 화풀이를 해본다. 그런데 정말, 이 많은 사람들은 다 누구야?

여의도로 출근하는 양진훈(33) 씨 "이제 아침마다 영어학원 새벽반 들을 겁니다"
▲ 여의도로 출근하는 양진훈(33) 씨 "이제 아침마다 영어학원 새벽반 들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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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고 허웅(18) 군 "지하철 타고 십분, 버스타도 십분. 아무거나 골라탈겁니다"
▲ 마포고 허웅(18) 군 "지하철 타고 십분, 버스타도 십분. 아무거나 골라탈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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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차를 타다! 이 많은 승객들은 다 누구야?

출근 시간인만큼 정장을 차려입은 회사원들이 눈에 띄었다. 서초동에 사는 양진훈(33)씨를 만났다. 여의도에 있는 회사로 출근하기 위해 지하철을 탄 그는 자신을 "지하철 9호선의 최대 수혜자일 것 같다"고 말했다. 평소 양씨의 출근길은 이렇다. '집에서 10분을 걸어 강남역 근처에서 360번 버스 승차. 여의도 환승센터에서 하차 후 또 10분을 걸어 회사에 도착'. 총 출근 시간은 1시간이 넘는다. "퇴근 시간은 길이 막혀 1시간 반까지 걸린다"고도 했다.

하지만 집에서 더 가까워진 9호선 신논현역에서 회사가 바로 앞에 있는 여의도역에 내리면 30분도 채 안 걸린다. 양씨는 "출근 시간이 줄어들어 이제 '영어학원 새벽반'을 들을 수 있게 됐다"며 "버스는 길이 막힐 지도 몰라 늘 일찍 나와야 했는데 이제 안심이다"고 전했다. "회식을 하면 늘 택시를 탔는데, 그럴 일도 없겠다"고도 했다.

그는 '최대 수혜자'인만큼 개통 전 몇 달 동안 고생도 했다. "9호선을 3월부터 기다리고  있었지만, 자꾸 개통 날짜가 연기되는 바람에 난감했다"며 "오늘도 (지하철을) 타기 전까지는 믿지 못했다"고 전했다. 출근할 때 자가용을 이용하기도 하는 양씨는 지하철을 타기 위해 회사 근처에 주차하기 위해 필요한 '정기주차권'을 사지 않았기 때문이다.

교복을 입은 학생들도 있었다. 가양역 근처에 있는 마포고등학교에 다니는 허웅(18)군을 만났다. 평소에 그는 염창동에서 버스를 타고 학교에 간다. 이동 시간은 버스 전용차로가 있어 10분밖에 안 걸린다고? 허군은 "버스를 타기 위해 횡단보도를 건너다 놓쳐버렸다"며 "언제 올지 모르는 버스를 기다리는 것보다는 지하철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이동 시간은 비슷해서 아무거나 타면 된다"는 그를 보니 매일 아침 '만원버스'를 타고 '등교전쟁'을 치러야 했던 내 학생시절이 떠올라 괜스레 심술이 나기도 한다.

노란 손잡이 귀여운 노란 손잡이는 아이들도 탐난다.
▲ 노란 손잡이 귀여운 노란 손잡이는 아이들도 탐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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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9호선은 개방문 지하철 9호선은 객차 간 문이 없어 휠체어나 유모차가 자유롭게 다닐 수 있다.
▲ 지하철9호선은 개방문 지하철 9호선은 객차 간 문이 없어 휠체어나 유모차가 자유롭게 다닐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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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고정안전밸트 지하철 9호선에는 휠체어나 유모차를 고정시킬 수 있는 안전벨트가 설치되어 있다.
▲ 휠체어고정안전밸트 지하철 9호선에는 휠체어나 유모차를 고정시킬 수 있는 안전벨트가 설치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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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차 내 스크린 열차 내의 지하철 노선도는 물론, 현재역, 다음역, 급행역과 환승역 등의 정보를 큰 글씨로 제공하고 있다.
▲ 열차 내 스크린 열차 내의 지하철 노선도는 물론, 현재역, 다음역, 급행역과 환승역 등의 정보를 큰 글씨로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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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가보려고요" 지하철 여행 떠나는 승객들

첫 차에는 회사원과 학생들만 있는 게 아니었다. 맨 앞 칸에 앉아 이리저리 둘러보는 할머니들. 은희숙(72)씨와 그녀의 동생이다. 고속터미널역에서 승차해 "기념으로 끝까지 가보겠다"는 할머니들은 역 안내를 해주는 스크린을 보고 "글씨가 큼직큼직하니 잘 보여서 좋다"며 "예전에는 노선도 보기가 너무 어려웠다"고 전했다. 또한 "당산에서 여의도까지 3분밖에 안 걸린다"며 감탄했다. 두 할머니는 인터뷰 후에도 함께 지하철 내부를 둘러보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요놈 참 잘 생겼네"라며.

지하철 여행을 나온 가족도 있었다. 아빠 품에 안겨 마냥 신난 아이는 노란 손잡이가 마음에 들었나보다. 발도 안 닿는 손잡이를 잡고 내려가지 않으려 떼를 썼다. 지하철 9호선은 키가 작은 승객들을 배려해 기존의 지하철 보다 낮은 손잡이를 번갈아 가며 배치하기도 했다.

승객을 위한 세심한 배려가 보이는 곳은 손잡이뿐만이 아니었다. 유모차를 끌고 손녀 둘과 함께 새 지하철을 구경하기 위해 온 강옥자(58)씨를 만났다. "무엇보다 유모차나 휠체어를 배려해 준 것 같다"며 "객차 사이의 문을 없애 이동하기 편리하다"고 했다. 또한 노약자석 맞은편에는 유모차나 휠체어를 고정할 수 있는 안전벨트가 있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강씨는 "평소에 승객들이 많으면 유모차가 흔들려 아이를 안고 있어야 했다"며 "이제 벨트로 묶어 두니 안심이 된다"고 전했다. 하지만 사용법이 나와 있지 않아 "끈이 너무 짧은데 이렇게 묶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며 허둥대기도 했다.

신논현역, 1일이용권판매기 개통 첫날, 판매기가 오작동을 일으켜 잠시 혼란을 빚었다.
▲ 신논현역, 1일이용권판매기 개통 첫날, 판매기가 오작동을 일으켜 잠시 혼란을 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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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에서 김포공항까지 완행은 50분, 급행은 30분밖에 안 걸려

신논현역에서 오전 7시 4분에 출발한 완행열차의 종착역은 개화역. 8시가 되기 전에 도착했으니 대략 50분 걸렸다. 급행열차는 종착역인 김포공항까지 30분 걸린다고 한다.

개통 첫 날, 그동안 여러 차례 개통이 미뤄졌던 만큼 크고 작은 일들이 역마다 벌어지기도 했다. 신논현역의 1일 이용권 판매기는 잠시 오·작동을 일으켜 혼란이 있었다. 또한 김포공항역에서 공항철도와 지하철 9호선의 환승 문제가 해결이 되지 않아 출근길 승객들이 불편을 겪었다. 담장 관리자들이 최선을 다해 안내 중이지만, 기술적인 문제의 해결은 신속한 조치가 필요하다. 

현재 출근길이 빨라져 기분 좋은 회사원들과 할머니 손잡고 흥겨운 지하철 여행을 떠나는 아이들과 함께, 지하철 9호선은 개통 첫 날 무사히 운행 중이다.

덧붙이는 글 | 김솔미 기자는 오마이뉴스 10기 인턴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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