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이 책은 '연쇄하는 대폭락'에서 소개되었는데, 미국 사회의 형성에 많은 영향을 끼친 책이라고 하는 저자 설명에 흥미를 갖고 읽기 시작했다. 겉으로 드러나는 것은 건축소설이지만, 이것은 겉포장된 것일 뿐, 내면을 들여다보면 여러 인물들이 가진 사상의 충돌을 표현한 이념적인 성향이 짙게 내포되어 있는 책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이 책에서 기본적으로 사용되는 '건축', 즉 건축양식이라고 설명할 수 있는 것은 인간들이 추구하는 이상을 표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에서는 크게 5명이 각각 다른 이상을 추구하는데 그들의 사상을 간략하게나마 설명 해본다.

 

피터 키팅 : 재능은 있지만, 그 재능을 현실적인 만족을 위해 사용하는 인물로서, 자신의 목표를 이루기보다는 타인의 관점에 의지하여 그들을 만족시키기 위하여 삶을 유지시켜 나가는 건축가로서 기존의 건축양식들을 모방, 혼합함으로서 대중들이 만족하는 건축물을 만들기 위하여 노력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자신의 한계를 느끼게 되고 타인에 의존하게 되는 인물.        

 

하워드 로크 : 개인주의 성향이 짙은 외골수적인 자기만족, 이상을 추구하기 위하여 살아가는 인물로서, 이미 사용된 건축양식에  편승하기를 거부하고, 자기만의 건축을 하기 위하여, 현실과 타협하지 않고, 자신의 작품이 변질되는 것을 참지 못하고 변질될 바에야 차라리 파괴 시켜버리는  극단적 성격을 가진 창조적인 건축가.

 

개일 와이낸드 : 가난한 유년시절을 스스로의 힘으로 극복하고, 마침내 뉴욕에서 가장 거대한 신문계열사를 보유하고 '배너'라는 영향력 있는 신문을 소유한 인물로서 현실을 비난하고 자신이 하는 일이 자기가 원하는 것이 아님을 알면서도 대중들을 만족시키는 것이 자신의 힘이 되는 것을 인식하고 상호 모순적인 입장을 취하면서 삶을 살아가지만 하워드 로크와의 만남이후 자신이 원하는 것을 깨닫고 그의 편에 서서 그를 옹호하지만 결국은 자기가 뿌려놓은 대중들의 힘에 의해서 파멸하는 인물.

 

앨스워드 투히 : 극단적 사회주의적 발상을 가진 인물로서, '배너'의 칼럼니스트로 일하고 있지만 결코 자신은 전면에 나서지 않으면서 여러 인물, 대중들을 선동하여, 자신이 원하는 이상을 실현시키는 세상을 만들기 위하여 힘쓰는 인물. 하워드 로크가 가진 뛰어난 재능이 자신이 만들려는 세상에 해가 된다는 것을 인식하고는 그를 제거하기로 마음을 먹는 인물.

 

도미니크 프랭컨 : 유명 건축가 '가이 프랭컨'의 딸이지만 자신의 아버지가 걷고 있는 길을 혐오하는 인물로서 그녀가 여태까지 만나보지 못한 특별한 인물인 로크를 만나면서 사랑에 빠지게 되지만 그를 파멸시키려는 앨스워드 투히곁에 있는 인물들에게서 부터 보호하기 위하여 기꺼이 자신을 희생하는 인물.

 

현재 가장 관심사가 되고 있는 경기침체의 원인이 미국 내의 개인주의에서 비롯되었다는 견해를 가지고 있던 나로서는 하워드 로크가 가지고 있는 "창작자는 자기 자신만을 위해 살고, 아무에게도 봉사하지 않는다. 그리고 다른 사람이 생각해낸 산물들을 가지고 다음 단계의 산물을 창작해내는 것이 주어진 임무다"라고 하는 개인주의적인 견해가 창조물로서 발휘되지 않고 그것이 개인의 물질적인 이득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변질되어 작용하면 미국발 금융위기와 같은 큰 부작용이 일어나게 된다고 생각해 보았다.

 

그러나 이 개인주의라는 재료를 사용한 순수한 목적으로서의 창작 활동을 통한  이상의 추구는 지금의 우리사회에서는 반드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역시 가지게 되었다.

 

획일화 되어가고 있고, 같은 잣대로 평가 되어지고 있는 또한 성적순으로 줄세워지고 있는 우리나라에 만연되있는 사회전반의 현시점에서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이상을 가지고 행동할 수 있는 용기는 반드시 필요하고, 아인랜드의 견해의 순수성을 이해하면서, 내 자신도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치를 향해 움직일 수 있는 용기를 가진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해본다.

 

인상적인 구절

 

로크는 일어나서 굵은 나뭇가시 하나를 꺾어가지고 손에 힘을 주어 나뭇 가지를 활처럼 서서히 굽혔다. "나는 이것으로 내가 원하는 것을 만들 수 있어요. 활창, 지팡이, 난간, 어느 것이든 말이요. 

 

이게 인생의 의미라고 생각하지요. 이 세상의 재료로 당신은 무엇이든 만들 수 있어요."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네이버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마천루 1

아인 랜드 지음, 허종열.김원 옮김, 광장(1988)


태그:#마천루, #아인랜드, #단예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